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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4세 경영승계 10년 밑그림 어떻게 그렸나

CJ, 4세 경영승계 10년 밑그림 어떻게 그렸나

등록 2019.04.30 16:36

이지영

  기자

올리브네트웍스 사업부 ‘쪼개고 합치고’이재현 회장 증여 주요 계열사 사업부 분사-합병 통해 이선호 지분 늘려갈 듯

그래픽=강기영 기자그래픽=강기영 기자

CJ家 4세 이선호 부장이 지주사인 CJ 지분을 처음으로 확보하면서 경영승계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룹 경영승계는 이재현 회장이 그룹을 승계받을 때와 비슷한 구조로 진행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 합병과 분할을 통해 지분을 확보하고 늘리는 전통적인 방법이다.

그동안 이 회장은 4세 승계를 위해 오랫동안 밑그림을 그려왔다. 자신의 지분을 증여하고 자녀들과 함께 출자해 신규 계열사를 만드는가 하면 계열사를 합치고 쪼개기를 반복하며 밑그림을 그렸다. 지금까지는 이 부장의 경영승계 작업은 말 그대로 발판 마련으로 볼 수 있다. 이 부장이 지주사인 CJ 지분이 전혀 없었던 것은 이를 방증한다.

◇CJ家 4세 이선호 지주사 지분 첫 확보 = 하지만 29일 CJ그룹은 CJ올리브네트웍스를 올리브영 부문과 IT부문으로 분할, IT부문을 지주사인 CJ에 합병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이선호 부장은 CJ올리브네트웍스 주식 17.97%를 넘기고 지주사인 CJ 지분 2.8%를 받게됐다. 장남 이선호 부장이 주식교환으로 지주사 지분을 취득하게 된 것이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신호탄으로 이재현 회장의 의중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CJ그룹 승계의 핵심은 지주회사 CJ다. 이 회사 밑으로 80여개의 계열사들이 포진해 있다. 이재현 회장(42.07%)이 CJ의 단일 최대주주이고, 자사주(11.2%), 국민연금(7.48%) 등이 대주주에 올라있다.

이재현 회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승계를 위한 밑작업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실제 이 회장은 CJ 지분을 본격적으로 늘리기 직전 2006년 자본금 190억원 규모의 씨앤아이레저산업을 만들었다. 당시 이 회장이 80억원(지분 42.11%)을, 장남 이선호 부장(당시 16살), 장녀 이경후 상무(당시 21살)도 각각 72억원(37.89%), 38억원(20%)을 출자했다.

이 부장이 20살이 되던 2010년 또 한 번 수십억원을 들여 계열사 지분을 사들였다. 아버지가 갖고 있던 CJ파워캐스트 지분 24%를 74억원에 취득했다. 장녀도 37억원에 아버지 지분 12%를 사들였다.

2013년부터는 장남을 중심으로 한 승계 밑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그해 5월 검찰은 CJ그룹이 해외법인을 통해 수천억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포착하고 이 회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 회장이 구속되고 건강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승계 작업 속도는 빨라졌다.

이 회장이 구속되기 직전 이선호 부장은 계열사에 CJ그룹 사원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총수 공백이 얼마나 이어질 지 예측할 수 없던 상황에서 서둘러 장남을 그룹에 투입한 것.

◇핵심기업 지분증여 및 관련기업 합병 등 지속 이뤄져 = 재계에서 보는 CJ 경영승계의 핵심 기업은 H&B스토어 올리브영이다. 이 회장은 2014년 자신의 CJ시스템즈 지분 중 15.9%를 장남에게 증여했다. 증여한 다음 날이 CJ시스템즈와 올리브영의 합병기일이었다. 장남 이선호 부장은 주식을 물려받은 지 하루 만에 두 회사를 합친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 11.3%를 보유한 주요주주가 됐다.

이 회장은 2015년에도 남아있던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추가로 증여했고, 장남의 지분율은 15.84%로 높아졌다. 지분 증여가 마무리되자, 본격적인 회사 키우기 작업에 돌입했다.

이번엔 장남이 20살 때 아버지로부터 취득한 CJ파워캐스트와 CJ올리브네트웍스를 합병했다. 이미 주식을 가지고 있던 회사와 합치면서 이 부장의 CJ올리브트네웍스 지분율은 17.97%로 높아졌다.

이 회장은 씨앤아이레져산업도 장남에게 증여했다. 이 부장은 13.11%를 물려받아 회사 설립 때부터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포함 총 51%를 확보하며 대주주가 됐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은 그동안 밑작업이 끝나고 본격적인 승계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CJ그룹의 지주사 지분이 전혀 없던 장남이 단번에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 아직 지분율은 미약하지만 앞으로 이 회장은 장남의 지분을 늘리기 위한 또 다른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CJ의 승계 작업이 시작됐다고 보는 게 맞지만 아직 지주사 지분이 2%대로 너무 미약하다”며 “지분을 끌어 올리는 작업이 앞으로 이뤄질텐데 장남이 보유한 계열사를 활용한 작업이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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