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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몸 사리는 사이···M&A 독식하는 사모펀드

[NW리포트]대기업 몸 사리는 사이···M&A 독식하는 사모펀드

등록 2019.05.28 10:24

이지숙

  기자

롯데카드·롯데손보 나란히 사모펀드에 매각M&A시장 ‘큰손’ 금융사 인수에도 적극나서아시아나항공 인수전 등판할까 관심 확대돼대기업 소극적 투자에 사모펀드 역할 ‘집중’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가 사모펀드 품에 안기게 되며 금융지주사 위주로 이뤄지던 금융권 M&A에서도 사모펀드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큰손’으로 성장한 사모펀드가 금융권 M&A에도 적극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과거처럼 사모펀드를 ‘먹튀’로 보는 시각은 많이 감소했으나 여전히 일부에서는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27일 롯데지주는 자회사인 롯데카드 주식 5966만4814주를 1조3810억5491만원에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롯데카드 지분 79.83%는 우리은행-MBK파트너스 컨소시엄에 매각되며 처분 후 롯데지주의 지분비율은 13.95%로 줄어든다.

롯데지주 측은 공시를 통해 “본건 거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지주회사의 행위제한 위반을 해소하기 위해 당사가 보유한 롯데카드 주식 일부를 MBK파트너스 사호 사모투자합자회사에 처분하는 건”이라고 설명했다.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은 롯데카드 지분을 각각 60%, 20%씩 나눠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번 계약에는 롯데카드 임직원의 고용 안정을 보장하고 롯데그룹이 매각 이후에도 소수 주주로 남아 협력관계를 유지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당초 롯데카드 우선협상대상자로는 한앤컴퍼니가 선정됐지만 한앤컴퍼니 최고경영자(CEO)가 검찰 수사를 받게 되고 롯데카드 노조가 인수에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우선협상대상자가 MBK파트너스로 변경됐다.

대기업 몸 사리는 사이···M&A 독식하는 사모펀드 기사의 사진

한화그룹, 하나금융지주 등도 초반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며 유력 후보로 떠올랐으나 한화그룹은 최종 입찰에 불참했으며 하나금융지주는 인수전에서 사모펀드에 밀려 탈락했다.

롯데는 지난 2017년 10월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지난해 말부터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에 대한 매각을 진행해 왔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지주사 설립 2년 이내인 올 10월까지 금융 계열사를 정리해야 하는 만큼 최근 매각에 속도를 냈다.

롯데지주는 지난 24일 JKL파트너스와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도 체결했다. 이 계약은 롯데그룹(우호지분 포함)이 보유 중인 롯데손해보험 지분 58.49% 가운데 53.49%를 JKL파트너스에 매각하는 것으로 매각 금액은 3734억원이다.

롯데손보의 경우 손해보험업계가 레드오션시장으로 변하며 기존 M&A에 뛰어들었던 금융사보다는 사모펀드들이 적극적인 인수의지를 드러냈다.

JKL파트너스 외에도 한앤컴퍼니, 롯데카드를 인수한 MBK파트너스 등이 후보로 등장한 바 있다. 과거 MBK파트너스가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에 인수해 신한금융지주에 성공정으로 매각하며 사모펀드들이 롯데손해보험에 주목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사 외에 현재 새주인을 찾고 있는 아시아나항공도 사모펀드로 넘어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후보로 꼽혀왔던 CJ그룹, 한화그룹, SK그룹 등이 모두 인수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단 업계에서는 PEF 단독으로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넘지 못하는 만큼 재무적투자자(FI) 역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내 사모펀드들은 갈수록 덩치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말 국내 PEF는 총 583개, 이들 PEF를 운용하는 운용사는 256곳으로 집계됐다.

작년 PEF의 투자집행 규모는 SK해운(한앤컴퍼니), ADT캡스(맥쿼리코리아) 등 대형 딜이 잇따라 성사되며 13조9000억원으로 2015~2017년 3개년 평균치(11조4000억원)를 크게 상회했다. PEF의 투자 회수액도 9조원으로 2017년의 7조4000억원보다 21.6% 가량 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PEF 운용을 담당하는 회사인 업무집행사원(GP) 가운데 투자자들이 투자를 약속한 출자약정액이 가장 큰 곳은 MBK파트너스다. 이 회사의 출자약정액은 9조7026억원에 달했다.

이어 한앤컴퍼니(6조8008억원), 한국산업은행(6조7872억원), 연합자산관리(3조408억원), IMM프라이빗에쿼티(2조7562억원), IMM인베스트먼트(2조5296억원), 스틱인베스트먼트(1조9404억원) 순으로 조사됐다.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운용(1조6150억원), 이큐파트너스(1조3490억원), JKL파트너스(1조2762억원), 중소기업은행(1조1690억원) 등의 출자약정액도 1조원을 넘었다.

PEF는 과거 미국계 PEF 론스타의 ‘먹튀 논란’ 등으로 국내에서 부정적 이미지가 컸으나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하는 행보에 긍정적인 시각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국내 대기업이 투자에 소극적으로 나서며 국내 사모펀드들이 산업구조 재편,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기존에는 대기업의 역할이었으나 최근에는 사모펀드들이 이 부분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사모펀드가 4차산업혁명 산업 등 신성장 산업 부문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하며 사모펀드를 바라보는 시장과 정부의 시각도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모펀드 보다 사모펀드 쪽으로 자금흐름이 확대되고 사모펀드가 굴리는 자금 규모가 커져 과거처럼 부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모펀드도 과거 단기적인 먹튀 전략보다는 다양한 투자전략을 활용하면서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등 자발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 여전히 우려되는 부분도 존재한다. 사모펀드의 경우 재무적 투자자인 만큼 시세차익을 확보하고 매각해 수익을 내는 것이 최종 목표이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재무적 투자자는 기업을 매각해 수익을 내려고 하는 측면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기업의 장기적인 계획보다는 기업의 단기 실적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며 “기업의 성장성에 대한 배려는 소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구조조정 가능성이 커지고 고용관계 불안정성이 증가하게 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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