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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작가 이태희 개인전 ‘겹一 畵合’

청년작가 이태희 개인전 ‘겹一 畵合’

등록 2018.11.16 11:46

김재홍

  기자

산수를 통해 펼쳐지는 현대적 와유(臥遊)의 시간, 19일~23일 자윤갤러리

이태희 작가 작품이태희 작가 작품

와유(臥遊)라는 말이 있다. ‘누워서 유람 한다’는 뜻으로 매일 산에 갈 수 없으니 방 안에서 산수화를 보고 상상하며 쉼을 누렸던 옛 사람들의 즐김을 비유적으로 이른 말이다.

매일 쉼 없이 살아가는 도시의 사람들에게 여유와 휴식의 시간을 선물하는 청년작가 이태희의 세 번째 개인전 ‘겹一畵合(겹일화합)’이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자윤갤러리(광주 남구 행암동 579)에서 열린다.

이국적 색상의 한지위에 몽환적 모습의 무릉도원이 펼쳐져 있다. 신비로운 산수의 모습은 자연의 위대함과 동시에 절묘함을 느끼게 하는 주상절리 같기도 하고 돌산을 거대한 도끼로 찍어내 나타난 바위의 단층 같기도 하다. 전통적 동양화에 현대적 요소를 더한 새로운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청년작가 이태희의 산수 세계는 먹물과 선의 농담으로 그려내는 기존 산수화의 틀을 깨고 나무의 떡판, 나이테, 껍질의 질감을 한지에 그대로 표현한다.

어린 시절 동전 위에 종이를 대고 연필로 긁어 동전의 모양을 새기던 놀이처럼 나이테가 보이는 면에 한지를 대고 분무기로 물감을 뿌려 본을 뜨면 나이테가 그대로 한지에 새겨지는데 이 기법을 동양에서는 탁본이라 하고 서양에서는 프로타주(Frottage)라고 한다. 이러한 작업을 위해 이태희 작가는 투명할 정도로 얇은 한지를 사용하여 그 위에 나무를 겹친다. 그 후 나이테를 따라 나무의 단면이 옮겨진 화폭들을 겹겹이 중첩시켜 색채와 형태의 농담을 전통 산수화처럼 표현한다. 한지의 겹을 따라 만들어진 공간감을 통해 몽환적 느낌과 신비감이 느껴진다.

한국화 작업실에서 났던 나무와 먹의 냄새가 좋아 중학생 무렵 한국화로 진로를 결정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는 이태희 작가는 광주예술고등학교와 조선대학교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매년 주제를 정하여 그와 어울리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데, 올해의 주제는 ‘겹’이다. 여러 겹의 그림을 합친다는 의미도 있고, 회화뿐만 아니라 설치작품과 콜라보 전시를 진행한다는 의미도 있다.

이태희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위해 광주광역시와 광주문화재단이 진행하는 2018문화예술펀딩프로젝트 만세만세 만(萬)만(滿)계에 참여, 6월~7월 두 달 간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모금활동을 진행해 목표했던 100만원 모금에 성공하고, 모금액에 만만한 이자 100만원을 더하여 총 200만원을 지원받았다.

이태희 작가는 “사람, 동물, 식물 등 모든 것에는 시간의 흐름인 테가 남는다. 그 중 나무 위 시간의 흐름인 나이테를 이용하여 시간의 결을 표현했다.”고 밝히며 “자연의 시간을 존중하고 바라보며 나 또한 그와 하나 되는 물아일체의 경지를 담아낸 자연풍광을 통해 관람하는 사람들이 잠시나마 자연경관을 천천히 즐기는 쉼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광주광역시와 광주문화재단이 진행하는 ‘2018문화예술펀딩프로젝트 만세만세 만(萬)만(滿)계’ 프로젝트는 참여한 14개 예술인(단체)의 모금이 성공 및 완료되어 단체별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다.

뉴스웨이 김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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