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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도 넘은 ‘꼬투리 잡기’ 논란…조바심 탓?

주가 하락 등 동력상실…소액주주 확보도 어려워
무리한 가처분 소송…“모든 상장사 적으로 돌려” 지적
항고심 21일께 결론…한진칼 승소시 KCGI 제안 철회
사외이사 자격 논란…강성부 대표 은사 등 이해관계 얽혀

그래픽=강기영 기자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과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한진의 주주총회가 다음 주로 다가온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인 KCGI의 공격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재계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한진은 오는 27일, 한진칼은 29일 각각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선임을 비롯한 다양한 안건을 결의할 예정이다.

KCGI는 연일 언론에 자료를 배포하며 한진칼 흠집내기에 몰두하고 있다. 그 동안 본인들의 주장 당위성을 설명하는 자료를 배포해오던 방식을 벗어나, 적극적인 공격으로 전략을 바꿨다. 특히 KCGI의 이 같은 움직임은 한진칼 측이 KCGI의 주주제안 자격을 문제 삼은 시점 이후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KCGI 측의 적극적인 공세가 조바심 때문이라고 보고있다. 한진칼 주식을 3만1000원대에 매입했지만, 현재 주가가 2만7000원대로 떨어지며 투자자를 모을 수 있는 동력을 잃고 있다. 자신들의 주주 제안이 한진칼 정기주주총회에서 관철되기도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KCGI는 기관 투자자들이나 일반 소액주주들을 자기 편으로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심차게 ‘밸류 한진’이라는 웹사이트도 만들어 자신들의 논리를 관철시키려고 하고 있지만, 그 마저도 신통치 않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경영참여형 행동주의 펀드는 주가가 올라야 힘을 얻는다. KCGI가 장기간에 걸쳐 기업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계획을 표명했지만, 당장 눈에 띄는 가시적 성과가 없으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경영참여형 행동주의펀드가 통상적으로 단기적인 주가 부양을 통해 치고 빠지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도 그 이유다.

KCGI가 한진칼을 상대로 제기한 ‘감사·사외이사 선임 안건 주총 상정 가처분 신청’은 KCGI의 패착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사실상 KCGI가 요구한 감사 1인, 사외이사 2인에 대한 선임 등 주주제안이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결의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한진칼의 주장에 ‘발끈’해서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설명이다.

한진칼은 상장사에 대해 0.5% 이상 지분을 6개월 이상 보유해야 주주제안을 할 자격을 갖춘다고 봤다. 이 같은 조건은 소수지분으로 주주제안을 남발해 회사의 경영을 불안정하게 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것이다. KCGI가 1심에서는 인용 결정으로 승리한 듯 보이지만, 사실상 모든 상장사를 적으로 돌리는 꼴이 됐다. KCGI의 주주제안 자격 건은 한진칼 뿐 아니라 상장사 모두의 경영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KCGI는 자신들의 행보가 주주가치 확대를 위해서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상 경영권 침해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한진칼이 상급법원의 판단을 구하게 됨에 따라 주주제안 자체가 상정될지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상급법원이 한진칼의 손을 들어주면 KCGI의 주주제안을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0일 한진칼 항고에 대한 2차 심문을 마쳤다. 재판 결과는 이르면 이날께 나올 전망이다.

한진칼 사외이사 후보의 ‘독립성 결여’를 언급하며 야심차게 내밀던 KCGI의 사외이사 후보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KCGI 모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가 지난 1월 31일 한진칼에 대한 주주제안을 통해 후보로 내세운 조재호 교수와 김영민 변호사가 KCGI 경영진과 사적으로 인연이 깊다.

조재호 교수는 강성부 KCGI 대표의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은사이며, 평소 가장 존경하는 스승으로 시장 등에 알려져 있다. 또 김영민 변호사는 김남규 부대표가 삼성전자 법무팀에 근무할 당시 같이 근무한 선배 변호사다. 오히려 자신들의 사익을 추구할 수 있는 인물로 이사회를 채우려는 꼼수라는 지적이다.

한진칼은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어 사외이사 후보로 주인기 씨, 신성환 씨, 주순식 씨를 추천하는 안을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결정했다. 이사회는 “그룹과 연관 없는 독립적인 인사들로 사외이사 후보를 구성했다”면서 “특히 현 이사회가 그룹 지배구조 및 투명경영 전문가가 없다는 외부 지적을 반영해 공정거래∙회계∙금융∙정책 분야의 전문가로 후보를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재계 전문가들은 단기적 이익 추구라는 발톱을 감춘 KCGI가 장기적인 주주가치 상승이라는 이율배반적인 계획을 공표하며 생긴 한계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마치 60%에 달하는 일반 주주를 본인들이 대변한다고 착각하면서부터 방향성을 잃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최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씨, 정씨 집안이 삼성, 현대에서 쫓겨나면 국민이 하루는 즐겁겠지만, 이들 기업이 글로벌 금융자본에 먹히게 되면 국민이 20년 고생하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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