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경기하방 압력 커져… 성장률 전망 수정 검토 필요”

1일 연임 1주년 오찬 기자간담회 열어
정부 추경 계획도 전망치에 반영 안돼
통화완화 유지…금리인하는 시기 상조
반도체 업황 회복 시기 우려 커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경기 하방 압력이 커졌지만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할 정도인지는 좀 더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일 중구 태평로 한국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1~2월 실물지표를 보면 국내 경제 성장흐름이 다소 완만해졌고 대외여건변화를 볼 때 하방 리스크가 조금 더 커졌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국은행은 오는 18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결정 및 경제전망보고서를 발표한다.한은은 지난 1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했다. 이어 2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앞으로 국내 경제 성장흐름은 지난달 전망경로와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준비 중인 추경(추가경정예산)이 성장전망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추경 갖고 성장률 전망치인 2.6%을 조정할 수는 없다”면서 “1월 전망은 물론 4월 전망에도 추경은 반영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추경이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면서 “추경이 되더라도 규모와 용처, 시기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화정책에 대한 완화기조는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국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줄었지만 미국의 무역정책과 브렉시트 등 대외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분석에서다.

이주열 총재는 “연초부터 통화정책을 운영함에 있어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스탠스를 밝혀왔다”며 “더 완화적으로 가야 하는지의 여부는 앞으로의 경기흐름과 금융안정상황의 전개방향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IMF가 재정·통화정책을 보다 확실하게 완화기조를 갖고 갈 것을 권고한 것은 우리경제의 하방리스크를 좀 더 크게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지금이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금융불균형 위험에 대한 경계를 아직 늦출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기준금리 1.75%는 우리나라의 중립금리 수준, 시중 유동성상황 등을 고려해 실물경제 활동을 제약하지 않는 수준이란게 이 총재의 설명이다.

다만 “정책의 결정은 상황에 따라 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경제가 아주 나빠지면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채권시장에서 나타나는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에 대해선 “지난달 20일 미국에서 역전현상이 있었는데 지난주 해소 됐다”면서 “금융시장이 다소 과민하게 반응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에 대해 아직은 과도한 게 아니냐 하는 시각이 많다”며 “금융시장에서도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반도체업황에 대한 전망을 두고는 “반도체 수출기업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함에 따라 향후 반도체 경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전문기관의 전망을 다시 종합해보면 하반기 이후부터 개선될 것이란게 다수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들어서 회복 시기를 두고 늦춰지고 회복속도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더 느려질 것이라는 견해가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면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을 두고 ‘한은사(寺)’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관해선 “조금 더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경제연구원의 연구 방향을 현실적인 과제 연구, 현안 위주의 연구에 보다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an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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