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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도 주목한 최태원 회장의 ‘사회적 가치’

포브스도 주목한 최태원 회장의 ‘사회적 가치’

등록 2019.03.18 11:08

임정혁

  기자

원고지 53매 분량 장문 스토리···‘행복 추구’ 등 주목‘chaebol(재벌)’ 그대로 인용···“바꾸길 원한다” 전달

사진=포브스 홈페이지 캡쳐사진=포브스 홈페이지 캡쳐

“왜 재벌이 멸시받는지 생각해보라. 나는 그것을 바꾸길 원한다.”

지난 13일 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 아시아’ 인터넷판에 최태원 회장의 이야기가 실렸다. 200자 원고지 53매 분량의 장문 기사에서 포브스는 최 회장의 SK하이닉스 성공 투자를 분석하면서 ‘사회적 가치’에도 적잖은 분량을 할애했다. 마지막은 최 회장의 말을 직접 인용했다.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한 행복 추구다. 몇몇은 그냥 돈을 더 많이 벌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포브스는 한국에서만 존재한다는 ‘chaebol(재벌)’이란 단어를 그대로 인용하며 최 회장이 언급한 사회적 가치를 고스란히 전달했다. 이 보도는 포브스 아시아 3월호 커버스토리로 실릴 예정이다.

최근 최 회장이 수차례 ‘사회적 가치’를 언급하면서 재계에선 향후 SK그룹의 행보가 가장 주목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순 이윤추구를 너머 사회와 함께 호흡해야 한다는 최 회장의 노선이 강해지면서다.

최 회장은 2014년 옥중 저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을 출간한 이후 사회적 가치에 부쩍 목소리를 높였다는 평가를 듣는다. 232쪽 분량의 이 책에서 최 회장은 최초로 SPC(Social Progress Credit·사회문제 해결 정도에 비례한 인센티브) 개념을 제안해 호평받았다. 그러면서 정부나 비영리조직만 사회문제 해결을 담당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사회적 기업이 함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탁상공론에 머물지 않고 현장에서 직접 체험한 아이디어가 눈길을 끈다”고 평가받았다.

2017년 7월 청와대가 주최한 주요기업인과의 간담회 자리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최 회장에게 “사회적 경제란 책을 쓰기도 하고 많이 투자하지 않았느냐”고 덕담해 SPC를 주제로 대화가 오가기도 했다.

최 회장 발언에 최근 ‘사회적’이란 단어가 자주 포함되면서 재계에선 SK그룹이 전하는 소식에 이런 단어가 없으면 이상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 1월 SK 신년회에서도 어김없이 최 회장은 “회사의 제도 기준을 관리에서 행복으로 바꿔야 한다”며 “단순히 제도만 만들 것이 아니라 실제적 시행과 적극적 구성원들의 참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SK가 건강한 공동체로 기능하면서 행복을 더 키워나갈 수 있는 방법의 척도는 사회적 가치(SV)”라며 SK 구성원의 행복을 키워나가는 4가지 행동원칙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는 ▲회사 제도 기준을 관리에서 행복으로 바꿀 것 ▲KPI의 SV 비중을 50%까지 늘릴 것 ▲구성원의 개념을 고객·주주·사회로 넓힐 것 ▲인사하기, 칭찬하기, 격려하기 등 작은 실천 더할 것으로 구체화됐다.

포브스도 주목한 최태원 회장의 ‘사회적 가치’ 기사의 사진

최 회장은 회사 임직원을 격 없이 만나는 ‘행복 토크’를 올해만 100회 이상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전 각본 없이 모바일 앱을 통해 즉석 질문을 받고 최 회장이 답하는 자리다. 지난 1월 두 번째 진행된 행복 토크에서 최 회장이 “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은 꽝”이라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부쩍 최태원 회장과 SK그룹의 파격적인 행보가 눈에 띈다”며 “예전엔 사회적 가치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면 최근엔 그런 것을 실질적으로 실천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고 말했다.

사회적 가치에 속도를 내면서 SK그룹의 경영성과도 좋아졌다. 기업경영성과 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SK의 공정자산은 213조20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조6740억원 증가했다. 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220조5980억원)과 불과 7억원 차이인 것으로 집계돼 조만간 SK그룹이 재계 서열 2위로 뛰어오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여기에 최 회장은 오는 27일 주주총회에서 그룹 지주회사인 SK(주)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 대표이사 회장직만 유지할 예정이다. 자신의 권한을 나눠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더욱 투명한 기업 운영을 하겠다는 의지다. 지난 5일 SK㈜는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도록 한 정관을 변경해 이사회가 이사 가운데 1명을 의장으로 정하도록 하는 정관 변경안을 주주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SK㈜가 이사회 및 감사기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는 등 주주권익 보호에 적극 나섰다는 점을 평가해 ‘2018년 ESG우수기업’ 평가에서 대상(大賞) 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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