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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2-22 08:03

수정 :
2019-02-22 14:56

‘공격경영’ 이현 키움증권 사장, 8년만에 분기 적자 ‘암초’

코스닥 시총 2위 신라젠 CB 발행 강행…추임 후 첫 대규모 투자
은행권 출신의 선택…하나·SK와 손잡고 인터넷전문은행 추진
8년간 지켜온 ‘리테일 강자’서 초라한 실적 기록


취임 이후 공격적인 투자와 신사업진출로 주목 받고 있는 이현 키움증권 사장이 실적부진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은행권 출신인 이현 키움증권 사장이 초대형 IB(투자금융)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지난해 수장으로 임명된 직후 IB 조직 세분화와 캐피탈 설립을 통해 키움증권과의 시너지 극대화 작업에 착수했다. 실제 지난해 IB 부분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이렇게 공격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지만 회사 자체는 지난해 4분기 8년만에 첫 분기 손실을 기록하면서 주춤했다. 연간으로도 전년에 비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크게 줄었다.

이 사장의 공격경영이 회사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부진한 실적이 향후 공격적인 투자와 신사업 추진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최근 코스닥 시총 2위 기업인 신라젠에 대해 약 3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주식으로 바꿀수 있는 채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대규모 CB발행은 이현 사장 취임 이후 이뤄진 투자다. 이 사장은 키움증권의 향후 핵심 과제로 온라인 플랫폼 강화와 IB 사업 확대를 꼽은 바 있다.

특히 12월 말 4200억원 규모의 영국 런던 생츄어리 빌딩 투자에 참여(900억원 투자)해 IB 부문 분할 이후 첫 딜을 수행했다.

이는 대형증권사에 뒤처졌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국내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 수익이 급감하면서 사업 다각화 차원의 해외 진출과 채권시장 확대, IPO(기업공개)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이현 사장은 IB 부분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키움증권은 IB사업본부를 기업금융본부와 구조화금융본부 등 두 개로 분할했다. 기업금융본부는 상장, 회사채 등 전통적인 IB 업무를 구조화금융본부는 부동산PF, 사모투자펀드(PEF) 등 대체투자 업무를 총괄한다.

새로운 자회사도 설립했다. 지난해 8월 설립된 키움캐피탈은 신기술사업금융, 기업금융, 투자금융 등 종합 여신금융서비스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기반 마련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키움캐피탈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섰다. 키움캐피탈은 10월과 11월 두 차례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거쳐 납입자본금을 10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키움증권 이 98%, 다우기술 이 2%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최창민 전 키움증권 투자은행(IB) 사업본부장이 신임 대표를 맡았다.

업계는 최창민 사장 선임에 이현 사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현 사장은 캐피탈을 통해 IB 부문 확대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며 “최근 부동산 신탁 사업과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등 증권사 고유 업무를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키움증권은 부동산 관리회사인 코람코투자신탁 지분 9.94%(21만9209주)를 235억원에 한화투자증권으로부터 사들이는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해 부동산 대체투자상품에 관심을 두고 있다.

부동산 신탁은 부동산 소유자로부터 권리를 위탁받은 회사가 해당 부동산의 관리와 개발 및 처분을 맡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이다.

이 사장은 신사업 진출을 통해 주력인 위탁매매 수익 비중을 낮추고 투자금융 역량을 강화하는 데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위해 하나금융그룹, SK텔레콤과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기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현 사장은 지난해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해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준비를 시작했다. 모기업인 다우기술이 ICT업체인 만큼 컨소시엄 파트너로는 재무적 안정성을 갖춘 기업을 물색했다.

키움증권은 이 사장 취임 이후 다양한 시도를 벌이고 있다. 이는 은행권 출신 수장이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이 사장은 1983년 조흥은행에 입사한 후 1987년 동원증권 내 동원경제연구소를 거쳐 2000년 온라인 중심 증권사인 키움증권 설립 때 합류했다. 당시 그는 리테일 총괄본부장 겸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일하며 리테일 강자 키움증권의 기틀을 마련했다.

2012년에는 키움증권이 인수한 삼신저축은행(현 키움저축은행)의 사장에 선임됐다. 2011년 저축은행 영업조치 이후 저축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면서 적자를 보던 상황이었으나 공격적인 마케팅전략으로 예금과 대출 고객을 늘려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5년에는 키움증권이 우리자산운용을 인수한 뒤 새로 출범시킨 키움자산운용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전체 5위 종합자산운용사로 키워냈다. 당시 기관을 대상으로 한 채권형펀드 영업에 주력해 키움자산운용을 채권형펀드의 강자대열에 올려놓기도 했다.
이 사장은 키움증권을 성장시킨 핵심 창립멤버로 매년 새로운 시도에 선봉에 서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2011년 이후 첫 분기 적자라는 뼈아픈 실적을 기록했다.

키움증권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51%, 19.57% 줄어든 2889억원, 193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218억원의 손실을 내면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자기자본 투자(PI)와 홀세일 부진이 실적 악화에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키움증권의 핵심이익인 주식 중개 수수료(브로커리지)와 이자 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5.4%, 18.7% 증가한 536억원과 721억원을 기록했지만 PI 운용손실이 547억원, 지분법 투자손실 190억원, 법인세 상승 80억원, 자회사 및 증권 성과급 등이 발생하면서 적자를 면치 못했다.

홀세일 부분의 실적은 반 토막 났다. 지난해 4분기 홀세일 부분의 영업 수익은 전분기(133억원) 대비 98.50% 줄어든 67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수익 가운데 법인영업과 세일즈앤트레이딩(S&T)에서 갈렸다. 법인영업은 전분기(69억원) 대비 228% 줄어든 21억원을 기록했으며, S&T는 전기(50억원) 대비 56.25% 감소한 32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적하락에는 계열사 영향도 한몫했다. 키움저축은행과 YES저축은행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78%, 42% 줄어든 20억원, 26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산운용사와 인베스트먼트, 키움PE, 키움캐피탈 모두 지난해 4분기에 모두 적자전환했다.

반면 IB 부분의 실적을 두배 이상 끌어올렸다. 지난해 4분기 별도 기준 IB실적은 전년 동기(174억원) 대비 229% 늘어난 355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무리한 사업 확장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키움증권이 CB 전체 금액 중 1500억원을 조달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시 수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투입될 수 있는 상황에서 CB 발행이 자칫 재무악화에 주된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명환 기자 ymh7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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