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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GBC 4년째 표류···주변 상인들 “못살겠다” 성토

[르포]현대차 GBC 4년째 표류···주변 상인들 “못살겠다” 성토

등록 2018.11.13 10:10

윤경현

  기자

한전부지 인수 후 4년여 인허가 문턱 못넘어정책논리에 장기 표류···인근 상인들 ‘아우성’“땅값 오르는 건 보이고 서민 피해 안보이나”현대차 피해도 극심해···하루 이자만 4억4천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4년 당시 현금 10조5500억원을 투입해 한국전력 부지 7만4148㎡를 10조5500억원에 사들였다. 현대차가 55%, 현대모비스 25%, 기아차 20%의 비율로 부지매입 비용을 분담키로 했다. 사진=윤경현 기자현대차그룹은 지난 2014년 당시 현금 10조5500억원을 투입해 한국전력 부지 7만4148㎡를 10조5500억원에 사들였다. 현대차가 55%, 현대모비스 25%, 기아차 20%의 비율로 부지매입 비용을 분담키로 했다. 사진=윤경현 기자

“매일 기도합니다. 국토부의 빠른 결정을 간절히 요구합니다. 상인들의 생계가 달려있습니다. 간절하게 부탁드립니다.”

구(舊) 한전부지 인근 상인의 한마디 한마디에는 간절함이 녹아있었다. 25년째 이곳에서 장사를 해왔다는 한 상인은 정부에 대한 서운함을 넘어 화가 날 정도라고 했다. 생각보다 심각했다.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강남구 삼성동 한복판인 이곳 상권은 제 역할을 상실한 지 오래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뉴스웨이 취재진은 매주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인근 상가 20여 곳 상인들을 만났다.

서울 삼성동 옛 한전부지 면적은 약 7만9341㎡다. 주변 상가는 약 60~70여 곳으로 음식점, 커피숍 등이 대부분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투자목적으로 입점한 곳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전부지 개발로 삼성동 및 주변상가와 빌딩 등의 개발 기대치가 높다고 하지만 실상은 정 반대였다. 투기 목적으로 GBC 인근 건물 매매한 곳은 없다는 것이 인근 부동산 관계자의 전언이다.

GBC 건립을 위한 조속한 승인에 대해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는 찬성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토부의 반대가 만만치 않아 현재 올 스톱 상태다. 국토부의 반대는 GBC 사업이 서울 강남의 부동산 가격 불안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반기라고 할 수 있으나 주무부처의 반대의 힘을 억지로 누를 명분이 없다. 현재 12월 열리는 국토부 산하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에서 결론을 짓는다는 방침이다.

서울 삼성동 옛 한전부지 면적은 약 7만9341㎡에 주변 상가는 약 60~70여개지만 대부분 음식점, 커피숍 등이 대부분으로 일각에서 제기되는 투자목적으로 입점한 곳을 찾기는 힘들다. 일각에서는 한전부지 개발로 삼성동 및 주변상가와 빌딩 등의 개발 기대치가 높다고 하지만 실상은 이와 반대다. 사진=윤경현 기자서울 삼성동 옛 한전부지 면적은 약 7만9341㎡에 주변 상가는 약 60~70여개지만 대부분 음식점, 커피숍 등이 대부분으로 일각에서 제기되는 투자목적으로 입점한 곳을 찾기는 힘들다. 일각에서는 한전부지 개발로 삼성동 및 주변상가와 빌딩 등의 개발 기대치가 높다고 하지만 실상은 이와 반대다. 사진=윤경현 기자

한전부지 인근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10년 넘게 운영해온 오 대표는 “상가에 입점해 있는 상인들 대부분이 식당을 운영한다”며 “한국전력이 떠난 이후 손님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GBC 건립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버티기에는 여력이 없다. 상가 세입자들은 2~3억원의 손해를 보면서 가계 문을 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상가 세입자의 월수입이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80%까지 떨어지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인구가 빠져나가는 이곳은 점심 장사 이외 나머지 시간은 썰렁하다”고 덧붙였다.

한전부지에서 25년간 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점심시간과 퇴근 시간 이외 이곳은 삭막한 동네가 되었다”라며 “한전과 감정원의 이전으로 당시와 현재를 비교한다면 약 70% 매출이 떨어졌고 아르바이트생 비용도 아껴 볼 요량으로 가족들이 가계에서 일을 돕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줄다리기에 서민들만 피해를 안게 됐다”라고 토로했다.

현대차그룹의 피해도 상상을 초월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숙원사업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첫 삽도 못 뜨면서 피해가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GBC에 투입된 금액을 은행 이자만 따져도 하루에 약 4억원 이상이다. 하루에 4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GBC가 상업용도로 만들어지는 건물이 아니기 때문에 단순한 손해비용을 산정하기는 힘들다”면서도 “인수 자금 10조5500억원과 공공기여금(기부체납금) 1조7000억원 대형 개발 등을 은행권 최저 금리인 콜금리(1.52%)로 계산하더라도 10조5500억원에 대한 1년 이자는 1603억원이다. 이를 하루로 나누면 일 평균 4억4000만원 이상의 이자를 지불하는 격”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4년 한국전력 부지 7만4148㎡를 10조5500억원에 사들였다. 현대차가 55%, 현대모비스 25%, 기아차 20%의 비율로 부지매입 비용을 분담했다. 취득세 4%, 농어촌특별세(농특세)와 교육세 0.6%, 지방세 등 세금만 수천억원을 냈다. 또 서울시가 한국전력 부지의 미래가치를 반영해 요구한 공공기여금 1조7000억원도 지불했다. 이후 2015년 1월 GBC 건축 계획을 발표하는 등 속도감 있게 개발사업을 추진했지만 4년여 가량 최종 인허가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구 한전부지 인근 상인의 생계에 대한 이야기는 절실하다. 정부와 국토부에 대한 서운함의 정도가 생각보다 심각하다. 이미 상가 여러 곳은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눈에 띌 정도로 상권은 죽어있는 상태이며 강남구 삼성동 한복판인 구 한전부지 인근 상권은 이미 제 역할을 상실한 지 오래다. 사진=윤경현 기자구 한전부지 인근 상인의 생계에 대한 이야기는 절실하다. 정부와 국토부에 대한 서운함의 정도가 생각보다 심각하다. 이미 상가 여러 곳은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눈에 띌 정도로 상권은 죽어있는 상태이며 강남구 삼성동 한복판인 구 한전부지 인근 상권은 이미 제 역할을 상실한 지 오래다. 사진=윤경현 기자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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