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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 온고지신 리더십]나서는 것인가, 나대는 것인가

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

세상은 도움과 도움 받는 것의 연속이다. 도움 받을 줄도, 줄 줄도 아는 사람이 성공한다. 평판도 좋다. 미국의 다재다능한 정치가 벤저민 프랭클린은 황금인맥을 맺은 비결로 ‘상대에게 도움을 요청할 줄 알았다’는 것을 꼽기도 한다. 필자가 인터뷰한 많은 인사들이 ‘기타 등등의 법칙’을 꼽으며 기본 일 외에 그 밖의 것을 알아서 도운 것이 성공요인이라고 꼽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에도 맹점은 있다. 가슴속을 읽어 손을 뻗는 것과 머리 위에서 놀며 조종하려는 것은 다르다. 도우려는 의도와 태도에 따라 반응도 다르다. 얼핏 보면 그게 그것 같지만 현실에선 0.1 mm의 차이가 있다. 그것이 쓸데없는 오지라퍼(참견만 하는 사람)과 효율적 팀 플레이어의 차이를 유발한다.

한나라 소후란 임금이 술에 취해 깜박 잠이 들었다. 임금이 추워하며 자는 것을 궁실의 전관(모자 담당관리)이 지나가다 보고서 옷을 덮어주었다. 왕이 깨어나 이 사실을 알고서 주위 신하들을 불러 누가 옷을 덮어주었느냐고 물었다.

자, 여기서 질문이다. 당신이 임금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모자 담 당관리에게 치하를 하겠는가, 아니면 그 반대이겠는가? 이 일화에서 소개된 한소후는 모자담당관과 옷 담당관 둘 다 불러 벌을 준다. 모자담당관은 자신의 직분을 넘어섰다는 이유 때문이고, 옷 담당관은 자신의 직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한비자> <이병>(二柄. 두 개의 칼자루)>편에 나오는 월관지화(越官之禍) 이야기다.

다른 이야기 하나 더. 이번엔 후한 때 조조와 그 부하장수인 양수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삼국시대 후한의 승상 조조는 촉(蜀)과 한중 땅을 차지하려고 공방을 벌이다가 진척이 없자 진퇴를 놓고 고민했다. 그때 부하 장수가 암호를 정해달라고 하자 조조는 계륵(鷄肋닭갈비 큰 소용은 없으나 버리기에는 아까운 것을 이르는 말)이라고 정해주었다. 다른 부하들은 무슨 뜻인 줄 몰라 나아가야 할지, 물러나야 할지 우왕좌왕했다.

이때 양수만이 암호에 담긴 조조의 속마음을 알아차리고 퇴각을 준비하라고 다른 병사들에게 친절하게 풀어 전달했다. ‘한중 땅이 계륵처럼 포기하기는 아깝지만 그렇다고 많은 희생을 치르면서 차지할 만큼 대단한 땅이 아니다’라고 생각해 퇴각하려는 의도임을 알아차리고 말해준 것이다.

자, 여기서 퀴즈다. 당신이 조조의 입장이라면 당신의 속내를 풀어내 전달한 부하 양수를 높이 치하하겠는가. 아니면 경계하겠는가? 맞다. 조조는 양수를 치하하긴 커녕 내심 미운털 마일리지를 쌓았고, 경계인물로 견제했다. 마음속을 읽으면 감사하지만, 머리위에서 놀며 머릿속을 읽는 부하는 두려운 법 아니겠는가. 결국 양수는 조조의 후계자 결정에 개입한 혐의로 처형당했다.

이 두 이야기의 공통점은 도움과 지원을 하는데 있어서의 황금률을 돌아보게 한다. 앞의 이야기가 직분을 넘어섰다면, 아래의 양수 이야기는 직위를 넘어선 것으로 불운을 자초했다. “직분, 직위, 직책을 넘어서는 과잉행동과 발언은 위험하다” 는 것에 대한 강조는 유가에서도 다르지 않다. 이는 도움에도 적용된다. 《논어》의 〈태백〉 〈헌문〉편에 2차례나 등장한다.

