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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범 기자
등록 :
2019-04-04 09:50

수정 :
2019-04-04 09:50

[아파트는 브랜드다]①끝나지 않은 20년 전쟁, 2세대 리뉴얼 총력전

건설사 정비사업 경쟁 우위서기 위해 칼 갈아
프리미엄 브랜드 런칭하고 기존 브랜드 리뉴얼
대림·대우·현대·롯데 전면 개편…삼성·GS는 잠잠

대림아크로리버파크 전경. 사진=대림산업 제공

건설업계에 브랜드 마케팅 전쟁이 다시 발발했다. 2000년 전후로 건설사들이 각자 브랜드 아파트를 선보이면서 경쟁 우위에 서고자 했던 것이 최근 도시정비사업이 주택부분 주요 먹거리로 부상됨에 따라 더욱 심화된 것이다.

건설사들의 브랜드 마케팅 전쟁은 지난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됐다. 2000년대 전후 건설사들은 자사명을 뺀 브랜드 아파트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1998년 ‘분양가 자율화’가 시작되면서 건설사들은 소비자에게 따로 어필할 수 있는 특별한 무언가가 필요했고 타사들과 차별점을 두기 위해 ‘브랜드 아파트’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포문을 연 것은 롯데건설과 대림산업, 삼성물산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1999년 10대 건설사 중 가장 먼저 아파트에 ‘롯데캐슬’을 사용하면서 브랜드 아파트 시대를 열었다. 대림산업은 지난 2000년 용인 기흥구 보정동 분양을 앞두고 공원 안에 사는듯 한 느낌을 주는 아파트를 부각시키기 위해 기존 ‘대림 아파트’ 대신 ‘e-편한세상’을 사용했다. 또 같은해 삼성물산은 업계 처음으로 ‘래미안’이라는 아파트 브랜드(BI)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어 SK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한화건설이 2001년 각각 SK뷰와 IPARK, 꿈에그린을 선보였고 2002년에는 포스코건설과 GS건설이 더샵과 자이를 런칭했다. 2003년에는 대우건설이 푸르지오를 선보였고 건설맏형 현대건설은 다소 늦은 2006년 힐스테이트를 시장에 공개하며 브랜드 대전에 참가했다.

당시 이들 건설사들은 모델로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TV광고를 하는 등 자사 브랜드 홍보에 만전을 기했다.

2000년대 초중반 배용준·고현정·장동건·최지우·이영애·비·전도연·김남주·이정재·이나영·박신양·송혜교·이미연·장서희·정준호·지진희·한은정·차인표·신애라·유호정·이재룡·송윤아·이보영·김현주·오지호·이태곤·윤정희·김희애·노주현 등 소위 당대 톱스타라 불리는 연예인들은 모두 아파트 TV광고에 출연하기도 했다. 당시 건설사들의 연간 브랜드 홍보비만 많게는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래미안에 삽니다’, ‘그녀의 프리미엄(푸르지오)’, ‘진심이 짓는다(e편한세상)’ 등의 유행어를 만들어내면서 아파트 브랜드는 단순한 로고를 넘어 소득수준을 나누는 기준이 되기도 했다.

이미 2000년대 중반 브랜드 이미지를 완성한 건설사들이 또 다시 브랜드 마케팅 전쟁에 들어선 것은 최근 들어서다.

앞선 박근혜 정권 시절 13차례에 달하는 부동산 규제 완화로 분양시장이 호황기를 맞으면서 건설사들은 마구잡이 분양에 나섰고 그 결과 사업을 진행할 분양택지가 크게 줄었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도시정비사업이 주택부분에서 가장 큰 먹거리로 떠올랐고 조합원들의 표를 받기 위해서는 브랜드파워 강화가 필수불가결한 사안이 됐다.

실제 근 2~3년 서울·수도권(경기·인천) 분양 물량 중 대부분은 재건축·재개발 물량이고 올해 들어서는 부동산경기가 더욱 안 좋아지면서 이 같은 분위기가 더 짙어졌다. 실제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전국 분양물량 46만9317가구 중 절반에 가까운 20만3971가구가 재건축·재개발 물량이다.

이에 건설사들은 기존 아파트 브랜드에 추가로 ‘하이브랜드’를 런칭하고, 기존 브랜드를 새단장해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우선 대림산업은 강남 재건축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2013년 프리미엄 브랜드 ‘아크로’를 런칭했다.

대우건설은 2014년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로 ‘푸르지오 써밋’을 런칭한 이후 이달 28일 기존 브랜드 ‘푸르지오’를 대대적으로 리뉴얼해 시장에 공개했다. 브랜드 철학은 물론 BI·커뮤니티·조경·외경 등 상품 전반을 재구성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5년 4월 삼호가든 재건축 수주전에서 상위 브랜드 ‘The H’를 발표하고 이달 25일에는 ‘힐스테이트’의 브랜드 철학과 디자인 등을 손질해 시장에 공개했다.

롯데건설 역시 서둘러 프리미엄 브랜드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올해 상반기 내 ‘롯데캐슬’의 상위 브랜드를 시장에 공개할 방침이다.

다만 현재 강남 정비사업 선호도 상위권에 위치한 삼성물산과 GS건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비사업을 보면 조합원들이 1군 브랜드업체를 많이 선호한다.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며 “브랜드 자체에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건설사들도 소비자들의 이같은 니즈에 맞춰 브랜드를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현 상황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승범 기자 seo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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