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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원 딜레마’에 빠진 나경원, 선택 미루다가 화 키웠다

[여의도일기]‘지만원 딜레마’에 빠진 나경원, 선택 미루다가 화 키웠다

등록 2019.01.11 14:16

임대현

  기자

5·18민주화운동 조사위원 추천중 한국당 내 잡음나경원의 장고가 계속돼 오히려 당내갈등 알려져사태 커지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딜레마’ 빠져지만원 문제로 당 안팎에서 공격받는 상황까지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긴 나경원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긴 나경원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지만원’이 자주 올라왔습니다. 정치 관련 뉴스를 자주 보시는 분들이라면 이 분이 누군지 아시겠죠? 바로 보수논객으로 유명한 지만원씨입니다. 지씨는 특히 극우적인 발언으로 유명해져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한 사람인데, 요즘 들어 자주 정치권 기사에 언급돼서 무슨 일인지 좀 살펴봤습니다.

알고보니 국회에서 5·18 민주화운동의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위원을 뽑고 있었습니다. 이는 앞서 국방부가 5·18 민주화운동의 진상을 규명하는 특별법 시행령을 공포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조사위원은 9명으로, 국회의장이 1명을 추천하고 여당과 야당이 각 4명을 추천하도록 한 것이죠. 현재까지 의장과 여당은 조사위원 추천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자유한국당입니다. 한국당은 3명을 추천하도록 됐습니다만, 아직까지 명단을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조속히 꾸려져야할 조사단이 5개월째 시작도 못하고 있는 것이죠. 한국당이 조사위원 추천을 미루면서 당연히 그 이유에 관심이 쏠렸고, 그러면서 지만원씨가 자연스레 언급됐습니다.

지씨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자칭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다보니 한국당 일부 의원이 지씨를 추천하자고 제안하고 있죠. 하지만 문제는 지씨가 여러차례 5·18 민주화운동을 폄하하는 발언을 해왔고, 이로 인해 여러 번 고발당한 적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씨를 추천하는 게 옳은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합니다.

특히, 지씨는 어제(10일)도 법원에 출석해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지씨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사진 속 인물들을 가리켜 ‘북한에서 내려온 특수군’이라고 지칭했다가 당사자와 법정공방을 이어오고 있죠. 이외에도 그는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인 김사복씨를 ‘빨갱이’라고 지칭해, 김씨의 아들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당의 원내지도부가 지씨를 추천하기 힘들죠. 이 때문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지씨를 추천하지 않는 걸로 결정한 것 같습니디만, 선택을 미루면서 화가 커졌습니다. 급기야 지씨는 나 원내대표의 지역구를 찾아 자택 앞에서 시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지씨는 “XXX 없다”, “전라도 X” 등 막말을 퍼부어 논란이 일어났습니다.

사태가 커지면서 당내 의원들도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김진태 의원은 “5·18 당시 북한군 개입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특별법에 명시한 만큼 지씨를 위원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당내에 지씨를 지지하는 의원이 더 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이쯤되면 나 원내대표도 이젠 선택을 하기가 더 힘들어졌습니다. 의원총회까지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해야 했고, 의견을 좁히지 못해 결론도 내지 못했습니다. 이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바른미래당이 나서서 지씨를 추천하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여 한국당은 안팎으로 압박을 받게 됐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나 원내대표가 선택을 빨리 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달 11일에 당선됐는데, 지금까지 이 문제를 끌고 왔죠. 만약 일찍이 조사위원을 정했다면 지금처럼 난감한 상황에 빠지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 문제는 예견된 일인지도 모릅니다. 한국당의 원내대표 교체시기에 예산안이 껴 있으면서 다른 현안에 신경쓰기 힘들었고, 전임이었던 김성태 의원도 이 문제를 매듭짓지 않고 넘긴 것도 있죠. 그리곤 정부인사의 잇단 폭로성 발언을 빌미로 정부를 공격하기 위해 혈안이 되면서 자신들의 업무에 소홀해졌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3수 끝에 원내사령탑으로 당선됐습니다. 그러면서 한국당의 당면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기대를 모았는데요. 초반부터 ‘선택장애’를 겪으면서 고전하게 됐습니다. 나 원내대표가 겪는 딜레마를 보면서 자신의 일을 미루지 말자는 교훈을 얻는 것 같습니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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