공자가 말씀하시길,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 아니면(주제넘게) 그 직무에 대하여 논하지 않는다. 증자께서는 "군자는 그 생각하는 것이 자신의 직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라고 하셨다.(子曰 不在其位 不謀其政, 曾子曰 君子 思不出其位)

지위와 직무는 연결돼있다. 그 지위에 있지 않는 한, 그 직무에 맞지 않게 말하거나 넘어서거나 대신해 행동하는 것은 쓸데없는 참견이거나 교만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상사가 시키는 것 이상의 일을 하겠다고 나설 때는 아부, 도전, 무시 등으로 해석될 우려가 있다. 동료의 일을 돕겠다고 나서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상대는 고마워하긴 커녕 무시당했다고 생각하거나 영역을 침범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본인은 선의로 출발했을지 모르지만 일의 충돌과 사각지대 발생으로 오히려 효율에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최근호에 실린 인터뷰기사에서 미시간 주립대의 러셀 존슨(Russel Johnson) 교수는 회사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부탁을 받지 않았는데도 도움을 주면 요청 후 도움을 줬을 때보다 감사인사를 받을 가능성이 적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힌다. 먼저 나서서 도움을 주면 오히려 관계도 서먹해지고, 업무의욕도 저하되더란 것.

협업시대, 서로 챙기고 알아서 먼저 도와주는 것이 미덕인데 왜 이런 결과가 발생할까. 연구진은 그 원인으로 3가지를 지적한다. 첫째, 외부상대가 도움을 주겠다고 나서면 내부자만큼 문제의 핵심을 잘 파악하지 못해 실질적 도움은 안되고 참견만 된다고 생각해서, 둘째, 자기 스스로 해결하려는 기회를 빼앗겼다고 생각해서, 셋째는 요청하지 않은 도움이라서 심적 부담을 느꼈다는 이유였다. 말하자면 친절의 저주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벽을 허물고 동료간, 부서간 돕고, 상사의 뜻을 한발짝 먼저 읽어 챙기는 것은 백해무익하단 말인가. 그렇진 않다. 오지라퍼가 아닌 상생의 팀플레이어가 되려면 다음 사항을 명심하라.

◇부탁, 요청을 받은 후 움직여라=똑같은 행동이라도 상대의 부탁이나 허락을 받은 후 했느냐 아니냐는 천양지차다. 당신은 스스로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상대의 생각은 다르다. 결국 도움도 타이밍이다. 요청받지 않은 상태에서 도움을 준다고 나서면 결과적으로 나대는 것으로 비쳐진다. 오히려 ‘오버’한다고 생각해 무책임하거나 무개념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요청받지 않은 도움을 주면, 감사나 치하는 커녕 본인에게 주어진 업무는 등한시하고 경쟁에만 급급한 사람으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

◇상대의 의견을 물어라=“도와줄 것 없나요?” “내가 00에 관해 좋은 의견이 있는데 말해도 될까요?” 이 질문 하나만 해도 참견쟁이로 전락할 위험을 한결 줄일 수 있다. 참견인가, 도움인가. 그것은 나의 판단이 아니라 상대의 인지 결과다. 심지어 도움일지라도 본인의 주도성을 빼앗기면 거부감을 보이는 게 인간 본성이다.

◇상대를 주인공으로 만들라=일의 영역에서 맡은 사람이 주인공이 되게 해야 한다. 도움을 먼저 준다는 생각에 지나치게 적극적 태도를 삼가라. 회사 미팅이나 고객 접대할 때 담당부서, 혹은 상위자를 제치고 나서서 도와주는 모습을 보이면 의구심, 내지 반감을 살 수 있다. 아무리 상대를 돕기 위한 의도일지라도 상사가 고객에게 인사하기 전에 먼저 고객에게 다가가는 행동은 삼가라. 비록 담당자가 겉으로 말하진 않더라도 영역침범행위로 받아들여 불쾌해할 수 있다. 위의 역사인물 양수처럼 당신을 위험한 존재로 판단하고 경계할 수도 있다. 암묵적 금기를 금하면 지원에 대한 감사는커녕 나중에 어떻게든 스리쿠션으로 보복을 당할 수 있다. 또 생색내지 않는 것이 필수다.

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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