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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서 기자
등록 :
2019-06-06 12:00

금감원 “韓핀테크 산업, 경쟁력 ‘미흡’…대부분 금융회사에 의존”

“인수·합병 통한 성장경로 부족해”
4년내 국내외 VC 투자 96건 불과
정책펀드 조성으로 경쟁 촉진해야
인공지능·빅데이터 사업협력 활발
금융시장 불안요인은 아직 제한적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최근 전세계적으로 핀테크 혁신이 확산되는 가운데도 국내 핀테크 산업은 여전히 미진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글로벌 트렌드와 달리 인수·합병을 통한 핀테크 기업의 성장경로가 부족한데다 ‘빅테크 기업’의 금융영역 진출 사례 역시 많지 않다는 이유다.

6일 금융감독원은 글로벌 핀테크 트렌드와 국내의 현황을 비교·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시사점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에선 성숙단계에 있는 기업간 인수·합병 등으로 핀테크 투자가 빠르게 확대되는 중이나 국내의 경우 소수 핀테크 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금융회사 등의 직·간접적 자금지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게 금감원 측 설명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지급결제 분야를 중심으로 거래규모 1조원 이상의 메가딜이 다수 성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사모펀드(PEF) 블랙스톤 등이 사들인 금융정보제공 업체 레피티티브(Refinitiv)가 대표적이다. 미국 결제서비스 회사 밴티브(Vantiv)도 영국의 경쟁사 월드페이(worldpay)를 인수한 바 있다.

반면 최근 4년간 국내외 벤처캐피탈(VC)의 국내 핀테크 기업 투자는 총 96건이었고 그 중 인수·합병(9건)은 약 10%에 불과했다. 2015년 이후 금융회사가 핀테크 기업을 인수한 사례는 단 3건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 측은 국내 핀테크 기업이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확실한 수익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금융회사 의존도가 심화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빅테크 기업이 주도하는 시장 구조가 반드시 긍정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규모의 경제 효과가 기대되는 결제·대출·보험 영역에서 빅테크 기업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될 전망이나 이들의 집중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중국의 모바일 결제 시장처럼 경쟁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금감원은 평가한다. 실제 중국에서는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모바일 결제 시장의 94%를 점유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금융회사 출자, 모험자본 투자, 정부 정책펀드 조성 등 핀테크 기업 투자 활성화를 통해 유효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이들은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금융회사는 핀테크 기업과 협력·경쟁을 통해 핵심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핀테크를 수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간편결제·신용평가, 손해보험의 보험위험 차등화와 같이 챗봇·로보어드바이저 등 영역에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사업 협력이 활발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아울러 금융기관은 데이터 보안, 업무 연속성 등의 사유로 소규모 핀테크 기업보다는 대형 IT업체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전통 금융회사와 빅테크 기업간 경쟁이 심화된다면 핀테크 기업엔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찾아올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 등에 인수될 수 있다는 점은 기회이나 그렇지 않다면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에 직면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간편송금, P2P대출, 인슈어테크 등에서 소비자 편익이 확대되는 것과 달리 마케팅 등 금융회사가 필요한 영역에만 핀테크 산업이 편중되는 것은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대(對)고객 서비스 경쟁 형태로 발현되도록 하는 금융생태계 조성이 요구된다.

이밖에 핀테크의 발전이 금융시장에 안길 수 있는 불안 요인은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단 핀테크·빅테크·금융회사 간 경쟁이 치열하지 않고 외부 서비스 의존도나 블록체인 등 신기술 활용 수준도 높지 않아서다. 글로벌 시장에서 금융안정성에 대한 잠재적 위험 요인이 증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향후 금감원은 금융시장 경쟁을 촉진하고 금융안정성을 높여 소비자 권익이 향상되도록 제도개선 사항을 지속 발굴·개선하는 등 핀테크 발전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기술 출현 등 금융감독 환경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금융회사가 책임있는 혁신을 추진하도록 잠재적 리스크 요인에 대한 체계적 감독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비대면·온라인으로 제공되는 금융상품과 서비스에 대해서도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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