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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정 기자
등록 :
2019-02-13 18:13

수정 :
2019-02-13 18:14

[뉴스분석]조양호 회장, 경영권 방어전략…KCGI에 손 내밀고 주주 달래기

한진, 송현동 부지매각·지배구조 개선 등 KCGI 요구안 수용
주주가치 제고방안 대폭 확대나서…3월 표대결 염두한 조치

그래픽=강기영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요구한 주주제안 내용 중 일부를 수용했다. 송현동 부지 매각과 지배구조 개선 방안 등 한 발 물러나는 선에서 KCGI와 타협점을 찾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특히 조 회장은 주주 가치 제고 방안을 내놨다. 3월 예정된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진그룹은 지주사 한진칼이 송현동 부지를 연내 매각하고 오는 2023년까지 22조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을 골자로 하는 향후 5개년 중장기 ‘한진그룹 비전 2030’을 발표했다. 단순히 볼때 오는 2023년까지 그룹 전체 매출 22조원에 영업이익률 1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이다. 하지만 이번 발표는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 목적이 짙다. .

업계에서는 한진그룹이 내놓은 ▲주주 중시 정책 확대 ▲사업구조 선진화를 통한 주주 가치 극대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이사회 독립성 강화 ▲경영의 투명성 강화 등 4가지 경영발전 방안은 주주 달래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 일부 내용의 경우 KCGI가 요구한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이 반영됐다.

호텔사업에서 철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하면서도 유휴부지 매각을 결정한 것은 KCGI의 요구사항을 담아낸 대표적인 조치다. 한진그룹 비전 2030에는 한진그룹은 올해 서울 종로에 위치한 송현동 부지 3만6642㎡ 매각 계획이 담겨있다. 제주도 파라다이스 호텔의 경우에는 당장 매각하는 대신 서귀포칼호텔과 연계한 고급 휴향 시설로 개발을 추진한다고 했지만 사업성 검토를 실시해 개발 가치가 매각 가치보다 낮을 경우에 매각에 나설 예정이다.

KCGI가 그룹 비주력자산과 적자사업부를 정리해 기업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요구한 부분도 반영했다. 유사한 사업 내용을 갖고 있는 그룹 계열사간 합병을 실시하기로 한 것. KCGI는 앞서 만성적자인 칼호텔네트워크와 LA월셔그랜드호텔, 노후화된 와이키키리조트, 개발이 중단된 송현동 호텔부지와 제주도 파라다이스호텔, 왕산마리나 등 항공업과 시너지가 낮거나 투자목적이 모호한 사업에 대한 투자 당위성을 재검토하라고 주장했다.

사외이사를 늘리고, 별도의 감시위원회를 마련하는 등 여론을 의식한 투명성 강화 방안도 내놨다. KCGI가 제안한 지배구조 개선안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지만, 회사와 경영진에 대한 감시 기능이 강화된다는 점에서 주주들에게 환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한진칼의 사외이사 구성과 운영체계를 바꾸는 것 등도 경영권 방어를 위한 조 회장의 고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비전 발표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주주 중시정책이다. 한진칼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50% 수준을 배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중장기적으로 현금 유보와 주식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배당을 꾸준히 늘리기로 했다. 또 주주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주요 상장사와 공동으로 그룹 차원의 IR을 정기 개최하고, 주요 경영 성과와 계획을 조기 공시한다. 3월 주주총회에서 예정된 국민연금, KCGI와의 표대결을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된다.

재계 안팎에서는 조 회장의 이번 비전 발표가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으로 분석했다. KCGI의 요구안을 일부 수용해 타협 가능성을 높였고, 주주·기업가치 제고 실현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더욱 선진화된 경영을 기반으로 주주 가치를 지속적으로 극대화 시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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