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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에 전기료 인하까지⋯김종갑 사장, 출구가 없다

비상경영에도 올해 적자 2조원 예상⋯“전기료 인상 없어”
당정, 주택용 요금 누진제 개편 검토⋯다음달 발표
소액주주 집단행동 돌입⋯업무상 배임 혐의 고발 예정
김쌍수 전 사장, 전기료 인상 관련 소액주주 반발에 사퇴

‘적자 수렁’에 빠진 한국전력공사가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이 없다고 못 박은데 이어 누진제 완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한전 소액주주들은 김종갑 한전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전은 올해 1분기 6000억원 이상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1276억원의 영업손실보다 적자 폭이 5023억원 늘어난 것이다. 올해 당기순손실은 76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505억원) 대비 손실 규모가 5107억원 증가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15조7060억원보다 2.9% 감소한 15조2484억원을 기록했다.

김 사장은 취임 직후 비상경영에 돌입했지만 올해 역시 영업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초 작성한 ‘재무위기 비상경영 추진계획안’에 따르면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올해 2조4000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0일 최근 한전의 적자와 관련해 “한전 적자 때문에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건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한전이 지난해에 이어 1분기 적자가 난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유가상승에 따른 가격효과가 제일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전의 상황과 원료 가격 문제들, 다른 정책적 내용과 더불어 누진제 문제, 전력요금 체계 문제 등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전의 적자문제와 요금문제는 일률적으로 같이 다룰 문제는 아니다”면서 “그 전에 한전이 흑자를 냈을 때 요금을 내렸던 것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성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누진제 개편을 시사했다. 그는 “여름이 오기 전에 누진제 개편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관련부처에 따르면 현재 누진제 개편 태스크포스(TF)는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는 여름철 전기요금을 완화하거나 현행 1~3단계 최저와 최고 구간 요금 차가 3배인 누진율을 1.5~2배로 줄이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8월 정부는 전기요금 누진 1~2단계 사용량 기준을 각각 100kwh씩 올린 바 있다. 현행 누진제는 1구간 0~200kwh(93.3원), 2구간 201~400kwh(187.9원), 3구간 400kwh 이상(280.6원)으로 구성돼 있다. 요금을 적게 내는 구간의 사용자를 늘려 그만큼 전기요금 할인 효과를 낸 것이다. 최저-최고 구간의 요금 차를 줄이는 것 역시 전체적으로 요금 할인 효과를 가져온다.

문제는 한전의 적자다. 지난해 두 달간 요금 인하로 발생한 한전 비용 부담은 3600억원. 정부는 한전과 함께 비용을 분담하기로 했지만 결국 사회적 배려계층 감면분인 350억원만 보전해줬다. 성 장관은 “일부 저소득층 감면분에 대해선 정부가 부담했고 나머지는 예산으로 부담하려 했지만 안 됐다”며 “이번에 누진제 개편과 함께 지난해 상황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전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한전 소액주주들은 지난 20일 서울 강남대로 한전지사 앞에서 ‘한전 주가 하락 피해 탄원 및 한전 흑자 경영 촉구를 위한 집회’를 열었다.

이는 한전의 적자가 당초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탓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한전의 영업손실 규모를 5000억원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6299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올해 누적적자가 2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도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 한전의 주가는 2만5450원으로, 2016년 5월30일 대비 60% 가량 급락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 말기 12조원이던 당기순이익이 작년에는 1조원 적자가 됐다”며 “이는 탈원전 에너지 정책 때문이자 한전이 주주 이익은 도외시하고 정부 정책을 추종하는 하수인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올바르게 경영할 자질이 없다면 정부 낙하산으로 내려온 산업부 차관 출신 김종갑 한전 사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처음은 아니다. 2011년 김쌍수 전 한전 사장 당시 이들은 전기 요금을 제대로 올리지 않아 회사가 손해를 입었다며 김 전 사장을 상대로 이를 배상하라는 내용의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김 전 사장은 버티지 못한 채 사퇴한 바 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해 한전 경영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소액주주행동은 “한전이 천문학적 부채를 안고 있어 영업이익으로도 이자를 못 내는 참담한 상황인데도 이낙연 국무총리와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2022년까지 전기요금 인상이 없다고 수없이 얘기한다”고 꼬집었다.

소액주주행동은 집회 장소를 한전아트센터로 확대하고 경영진과의 면담을 요청하는 한편 조만간 김 사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장병천 소액주주행동 대표는 “한전의 경영진이 자주 머무르는 한전아트센터 앞에서 집회를 열어 경영진과의 면담을 요구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한전 실적악화를 방치한 김 사장을 조만간 배임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현철 기자 jh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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