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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그룹 창업주 김재철 회장, 50년만에 전격 퇴진한 까닭

동원그룹 창업주 김재철 회장, 50년만에 전격 퇴진한 까닭

등록 2019.04.16 16:21

천진영

  기자

‘기업은 환경 적응업’ 평소 소신“신세대가 회사 이끌어라” 주문차남 김남정 부회장 체제로 운영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이 16일 열린 창립 50주년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동원그룹 제공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이 16일 열린 창립 50주년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동원그룹 제공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이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회장직을 물러나겠다고 선언하면서 퇴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회장은 16일 오전 경기 이천의 동원리더스아카데미에서 열린 ‘동원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전격 퇴진을 선언했다. 1969년 동원산업을 창업하고 회사를 이끌어 온지 50년 만이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을 이끌어 온 1세대 창업주다.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창업 세대로서 소임을 다했으며, 후배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물러서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동원의 변화와 혁신 위해 과감한 결단 = 이번 퇴진은 평소 ‘기업은 환경적응업’이라는 김 회장의 소신이 뚜렷하게 반영된 결정이다. 김 회장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특히 새로운 세대가 동원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

김 회장은 “오늘날의 급격한 변화는 과거를 자랑하고 있을 여유가 없으며, 기업 경영은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받고 이겨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이다, 인공지능이다 새 바람이 불어오고 있지만 동원이 가진 잠재력과 협동정신이 발휘되면 능히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원의 창업정신은 ‘성실한 기업 활동으로 사회정의의 실현’이었고, 기업 비전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사회필요기업’”이라며 “앞으로도 이 다짐을 잊지 말고 정도(正道)로 가는 것이 승자의 길이라는 것을 늘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역량을 믿고 회장에서 물러서서 활약상을 지켜보며 응원하고자 한다”며 “역량을 십분 발휘해 더욱 찬란한 동원의 새 역사를 써달라”고 주문했다.

김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나지만 그간 쌓아온 경륜을 살려 그룹 경영에도 조언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재계 원로로서 한국 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김 회장은 “그간 하지 못했던 일, 사회에 기여하고 봉사하는 일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6일 동원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김재철 회장과 그룹 CEO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쪽 왼쪽부터 동원산업 이명우 사장, 동원그룹 박인구 부회장,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 동원그룹 김남정 부회장, 동원엔터프라이즈 박문서 사장). 사진=동원그룹 제공16일 동원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김재철 회장과 그룹 CEO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쪽 왼쪽부터 동원산업 이명우 사장, 동원그룹 박인구 부회장,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 동원그룹 김남정 부회장, 동원엔터프라이즈 박문서 사장). 사진=동원그룹 제공

◇닻 올린 김남정號, 2세경영 본격화 = 김 회장 퇴진 이후 동원그룹은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 체제로 운영된다.

김 부회장은 1996년 동원산업에 입사해 영업사원을 거쳐 동원F&B 마케팅전략팀장, 동원산업 경영지원실장, 동원시스템즈 경영지원 실장 및 건설부문 본부장을 두루 거쳤다.

특히 2013년 부회장에 올라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추진한 것으로 유명하다. 김 부회장은 이 같은 외형확장과 더불어 수산, 식품, 종합포장재, 물류 등 4대 축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영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2004년 계열분리 과정에서 장남인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에게는 금융을,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에게는 식품 부문을 맡기면서 동원그룹의 후계구도를 차남 중심으로 짰다. 당시 30대 초반이었던 김 부회장은 동원엔터프라이즈 지분 67.2%를 보유하면서 후계자 자리를 보장 받았다.

동원그룹은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동원F&B(71.25%), 동원산업(59.24%), 동원시스템즈(80.39%)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김 부회장은 동원엔터프라이즈 지분 67.98%를 갖고 있다. 김 회장의 지분율 24.50%를 크게 앞지른다.

다만 김 회장은 경영권을 바로 넘겨주기 보다 현장 중심의 생활을 익히게 하면서 철저히 승계 작업을 밟아왔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마음과 말을 이해할 수 있다는 원칙 때문이었다.

김 회장은 장남인 김남구 부회장이 대학을 마치자 곧바로 북태평양 명태잡이 어선을 약 6개월 정도 태웠다. 김남정 부회장은 입사 후 창원의 참치캔 제조공장에서 생산직과 청량리지역 영업사원 등 가장 바쁜 현장부터 경험하도록 했다. 두 아들 모두 현장을 두루 경험한 후 11년이 넘어 임원으로 승진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지주회사인 엔터프라이즈가 그룹 의 전략과 방향을 잡고 각 계열사는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독립경영을 하는 기존 경영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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