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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홍 기자
등록 :
2019-06-2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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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vs LG’ 新라이벌 구도…통신·배터리 전방위 충돌

SKT-LGU+, 5G 서비스 속도 두고 공방
SK이노-LG화학, 車배터리 소송전 가열
미래 먹거리 사업에서 양사 이해 맞물려
향후 신사업 분야에서 ‘3라운드’ 펼칠 듯

그래픽=강기영 기자

SK그룹과 LG그룹이 재계에서 새로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주력 사업 분야인 통신 사업에서의 신경전은 물론이고 신성장동력인 자동차 배터리 사업에서는 법정공방까지 벌이고 있다. 두 그룹의 경쟁 관계는 향후 더욱 다양한 사업 분야로 확전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5G 통신 서비스와 관련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발단은 LG유플러스가 자사 5G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주장한 것에서 비롯됐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일부 신문에 서울 지역의 5G 평균 속도 값을 비교한 결과 자사가 가장 빨랐다고 주장하는 광고를 내보냈다.

SK텔레콤은 발끈했다. 정부에서 공인하는 5G 통신품질 측정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LG유플러스의 자체 측정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오히려 자체 측정 결과 자사가 더 빠르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신경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내 통신 시장은 SK·KT·LG 세 곳의 과점 체제여서 서로 간에 끊임없이 충돌이 이어져왔다. 통신사들의 5G 주도권 경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서로를 향한 날선 비난이 다시 한번 재연되는 모습이다.

그래픽=강기영 기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갈등은 SK그룹과 LG그룹의 경쟁 관계를 새롭게 부각시킨다. 그동안 두 그룹은 통신 외에는 겹치는 사업 분야가 거의 없었지만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배터리와 관련해 두 그룹은 소송전도 불사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4월 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제조공정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SK이노베이션이 의도적으로 핵심 인력과 기술을 빼돌렸다는 주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한국에서 LG화학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의 근거 없는 소송으로 명예가 훼손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SK그룹과 LG그룹에게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주력 계열사이자 캐쉬카우 계열사다. 공교롭게도 두 기업 모두 전기차 배터리를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로에 대한 견제가 확대된 양상이다.

그래픽=강기영 기자

과거 SK그룹과 LG그룹은 특별히 부각될 정도의 갈등 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LG그룹은 오히려 삼성그룹과 전통의 라이벌 관계를 구축해왔다. 국내 재계 순위에서도 2000년대 이전까지 삼성, 현대, LG 세 그룹이 1위 싸움을 벌여왔지만 SK그룹은 한걸음 뒤쳐져 있었다.

2000년대 들어서 삼성그룹의 독주체제가 공고해진 가운데 LG그룹은 계열분리를 거듭하면서 2위에서 4위까지 밀려났다. 반면 재계 3위 자리를 굳힌 SK그룹은 내년에는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얄궂게도 SK그룹의 도약에 LG그룹 출신 계열사가 있었다. SK그룹은 하이닉스를 인수한 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 하이닉스는 현대반도체와 LG반도체가 합병해 탄생한 기업이다. SK그룹의 알짜 자회사인 SK실트론도 LG그룹에서 인수했다. SK가 최근 인수한 동박 제조업체 KCFT의 모태도 LG그룹이다.

SK그룹과 LG그룹의 갈등 관계는 향후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두 그룹 모두가 인공지능(AI), 로봇,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신사업 육성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와 LG가 통신·배터리에 이어 신사업 분야에서 3라운드가 펼쳐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SK텔레콤과 LG전자가 최근 5G 통신망을 이용한 로봇사업에서 협력하기로 결정해 주목을 받았다. LG전자는 그룹 내 계열사인 LG유플러스가 아닌 SK텔레콤과 먼저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LG전자는 LG유플러스와도 관련 협약을 맺기 위해 현재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길홍 기자 sl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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