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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별세]끝내 못 이룬 숙원사업…KAI 인수·7성급 호텔 건립

2003년부터 KAI 인수 추진…방위산업 관심 높아
4차례 입찰 참여 불구, 고평가된 인수금액에 포기
종로 송현동 호텔 등 문화복합단지 조성 결국 무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미국에서 향년 70세로 별세했다. 만성적인 폐질환을 앓던 조 회장은 미국에서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하지만 대한항공 주주총회 결과 이후 사내이사직 박탈에 대한 충격과 스트레스 등으로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고, 결국 생을 마감했다.

조 회장은 일생의 절반 이상을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헌신해 왔다. 45년간 그가 이룬 업적은 경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항공업계 무한 경쟁의 서막을 항공동맹체인 ‘스카이팀’(SkyTeam) 창설을 이끌었고, 항공업계 UN으로 불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왔다. 델타항공과의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도 조 회장의 성과다.

하지만 모든 사업이 순탄하게 굴러간 것은 아니다. 조 회장은 오랜 숙원사업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와 ‘송현동 7성급 호텔 건설’ 꿈을 끝내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조 회장은 생전 한국 방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심해 왔다. 2004년 6월에는 제11대 한국방위산업진흥회 회장으로 선임된 이래 14년간 한국방위산업을 위해 애써왔다. 특히 국가가 없으면 방위산업도 없다는 ‘방산보국(防産報國)’의 가치를 토대로 방위산업 업체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생산 물량의 지속성 확보에 온 힘을 쏟기도 했다.

조 회장은 KAI 인수를 숙원사업으로 삼았다. KAI는 1999년 출범한 항공부문 통합법인이다. 국방과 관련된 항공기 개발 및 생산업체로, 대우중공업과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등 과거 항공 3사가 과당경쟁으로 위기에 처하자 동등지분으로 총 2892억원을 출자, 자산 1조500억원 규모로 세워졌다. 3사는 334억원씩 증자했고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 채권단도 출자전환했다.

이후 대우종합기계가 지분 매각을 결정하면서 조 회장의 KAI 인수 작업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조 회장은 2003년 KAI의 지분 51% 이상을 인수하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하지만 납입을 앞두고 인수금액이 고평가됐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무산됐다.

조 회장은 2006년과 2009년에도 KAI 재인수를 추진했지만, 인수가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

KAI주주협의회는 2012년 KAI 지분 42% 매각을 시도했다. 1차 공개경쟁 입찰 당시에 대한항공만 예비입찰에 참여,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됐다. 2차 입찰에서는 대한항공과 현대중공업이 참여했다. 조 회장은 항공업 경험을 바탕으로, KAI와의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며 인수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하지만 조 회장은 최종입찰에 불참을 선언했다. KAI의 주가가 너무 높게 산정되면서 ‘적정가 인수’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결정이다. 현대중공업 단독유찰로 KAI 매각은 무산됐고, 아직까지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당시 조 회장은 “10년을 기다렸는데 조금 더 못 기다리겠느냐”며 KAI 인수에 대한 꿈을 접지 않았다.

조 회장은 KAI 인수 대신,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에 뛰어들면서 우회적으로 방위산업 진출을 노렸다. 2015년 조 회장은 KF-X 개발사업 입찰에 나섰다.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에어버스와 기술제휴를 맺기도 했다. 하지만 조 회장의 꿈은 이뤄지지 못했다. KAI가 미국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권을 따냈다.

7성급 호텔을 건설하겠다는 조 회장의 꿈도 실현되지 못했다. 조 회장은 2008년 서울 경복궁 인근의 옛 주한 미국대사관 숙소 부지를 매입하고, 7성급 호텔이 들어서는 문화복합단지 조성을 추진했다.

이 부지는 삼성이 2002년 초 미술관을 짓기 위해 미 대사관으로부터 1400억원을 주고 사들인 곳이다. 하지만 삼성이 용산구 한남동에 ‘리움’을 세우면서 대한항공이 2000억원에 이 곳을 매입했다.

하지만 호텔 건설 허가를 받는 첫 단계부터 쉽지 않았다. 바로 건너편이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이고 인근에 광화문, 각종 박물관과 미술관, 인사동 전통문화거리가 있어 일반 상업시설을 짓기에는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이 부지는 인근의 덕성여중고, 풍문여고 등 학교 3곳이 몰려있어 학습권 침해 우려도 제기됐다.

더욱이 호텔은 학교보호법상 유해시설로 규정돼 있어 학교와의 직선거리가 200m 이상 떨어져야 하는데, 서울 중부교육청은 호텔설립안을 부결시켰다. 조 회장은 2010년 4월 중부교육청을 상대로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내 금지시설 해제를 신청하는 행정소송을 냈지만, 그해 12월 패소했다.

하지만 정부가 2012년 특급호텔 건립 규제완화를 골자로 한 관광진흥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조 회장의 호텔 건설 계획에 탄력이 받는 듯 했다. 관광진흥법 개정안에 따르면 유흥·사행 시설이 없는 관광호텔을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내에 지을 수 있다. 조 회장은 2013년 당시 대통령에게 직접 호텔 건립을 위한 규제 완화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 법은 3년 가까이 국회를 표루하다가 2015년 통과됐다.

조 회장은 송현동 호텔 건립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동안, 미국 LA 월셔그랜드 호텔을 완공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2011년 공사에 착수해 2017년 개관한 이 호텔은 LA의 랜드마크로 거듭났다.

하지만 조 회장의 송현동 호텔 건설은 첫 삽조차 뜨지 못한 채 전면 무산됐다. 10년 넘게 공터로 방치되던 송현동 부지는 매각 수순을 밟게 됐다. 지난 2월 사업구조 선진화 방안을 발표한 한진그룹은 이 부지를 연내 매각키로 결정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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