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29일 금요일

  • 서울 11℃

  • 인천 11℃

  • 백령 7℃

  • 춘천 12℃

  • 강릉 13℃

  • 청주 12℃

  • 수원 10℃

  • 안동 16℃

  • 울릉도 13℃

  • 독도 13℃

  • 대전 12℃

  • 전주 13℃

  • 광주 13℃

  • 목포 13℃

  • 여수 15℃

  • 대구 18℃

  • 울산 19℃

  • 창원 17℃

  • 부산 16℃

  • 제주 13℃

산은, 구조조정 전담 ‘KDB인베스트먼트’ 설립···“연내 2~3개 기업 이관”(종합)

산은, 구조조정 전담 ‘KDB인베스트먼트’ 설립···“연내 2~3개 기업 이관”(종합)

등록 2019.04.25 17:47

차재서

  기자

이사회 열고 전담 자회사 설립 확정 초대 대표이사 이대현 前수석부행장투자심의위원회 등으로 독립성 보장출자규모 700억···시장전문가도 영입“전문적 관리로 출자회사 매각 촉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관련 기자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관련 기자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야심차게 준비해온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 부담을 덜고 신산업 육성에 집중한다는 산은의 구상이 성공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5일 산업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거쳐 향후 산은 출자회사 관리, 산업구조조정 등 업무를 수행할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의 설립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의 100% 자회사로 운영될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은이 재무구조조정 과정 등에서 취득한 출자회사 주식을 인수해 사업구조조정 등을 수행하고 신속하게 시장에 매각하는 역할을 하는 회사다.

출자규모는 총 700억원이다. 영업 준비자금과 업무집행사원(GP)으로서 수반되는 출자금액을 감안해 결정했다고 산은 측은 설명했다. 일단 초기 설립과 운영비용, 투자 재원 등을 출자한도 내에서 충당하고 앞으로 추가 재원이 필요할 경우 민간 자본 유치를 통해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사업 안정화와 조속한 자산 이관 실행을 위해 설립 준비과정을 총괄 자문해온 이대현 전 수석부행장을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또 초기엔 12명 내외의 인원으로 시작하지만 추후엔 ▲PE ▲구조조정 ▲컨설팅 ▲M&A 전문가를 영입해 조직을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해 4월경 이 회사의 설립을 구상한 뒤 금융위원회 등 유관 기관과도 지속 논의해왔다. 올초에는 은행 내에도 출자회사 관리체계 개선추진단을 설치해 본격적으로 자회사 설립 작업에 착수했다.

그가 이 같은 청사진을 제시한 것은 부실기업 구조조정 기능을 줄이고 ‘혁신성장’이라는 국책은행 본연의 임무에 매진하겠다는 목표에서다. 정치 논리에서 벗어나 시장 원리에 입각한 구조조정을 실현하겠다는 목적도 있다. 그간에는 이해관계(노조·여론 등) 조정에 필요 이상의 노력이 요구됐고 제도상 제약으로 출자회사의 신속한 매각이 어려웠다. 임직원의 순환으로 업무 흐름이 깨지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이동걸 회장 역시 “구조조정 기업의 관리와 운영, 매각을 일관적으로 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전문적인 팀을 만들도록 한 것”이라며 “관리하는 기업이 이관되면 산은은 미래지향적이고 경쟁력 있는 자본시장 업무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산은 측은 KDB인베스트먼트의 독립적인 경영활동을 보장할 예정이다. 이사회와 투자심의위원회 구성 등 독립적 운영체계를 마련함으로써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한다. 특히 자본시장법상 산은(PEF의 유한책임사원)은 전담 자회사(PEF의 업무집행사원)의 투자 업무에 관여할 수 없어 독립적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아울러 전문 인력에 의한 전담 관리로 구조조정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채권자인 산은과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으로 명확한 구조조정의 방향성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연내 2~3개사를 이관해 관리하게 된다. 외부에서는 대우건설과 한진중공업 정도를 자회사 산하에 놓일 기업으로 꼽는다. 그 중 지난해 매각에 실패한 대우건설의 체질 개선과 자금회수가 첫 번째 임무가 될 것이란 분석이 흘러나온다. 그간 대우건설의 매각을 추진해온 산은은 지난해초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거래를 마치지는 못했다.

반면 금호타이어와 한국GM, 현대상선과 대우조선 등은 자회사로 이관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금호타이어와 한국GM은 엄연히 최대주주가 존재하는 기업이라 산은이 구조조정을 주도할 이유가 없고 현대상선은 경영 문제를 놓고 정부와 의견을 주고받아야 해서다. 대우조선 역시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이 확정돼 산은의 부담이 줄어든 상태다. 이들 기업에 대한 업무는 산은 내 기존 부서가 계속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 관계자는 “KDB인베스트먼트의 전문 인력을 활용한 집중 관리로 장기 미매각 출자회사의 매각이 촉진될 것”이라며 “출자금 회수를 통한 금융지원 확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혁신성장 선도’라는 산은 본연의 역할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형화된 형태의 사후적 구조조정에서 탈피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산업구조 재편에 나설 것”이라며 “경영참여와 대주주 견제 등 적극·능동적 주주권 행사로 기업가치를 높인 뒤 신속한 매각을 실행하겠다”고 덧붙였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