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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주민들이 써낸 역전드라마···‘낙선 문자’ 해프닝도

축구장 주민들이 써낸 역전드라마···‘낙선 문자’ 해프닝도

등록 2019.04.04 13:50

임대현

  기자

역전극 써진 뒷배경에 ‘축구장 주민’ 투표함 늦게 개표황교안 경남FC 선거유세 지적받으면서 인근 주민 분노축구장 논란 일자, ‘역풍’ 불어 보수결집했다는 분석도대변인 ‘낙선 문자’ 보낸 해프닝에 여영국 “잘 몰랐다”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당선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당선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창원성산 지역구에서 보궐선거 ‘역전드라마’가 탄생하면서 흥미로운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2000만원 벌금에 경남FC 홈구장 인근 주민들이 정의당에 몰표를 줬다는 분석도 있다. 정의당은 득표율이 막판까지 밀리고 있자, 낙선을 예감한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4·3 창원성산 보궐선거에서 이긴 정의당 여영국 당선인은 이날 개표율 99.98%까지 뒤쳐졌다. 그러나 개표가 완료되자, 여당선인은 504표 차이로 앞선 승리를 거뒀다. 매 선거 때마다 어느 지역 투표함을 먼저 개표하느냐에 득표율이 변하는데, 이번 선거에서 여 당선인에 표심이 몰린 곳이 늦게 개표됐다.

창원성산 선거구는 반송동·중앙동·상남동·사파동·가음정동·성주동·웅남동 등 7개 동이 모인 곳이다. 여 당선인이 재선 경남도의원 시절 상남동·사파동이 지역구였다. 이 때문에 반송동·중앙동·웅남동 지역은 상대적으로 열세인 지역으로 평가된다.

이날 개표를 가장 먼저 한 곳은 그가 열세인 반송동·중앙동 지역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초반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가 앞서나갔다. 개표율 10%대였을 때 강 후보는 50.37%, 여 당선인은 40.89%로 두 후보 간 격차는 9.48%포인트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11시20분, 개표율 99.98%인 상황에서 여 당선인(45.75%)이 강 후보(45.21)를 앞섰다는 발표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나왔다. 이때 마지막에 상남동과 사파동 투표함이 열리면서 역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선관위에 따르면 사파동에서 여 후보는 1만92표, 강 후보는 8383표를 얻었다. 1709표 차이다.

창원시 성산구 사파동. 사진=네이버지도 캡처창원시 성산구 사파동. 사진=네이버지도 캡처

사파동이 역전극을 일으킨 주요요인으로 분석되면서, 사파동 인근에 경남FC 경기장이 있는 것이 주목받았다. 앞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강 후보자가 축구장 내 선거유세를 해 선거법 위반 논란을 빚은 것이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경남FC는 이 사건으로 2000만원의 제재금 징계를 받았다.

축구장 유세는 또다른 영향을 주기도 했는데, 오히려 ‘역풍’이 불면서 보수성향 주민들이 투표를 하도록 유도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달 29∼30일 진행한 창원성산 사전투표율은 14.53%로 높았다. 여 당선인은 사전투표에서 1만5983표를 얻어 강 후보의 1만3816표에 비해 2167표 많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본 투표에선 여 당선인이 밀렸다.

황 대표의 경기장 유세가 논란이 된 건 지난달 31일이다. 이때 정치권은 경기장 내 선거운동을 놓고 시시비비를 가리면서 대립했는데, 황 대표가 여야의 집중공세를 받으면서 ‘보수결집’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전투표 결과를 마지막에 집계하면서 여 당선인의 역전극이 써졌다.

당초 창원성산 지역은 여 당선인이 여론조사에서 앞서면서 당선이 점쳐졌다. 그러나 개표일 늦은 저녁까지 득표율이 밀리고 있어 기자들 사이에서도 혼란이 일어났다. 개표 결과에 맞춰 다음날 조간신문에 기사를 내야하는 기자들은 더욱 혼란스러웠는데, 일부 기자는 당선될 시나리오에 따라 기사를 미리 작성했다.

해프닝은 일부 기자가 정의당 측에 낙선에 대비한 멘트를 요구하면서 일어났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저녁 일부 기자에게 “우리의 힘이 부족해 승리를 안겨 드리지 못해 죄송할 뿐이다”라는 내용의 낙선 예상 멘트를 보냈다. 해당 멘트가 다른 기자들에게 알려지면서 정의당이 패배를 예감했다는 추측이 있었지만, 단순 해프닝으로 끝났다.

여 당선인은 4일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설명하기도 했다. 진행자가 ‘3일 밤 10시반쯤 정의당 대변인이 패배를 인정하는 문자를 보낸 사실을 아는지’라고 묻자, 여 당선인은 “잘 몰랐다”며 “이번 선거하면서 한번도 진다는 생각을 안 해봤지만 격차가 많이 벌어질 때 낙선인사를 미리 준비해야 되는 생각이 잠시 스쳐 지나갔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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