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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정 기자
등록 :
2019-03-05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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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대한항공 반백년 역사와 조양호 회장의 리더십

45년 항공산업 전문가, 전문성으로 글로벌 위상 높여
오일쇼크에도 항공기 구매 단행…중동 수요 확보로 연결
글로벌 동맹체 스카이팀 창설 주도…IATA 서울 개최 이끌어
비즈니스 감각 스포츠에도 발휘…평창올림픽 성공적 개최
“노하우와 혜안으로 세계서 존경받는 기업으로 발전할 것”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지난 3월 1일자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반백년 역사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오랜 세월 함께 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조 회장을 빼고는 대한항공 50년을 논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조 회장은 1974년 12월 대한항공에 입사한 이래 항공·운송사업 외길을 45년 이상 걸어온 전문가다. 국내외를 통틀어 조 회장 이상의 경력을 지닌 항공·운송 전문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특히 정비, 자재, 기획, IT, 영업 등 항공업무에 필요한 전 부서를 두루 거친 조 회장은 항공·운송 관련 모든 시스템을 정확히 이해하는 엔지니어이기도 하다. 한 길만 오롯이 따라온 전문성과 누구보다 먼저 앞을 내다보는 리더십은 조 회장을 국제 항공업계에서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탁월한 안목, 위기를 기회로

조 회장이 처음 대한항공에 발을 들인 1974년은 1차 오일쇼크가 한창인 시절이었다. 1978년부터 1980년에도 2차 오일쇼크도 대한항공을 직격했다. 연료비 부담으로 미국 최대 항공사인 팬암과 유나이티드항공은 수천명의 직원을 감원할 정도였다.

하지만 조 회장은 선친인 조중훈 창업주와 함께 줄일 수 있는 원가는 줄이되, 시설과 장비 가동률 오히려 높이는 전술을 구사했다. 항공기 구매도 계획대로 진행하며 불황에도 호황을 대비했다. 이 같은 결단은 오일쇼크 이후 새로운 기회로 떠오른 중동 수요 확보 및 노선 진출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됐다.

1997년 외환 위기 극복 과정도 눈여겨볼 만 하다. 당시 대한항공 운영 항공기 112대 중 임차기는 14대뿐, 대부분이 자체 소유 항공기였다. 매각 후 재임차 등으로 유동성 위기에 대처할 수 있었고, 이는 IMF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 됐다.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에 보잉737NG(Next Generation) 주력 모델인 보잉737-800 및 보잉737-900 기종 27대 구매 계약 체결한 것도 큰 결정이었다. 보잉은 감사의 뜻으로 계약금을 줄이고, 금융까지 유리하게 주선하게 된다. 결국 이들 항공기들은 대한항공 성장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차세대 항공기 도입 결정도 마찬가지다. 2003년은 이라크 전쟁, 사스(SARS) 뿐 아니라 9.11 테러의 영향이 남아있어 세계 항공산업이 침체의 늪에 빠진 시기였다. 하지만 조 회장은 이 시기를 차세대 항공기 도입의 기회로 보고 A380 항공기 등의 구매계약을 맺었다. 조 회장의 예견은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2006년 이후 세계 항공시장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항공사들은 앞다퉈 차세대 항공기를 주문하기 시작했고, 항공기 제작사가 넘치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해 새로운 항공기 도입까지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으로 반전됐다. 물론 대한항공은 적기에 차세대 항공기들을 도입할 수 있었다.

대한항공은 2000년 6월 22일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아에로멕시코 등 4개사가 참여해 스카이팀을 창설했다. 이후 회원사들과의 공동마케팅을 통해 네트워크 및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항공서비스 측면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적용하는 큰 계기가 됐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민국 항공산업 위상도 높여

조 회장은 세계 항공업계에 폭넓은 인맥과 해박한 실무지식으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스카이팀 등 국제 항공업계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조 회장은 세계 항공업계에서 다진 식견을 바탕으로 스카이팀 창설을 주도했고, 이는 대한항공이 글로벌 명품 항공사로 도약해 나가는데 뒷받침이 되고 있다.아시아 지역 항공사들을 스카이팀 회원사로 영입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신규 스카이팀 회원사들을 위해 업무 표준화와 기술 자문을 통해 스카이팀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스카이팀 뿐 아니라 전 세계 120개국 287개 민간 항공사들이 회원인 국제협력기구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도 핵심축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IATA 최고 정책 심의 및 의결기구인 집행위원회(BOG) 위원이자, 31명의 집행위원회 위원 중 별도 선출된 11명의 전략정책위원회(SPC) 위원이다. IATA의 주요 전략 및 세부 정책 방향, 연간 예산, 회원사 자격 등의 굵직한 결정을 주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조 회장의 IATA 내 위상은 명실공한 ‘항공업계의 UN 회의’라고 불리는 IATA 연차총회를 올해 사상 최초로 대한민국 서울에서 개최하는 동인이 됐다. 동시에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로도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항공시장 자유화, 조인트벤처로 헤쳐나가

