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관리법’에 美 관세까지 겹악재…政, 대책 마련에 분주

트럼프, GM 못 닫게 수입車에 25% 관세 검토
‘대규모 리콜’ 차관법 개정안 국회 통과 앞둬
성윤모 “자동차산업 활성화대책 12월 초까지”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4년 당시 현금 10조5500억원을 투입해 한국전력 부지 7만4148㎡를 10조5500억원에 사들였다. 현대차가 55%, 현대모비스 25%, 기아차 20%의 비율로 부지매입 비용을 분담키로 했다. 사진=윤경현 기자

자동차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입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 원인을 알 수 없어도 대규모 리콜이 가능하도록 한 ‘자동차관리법’(일명 차관법) 개정안까지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산업을 위해 정부가 자동차산업 활성화방안을 12월에 내놓을 계획으로 알려진 가운데, 벼랑 끝에 몰린 업계는 정부의 대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GM(제너럴 모터스)의 미국 내 공장 폐쇄를 막기 위해 미국이 수입하는 외국산 자동차에 고액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각) 트위터에 “미국 소형 트럭이 잘나가는 이유는 오랫동안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소형 트럭에 ‘치킨세(Chicken tax)’가 붙어 있기 때문”이라며 “수입차에 치킨세를 부과하면 더 많은 차가 이곳(미국)에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치킨세를 부과하면 GM은 오하이오, 미시간, 메릴랜드에 있는 공장들을 폐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치킨세’는 1964년부터 미국이 외국산 소형 트럭에 부과하고 있는 25% 관세를 말한다. 당시 프랑스와 서독이 미국산 닭에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한 대응조치였다는 데서 명칭이 유래했다.

대통령은 또 “우리에게 자동차를 수출하는 나라들은 수십 년 동안 미국을 이용해 왔다.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며 “GM 사건 때문에 지금 그것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차 관세 카드를 통해 GM의 공장폐쇄를 사실상 막겠다는 트럼프의 의지가 실현되면 국내 자동차 회사들도 25% 관세 부과 대상에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우리 업계는 미국이 25%의 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연간 자동차 생산 대수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원인을 알 수 없어도 대규모 리콜이 가능하도록 한 `자동차관리법`(일명 차관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어 업계의 고민은 더욱 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인 박순자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1일 대표발의한 차관법 개정안은 완성차업체나 부품사가 자동차에 결함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결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결함으로 손해가 발생하면 손해의 최대 5배를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차관법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국내 완성차 업체는 물론 협력사까지 과도한 리콜 부담을 지게 될 전망이다. 자동차 제조사는 국내 리콜 사항을 해외에도 신고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이유 없이 리콜하면 글로벌 연쇄 리콜 가능성이 있다.

추후 조사 결과 결함이 아닌 것으로 판명 나더라도 리콜과 손해배상 대응 등으로 인해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결함의 기준이 모호한 상황에서 결함이 없다는 것을 자동차회사에서 입증하라고 하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고 말했다.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국내 완성차업계와 부품업계 등을 잇달이 방문하며 자동차 제조기업의 수출 확대대책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 장관은 “자동차산업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산업 가운데 하나고 단기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종”이라며 “자동차산업 활성화대책을 12월 초까지는 내놓겠다”고 밝혔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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