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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아시아나 주가 급등에 반색···지분 팔까 살까

[아시아나 매각]박찬구, 아시아나 주가 급등에 반색···지분 팔까 살까

등록 2019.04.16 14:03

임주희

  기자

아시아나항공 설립때부터 지분 보유 2010년 채권단 합의 불구 지분 유지 업계, 매각 과정서 지분가치 극대화 전망금호석화 “현재 지분 매각·매입 계획 없어”

박찬구, 아시아나 주가 급등에 반색···지분 팔까 살까 기사의 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공식화하면서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동안 액면가(5000원) 하단에 머물던 주가는 지난 11일부터 상승해 8000원~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회계이슈 발생 이전 주가(3월21일 종가 4040원)와 비교하면 두 배 상승한 수치다.

주가가 상승함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보유한 주주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2010년부터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보유만 하고 있었던 금호석유화학의 움직임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988년 아시아나항공 설립 때부터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던 금호석유화학은 1999년 12월 아시아나항공이 코스닥 시장이 상장하자 신주인수권을 사들여 지분을 11.57%(810만주)에서 13.61%(2314만1160주)로 늘렸다. 금호석유화학과 항공사업의 연관성은 낮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사로써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후에도 금호석유화학은 금호그룹 계열사들이 어려울때 마다 백기사 역할을 자처했다. 하지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서로 등을 돌린 이후엔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

두산그룹과 함께 형제 경영이라는 승계 전통을 이어왔던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변화가 발생한 것은 박삼구 전 회장이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하면서 부터다. 인수 추진 당시 박찬구 회장은 향후 자금난을 이유로 인수를 반대했지만 박삼구 회장은 이를 무시하고 밀어붙였다.

결국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발생했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글로벌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았다. '승자의 저주'로 인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인수 2년만에 다시금 시장에 내놓아야 했고 아시아나항공 등 주력계열사들은 경영위기에 처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불만이 쌓인 박찬구 회장은 아들 박준경 금호석화 상무와 함께 금호석화 지분을 매입했다. 당시 박찬구 회장은 금호가 형제들이 동일하게 보유해온 지분율인 10.01%보다 8.46%p 높은 18.47%까지 지분을 늘렸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박삼구 전 회장은 격노하며 박찬구 회장을 질타, 결국 2009년 7월 동반퇴진을 선언하며 형제 경영에 막을 내렸다.

‘승자의 저주’와 ‘형제갈등’을 봉합할 사이도 없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을 개시했고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도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이로 인해 동반 퇴진했던 박삼구 전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각각 2010년 10월, 2010년 3월에 각 그룹의 회장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이후 계열분리가 이뤄졌다. 금호석유화학은 2009년 금호산업이 재무구조 개선 자율협약을 이행하면서 금호산업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넘겨받았고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이 독자경영에 합의하며 각사가 소유했던 상대방 회사 주식을 완전히 매각하기로 채권단과 합의했다.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보유하고 있던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전량 매각했지만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각하지 않은 채 연을 이어갔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금호석유화학은 2대주주로써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적극 개입했다.

박찬구 회장은 박삼구 전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하며 설립한 금호홀딩스에 아시아나항공의 알짜 자회사였던 금호터미널을 헐값에 매각하자 거세게 비난했다. 또한 2013년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베트남 금호아시아나플라자 사이공(KAPS) 지분 50%를 아시아나항공이 인수한 것을 두고 부실회사의 지분을 실제가치보다 높은 가격으로 인수했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에서 박삼구 전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반대와 상호출자제한을 위한 총수익맞교환(TRS) 방식의 금호산업 주식 매각, 주총결의 부존재 확인, 주주대표 손해배상 등에 대해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분에는 변화가 없었다. 2010년 매매 이후부터는 단순 보유만 하고 있다. 이후 진행된 아시아나항공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선 아시아나항공에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금호석유화학 백기사설이 제기됐다.

시장에선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하락한 지분가치를 꼽았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금호석유화학의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입단가는 주당 4293원이다. 2011년과 2015년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1만2000원, 8000원 선에 잠시 거래됐지만 금호석유화학은 매각보다는 보유를 유지했다. 시장에선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 지분가치를 좀 더 높게 평가해 매각을 단행하지 않은 것이라 분석했다.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지분을 내놓은 상황에서 금호석유화학은 지분가치를 극대화하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 적지 않다. 이에 박찬구 회장은 당장의 지분 매각 보다는 주요주주로서의 지위를 확보한 채 지분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릴는데 주력할 것이란 의견이 제기된다.

최근 발행한 회사채도 이와 연관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오는 29일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만기 3년(700억원), 5년(200억원)으로 각각 나눠 자금을 확보한다. 이룰 두고 일각에선 금호석유화학이 향후 아시아나항공의 유상증자를 대비해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은 구주매각 및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이뤄진다.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대주주 변경시까지 보유할 가능성도 있다. 매각이 성사되면 향후 아시아나항공 신용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주가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16일 아시아나항공 신용도에 대해 “유동성 리스크 해소를 전제로 향후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도는 본원적인 사업경쟁력과 수익/이익창출력, 재무안정성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며 “여기에 대주주 변경시 신규 대주주의 신용도 및 사업포트폴리오 등을 감안한 계열의 유사하시 지원가능성에 대한 판단도 필요하다. 또한 신규 대주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큰 폭의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진다면 신용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금호석유화학 측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처분이나 추가 매입 등에 대해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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