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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백현 기자
등록 :
2019-07-07 12:00

최종구 “국회의원 될 생각 없다”…사실상 총선 불출마 선언

“의원으로서 제대로 일할 자신 없다” 언급
37년 공직 생활, 이만큼 했으면 됐다 생각
최장수 금융위원장 재임기록 갈아치울 듯
추후 상황 따라 경제부총리 영전 가능성도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5일 낮 서울 광화문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문재인 정부의 현직 장관 중 내년 국회의원 총선 차출 유력 후보군으로 꼽혔던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사실상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평소에도 국회의원이 될 생각을 한 적도 별로 없는데다 설령 당선이 된다고 해도 의원으로서 일을 제대로 할 자신이 없다는 것이 최 위원장이 직접 밝힌 속내였다.

최종구 위원장은 지난 5일 낮 서울 광화문의 한 음식점에서 취임 2주년을 즈음해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금융 현안에 대한 자신의 뚜렷한 소신과 의견을 피력했다.

정부의 금융 정책 부처 수장이기에 금융권 당면 현안과 관련된 질문이 주로 오갔지만 최근 금융 관가 안팎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인 최 위원장의 총선 출마설에 대해 최 위원장이 스스로 의견을 밝혀달라는 질문이 예상대로 등장했다.

최 위원장은 “일각에서 내가 비례대표 후보를 원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이는 나를 깎아내리는 것”이라며 “진짜로 국회의원을 해야 한다면 고향(강원 강릉시)에서 해야 되겠지만 현재로서는 국회의원에 대한 관심도 없고 의원으로서 잘 할 자신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그동안 37년간 공직에 있으면서 ‘이만큼 했으면 됐다’는 생각을 한다”며 “나이도 많고 국회의원이 갖춰야 할 복합적 능력을 갖추지 못한 내가 지금에 와서 다른 공직을 노린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 위원장은 지난 1982년 제25회 행정고시 합격 이후 줄곧 공무원 내지는 공공기관에 준하는 기관의 일원으로 일했다.

다만 “국회의원이라는 직업 자체에 관심도 없다는 것일 뿐 총선 출마 자체가 두려운 것은 아니다”라며 일부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 말을 해석한다면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는 뜻이 될 수 있다. 선거에 나가는 것은 할 수 있겠지만 애초부터 생각하지 않았던 일을 떠안는 것에 대해 스스로 거부한 셈이기 때문이다.

만약 본인의 의사와는 별도로 더불어민주당이 징발에 가까운 수준으로 출마를 강권할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최 위원장은 “내가 뭐라고 당에서 징발까지 하겠느냐”며 웃어보였다.

최 위원장이 스스로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 불출마 쪽으로 선을 그으면서 최 위원장의 총선 출마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설령 민주당 차원에서 차출을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본인의 고사로 출마가 무산될 가능성이 사실상 확정적이다.

최 위원장은 그동안 자의와는 무관하게 총선 출마 가능성이 높은 현 정부 장관급 각료 중 한 명으로 꼽혀왔다. 현 정부의 최장수 경제 관료로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인물로 지목돼 왔기 때문이다. 특히 강릉에 대한 애착이 크고 민주당 당세가 약한 영동 지역에서 최 위원장이 출마한다면 정치적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출마설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최 위원장은 여러 번 총선 출마와 거리를 두는듯한 행보를 보였다. 이재웅 쏘카 대표와의 설전이 반복되고 출마설이 연달아 나오던 지난 6월 초 “국회의원은 아무나 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면서 국회의원 자리에 대한 무욕(無慾)을 에둘러 표현했다.

최 위원장은 금융위 국장급 간부들과 대화하면서도 총선 관련 얘기가 나오면 “나는 여의도 정치권에서 살아갈 만한 조건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라면서 “정작 당사자는 별로 생각이 없는데 오히려 바깥에서 선거에 나올 것처럼 시끄럽게 하니 참 난감하다”는 말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최 위원장의 향후 행보 이정표에서 ‘여의도’는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이제 남은 것은 금융위원장으로서 임무를 다하거나 또 다른 관직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점치는 경우다.

지난 2017년 7월 취임한 최 위원장은 올 연말까지 금융위원장으로 재직할 경우 2년 4개월간 일했던 임종룡 연세대 특임교수를 넘어 역대 금융위원장 중 최장수 재임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아울러 앞으로 1년을 더 일하면 최초로 3년 임기를 다 채운 금융위원장이 된다.

그동안의 성과를 인정받아 향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영전할 가능성도 있다. 최 위원장이 기재부 출신인데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경제 관련 장관 중 가장 오랫동안 일하면서 현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를 잘 안다는 장점이 그 배경이다.

금융위 출범 이전 조직인 금융감독위원장까지 포함해 이헌재 전 위원장과 윤증현 전 위원장이 각각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로 발탁된 사례가 있고 박근혜 정부 말기 임종룡 전 위원장도 경제부총리 후보에 오른 적도 있다.

다만 최 위원장의 경제부총리 발탁 문제는 홍남기 현 부총리의 거취 문제와도 닿아 있어 추후 정부의 인사 기조에 따라 방향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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