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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길 찾는 아시아나항공···마른수건 또 짠다

살길 찾는 아시아나항공···마른수건 또 짠다

등록 2019.04.02 10:57

수정 2019.04.02 16:43

이세정

  기자

자산매각·노선정리·조직개편 과제 선포자산 5527억 규모 금호리조트 매각 유력단거리 국제선 정리···보유 항공기 수도 축소인력감축 불가피···TF팀 꾸려 구조조정안 마련2015년부터 비상경영···희망퇴직·연봉반납 등

살길 찾는 아시아나항공···마른수건 또 짠다 기사의 사진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아시아나항공이 이른바 ‘마른수건 짜기’식 비상경영에 돌입한다. 이미 지난 2015년부터 뼈를 깎는 비용감축을 해 왔지만, 이번 자구안은 창사 이래 가장 혹독한 구조조정이 펼쳐질 전망이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부실회계 사태에서 비롯된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자산 매각과 비수익 노선 정리, 조직개편 등 3대 중점과제를 시행한다. 한창수 사장은 지난 1일 담화문을 발표하고 “과감한 혁신을 통한 수익구조 개편과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중점 추진과제를 선정하고 시행한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2일 제출한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한정’을 받으면서 부실한 재무구조를 숨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부채를 축소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나흘 뒤인 26일 재감사 결과 적정 의견을 받았지만, 제때 반영된 부채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887억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순손실은 1050억원에서 약 2배 가량 증가했다.

이번 사태로 아시아나항공이 오는 6일 만료되는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과의 재무구조개선약정(MOU)을 갱신하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퍼졌다. MOU 연장이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BBB-)이 강등되고, 1조원이 넘는 차입금을 조기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채권단은 우선 MOU를 연장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아시아나항공 측에 우량자산 매각과 시장차입 상환 등 강도 높은 자구안을 요구하고 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사재 출연도 요구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아시아나항공은 MOU를 위해 고강도 쇄신안을 발표했다. 가장 먼저 자산 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금융권의 추가 지원을 이끌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재 매각할 수 있는 자산으로는 아시아나IDT, 금호연건(중국)유한공사, 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개발, 금호리조트, 에어부산, 에어서울, 웨이하이포인트호텔&골프리조트, 게이트고메코리아 등이다.

현금흐름이 원할한 자회사는 아시아나IDT와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이다. 아시아나IDT는 지난해 11월 상장한 SI업체로 아시아나항공이 76.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자산총계는 2070억원에 이른다. 김해공항을 모기지로 하는 에어부산은 지난해 12월 상장했다. 아시아나항공이 44.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자산총액은 3027억원이다.

하지만 두 상장사를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게 업계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아시아나IDT는 박 전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사장이 대표로 있고, 매각 시 아시아나항공의 미래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에어부산은 알짜 계열사 중 한 곳이지만, 매물로 나오더라도 구매자를 찾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항공시장은 올 초 신규 LCC 3개 업체가 면허를 취득하면서 이미 포화 상태다.

또다른 LCC 계열사인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이 100% 지분을 보유했다. 올해 흑자전환이 예상되지만, 에어부산과 같은 이유로 매각 가능성은 크지 않다.

가장 유력한 계열사는 금호리조트다. 관광숙박업을 영위하는 금호리조트의 자산총액은 5527억원이다. 항공업과의 연관성이 높지 않은 만큼, 당장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파장은 크지 않다. 이 회사의 지분은 금호티앤아이(48.8%), 아시아나IDT(26.6%), 아시아나에어포트(14.6%), 아시아나세이버(10.0%)가 소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비수익 노선을 과감하게 정리는 한편, 항공기 운영 대수를 축소해 수익성 위주의 노선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현재 운영 노선은 현재 87개에 달한다. 국제선은 22개국 64개 도시에 76개 노선이고, 국내선은 10개 도시에 11개 노선이다. 국제선 화물노선은 11개국 27개다.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국제선 위주의 노선 정리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이 나지 않는 단거리 노선을 중점적으로 없애고, 탑승률이 낮은 일부 장거리 노선에서도 빠질 계획이다. 국내선의 경우 수익성이 높지 않지만, 운항 중단보다는 감편이나 공급석 축소를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보유·임대 중인 항공기 83대 중 연료 효율이 낮고 노후한 항공기도 처분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운용하는 항공기 83대 중 22.9%(19대)가 기령(항공기 연수) 20년 이상인 노후기다. 노후기 처분을 통한 효율적인 기단 운영을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노선 정리와 항공기 축소에 따른 인력감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는 조직개편과도 궤를 같이한다. 한 사장은 “시장환경 변화에 능동적이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개편하겠다”며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다. TF팀은 강도 높은 조직개편안을 마련하는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2015년 말부터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바꾸는데 총력을 기울여왔다. 지점 통폐합과 노선 구조조정, 비핵심자산 매각, 희망퇴직, 무급 희망휴직, 임원 연봉 반납 등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조직 슬림화를 위해 국내외 지점의 30%를 줄였고, 비용 절감 차원에서 임원 차량 지원도 중단했다. 당시 적자노선이던 일본 지선과 동남아 일부 노선은 에어서울로 이관했다. 이 같은 경영정상화 활동으로 연간 16000억원에 이르는 손익 개선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재무구조를 정상화시키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CJ대한통운 지분 매각(940억원)과 전환사채 발행(1000억원), 그룹 광화문 사옥 매각(4180억원) 등으로 현금을 확보했다. 또 임원들은 직급에 따라 최소 10%에서 최대 30%까지 임금이 삭감했다.

하지만 여전히 만성적인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총 차입금은 3조4400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만 1조3200억원에 달한다.

한편, 아시아나항공과 산은은 자구안 내용을 두고 막판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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