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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로부터 온 편지]이재준 - 경쟁은 더 없이 좋은 기회

편집자주
‘창업자로부터 온 편지’는 한국 경제계의 거목으로 불리는 대기업 창업자들부터 미래를 짊어진 스타트업 CEO까지를 고루 조망합니다. 이들의 삶과 철학이 현직 기업인은 물론 창업을 준비하는 젊은 세대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독립기념관, 국회의사당, 세종문화회관, 광화문광장, 올림픽주경기장 등. 우리나라의 손꼽히는 랜드마크들이 모두 하나의 건설사에서 탄생했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1939년 설립 이래 지난 80년 간 국가대표 건설사의 입지를 지켜온 대림그룹이 바로 그곳인데요. 이처럼 뿌리 깊은 기업 역사의 바탕에는 창업자 故 이재준 회장의 땀방울이 스며 있습니다.

이 회장은 보통학교를 졸업한 18세부터 부친의 정미소 일을 돕기 시작했는데요. 몇 년간 정미소에서 사업을 배운 그는 1939년 목재소 부림상회를 세우며 독립에 나섭니다.

당시 부림상회가 들어선 부평 일대는 논밭뿐인 허허벌판.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지역보다 인천과 영등포 공업지대를 잇는 부평에 가능성이 있다 확신한 그는 과감하게 상권 개척에 나섭니다.

설립 초기에는 힘겨운 날들의 연속이었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1년이 지나 1940년부터는 이 회장의 예상대로 부평 일대에 개발 붐이 일어 건축자재 요청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멀리 내다보고 일을 도모해야 한다.”

사업이 승승장구하자 그는 목재 판매뿐만 아니라 전국에 지점을 두고 목재 생산, 제재(製材), 건축에도 도전합니다. 이를 통해 이 회장은 본격적으로 건설업에 뛰어들게 되는데요.

해방 후에는 사업 초기부터 이어왔던 목재업도 접고 건설업에 전념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지요. 당시 국내에 건설업체가 난립하는 가운데 얼마 가지 않아 한국전쟁까지 발발한 것.

하지만 이 회장은 피난 중에도 집단수용소 공사를 맡는 등 손에서 일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 노력과 경험은 업체 간 경쟁이 다시 극심해진 전후, 주요 공사를 도맡고 업계를 주도하는 밑거름이 됩니다.

큼직한 공사들을 내리 맡으며 그의 철저한 성격은 더욱 빛을 발합니다. 공사마다 직접 현장 정산 보고서를 확인하며 각종 비리와 부실 공사가 없도록 꼼꼼히 챙겼던 것.

“작은 부정이라도 있으면 자네와 나는 그 즉시 옷 벗는 거네.”

이 회장은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이었습니다. 국내에서 쌓아온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1966년 국내 최초로 해외건설에서 외화를 획득한 이후 세계 각지에서 프로젝트를 따냈지요.

이렇듯 글로벌한 활약을 펼치며 대림을 국가대표급 건설업체로 일궈낸 이 회장, 내 집안 식구들을 챙기는 마음 또한 다르지 않았는데요. 불시에 현장을 찾아 인부들의 식단을 챙기곤 했던 게 대표적인 일화.

또 형편이 어려운 직원들에게는 매달 정해진 월급 외에도 쌀, 조기 등을 나눠주며 조금이라도 살림에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신경 쓴 이야기도 전해지는데요.

때론 과감하게 개척하고 때론 꾸준히 버티며 건설업의 길을 걸어온 대림그룹 이재준 회장. 치열한 경쟁이 더 없이 좋은 기회라던 그의 정신은 국내 최장수 건설기업을 지탱하는 단단한 뿌리로 남아 있습니다.

“경쟁을 뚫고 나아가면 더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지만, 두려워 회피하는 기업은 도태될 것.”

박정아 기자 p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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