현재 항공시장의 자유화 움직임은 경쟁이 치열해짐을 의미한다. 전 세계 항공사들은 자유화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속적으로 상호 협력의 범위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조 회장은 이미 세계 항공업계가 동맹체로 재편되고 있는 변화의 흐름을 읽고 2000년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에어로멕시코와 함께 글로벌 항공동맹체인 스카이팀을 주도적으로 창설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전 세계적으로 항공시장의 경쟁이 격화되고, 단순히 항공동맹체 체제로만은 경쟁의 파고를 넘기 어려운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2011년부터는 아메리칸항공-일본항공, 유나이티드항공-전일본공수의 조인트 벤처로 인해 핵심 허브인 인천공항이 위상이 점차 약화됨에 따라 대한민국 항공산업 핵심 경쟁력인 환승 수요도 하락 추세였다.

조 회장은 강력한 협력관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향후 항공사간 전략적 협력이 활성화될 것을 앞서 내다보고 선제적으로 반독점면제(ATI) 권한도 미리 취득해 놓은 터였다.

지난해 5월 닻을 올린 델타항공과의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는 치열한 글로벌 항공시장 경쟁을 뚫을 창이 되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이 견고한 실적을 내는데도 큰 역할을 담당했다. 조인트벤처의 본격 시행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이전과 함께 큰 역할을 해 여객 매출만 10% 증가하게 됐다.

조양호 회장(왼쪽)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2018년 1월 13일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성화봉송 릴레이에 참가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국가에 대한 소명의식…다양한 부문 기여

조 회장의 활동 영역은 비단 경영에만 국한되고 있지 않다. 물류기업인 한진그룹 경영에서 얻은 탁월한 비즈니스 감각과 글로벌 마인드를 스포츠에 접목시켜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고 있다. 특히 국가의 심부름꾼 역할을 한다는 소명 의식으로 대한체육회의 평창유치위원회 위원장 추천을 수락하고 1년 10개월 동안 유치위원장으로서 50번에 걸친 해외 출장으로, 약 64만km(지구 16바퀴) 이동했다. IOC 위원 110명중 100명 정도를 만나 평창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러한 노력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으로 이어졌다.

2014년 7월부터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지지부진하던 올림픽 준비와 관련해 경기장 및 개폐회식장 준공 기반을 만드는 한편, 월드컵 테스트 이벤트를 성사시키는 등 평창동계올림픽을 본 궤도에 올렸다.

조 회장은 대한탁구협회장이자 아시아탁구연합 부회장으로서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한항공에 탁구, 배구 실업팀에 이어 스피드스케이팅 실업팀을 창단해 운영하고 있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체육인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후원 중이다.

조 회장의 왕성한 활동은 한국 방위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방점이 찍혀 있다. 2004년 6월 제11대 한국방위산업진흥회 회장으로 선임된 이래 14년간 한국방위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 온 것. 특히 국가가 없으면 방위산업도 없다는 ‘방산보국(防産報國)’의 가치를 토대로 방위산업 업체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생산 물량의 지속성 확보에 온 힘을 쏟기도 했다.

◆합리적 경영 리더십으로 글로벌 선도

조 회장의 합리적인 경영 리더십은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주춧돌이 되고 있다. 그는 최고 경영자는 시스템을 잘 만들고 원활하게 돌아가게끔 하고 모든 사람들이 각자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율을 하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시스템 경영론을 강조한다. 또 절대안전을 지상 목표로 하는 수송업에 있어 필수적 요소이고 고객과의 접점이 이루어지는 곳이 바로 현장임을 인지하는 현장확인을 강조한다. 아울러 항공사의 생명은 서비스이고 최상의 서비스야말로 최고의 항공사를 평가 받는 길이라고 강조하며 고객중심 경영에 중점을 두고 있다.

조 회장은 “글로벌 물류기업을 이끌어 온 노하우와 혜안을 토대로 치열한 세계 항공시장의 경쟁 속에서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그룹의 미래를 준비해 펀더멘털을 더욱 견실하게 변화시켜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으로 한층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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