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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린 기자
등록 :
2019-07-02 16:02

수정 :
2019-07-02 16:13

[뉴스분석]인상 카드 꺼낸 김종갑 사장…“원가 이하 판매액만 4조 넘는다”

필수사용 공제 등 원가이하 요금 손볼 듯
누진제 완화 따른 3000억 손실 보전 차원
한전 “에너지 제값 받아야 지속가능 경영”


한국전력이 올 여름철 전기요금 인하안을 받아들이는 대신 전기요금 체계 개편 방안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한전은 1일 ‘주택용 누진제 및 전기요금 체계 개편 관련사항’을 공시했다. 이사회가 의결한 요금 체계 개편 방향에는 ▲필수사용량 보장공제 제도의 폐지 혹은 수정·보완 ▲선택적 전기요금제 도입 ▲원가 이하 전기요금 체계 현실화 등 내용이 담겼다.

앞서 김종갑 한전 사장은 취약계층이라는 원래 취지와 달리 1인 고소득 가구 등이 혜택을 누리고 있다며 필수사용량 보장 공제의 문제점을 지적해 왔다.

필수사용량 보장 공제란 에너지 절약을 독려하기 위해 전기 사용량이 월 200㎾h 이하인 소비자에게 월 2500~4000원의 요금을 할인해주는 제도다. 작년 기준으로 958만 가구(전체 가구의 49%)가 혜택을 봤으며 총 할인금액은 3964억원이다.

문제는 월 200kW 이하의 전기를 사용하는 가구를 저소득층으로 분류할 수 있느냐다. 일반적으로 전력사용량은 가구원 수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1·2인 가구들이 대부분 공제 혜택을 받은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폐지할 경우 최대 4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어 한전 재정 확보에 도움을 준다는 의견이 나온 바 있다.

다만 필수사용공제 대상이 약 1000만명에 달하고 저소득층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제도 개편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한전은 원가 이하의 전력 요금체계를 현실에 맞게 개편하기로 했다.

현행 전기요금 체계에선 산업용 경부하 요금, 주택용 전기요금의 누진 1단계 구간 등이 도매가격(전력구매단가)보다 소매가격(전기요금)이 낮아, 전기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김 사장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원가 이하로 판 전기가 4조7000억원에 달한다”며 “원가를 반영해 전기요금체계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행 누진제는 폐지하거나 계절별·시간별 요금제와 병행 운영할 예정이다. 한전 내부에서는 “전기를 많이 쓰는 여름철 요금을 낮추면 반대로 전기를 적게 쓰는 겨울철 요금은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었다.

한전의 이 같은 공시는 여름철 누진제 완화안을 이사회에서 수용했지만, 그에 따른 최대 3000억원의 손실액을 보전하는 대안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 이사진은 28일 7~8월 여름철에만 누진 구간을 확대해 요금 부담을 덜어주는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을 의결했다.

개편안대로라면 지난해 사용량 기준 전국 1629만 가구가 전기요금을 월평균 1만142원 할인받는다. 이로 인해 한전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2847억원에 달한다.

한전 이사회가 배임 논란에도 불구하고 누진제 개편안을 원안대로 통과시킨 것은 정부와 이 같은 손실보전책에 대한 모종의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한전 관계자는 “필수사용량 공제 개선이나 계시별 요금제가 곧바로 전기요금 인상을 뜻하는 건 아니다”며 “다만 에너지가 제값을 받는 방식으로 전반적 요금체계를 마련해야 지속가능 경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전은 11월 30일까지 전기요금 개편안을 마련하고 2020년 6월 30일까지 정부 인가를 얻는다는 계획이다.

한편 산업부 관계자는 “공시에 나와 있듯 필수사용공제 개선은 어디까지나 한전 사외이사들의 제안에 따른 것”이라며 “우선 실태조사부터 정확히 해야 하고 아직 한전 안도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뭐라고 언급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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