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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영 기자
등록 :
2018-10-2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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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사장 내리꽂더니…산은, KDB생명 부실 책임 회피

2013~2017년 KDB생명 당기순손익 현황. 그래픽=강기영 기자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부행장 출신 낙하산 사장을 내려 보내 KDB생명의 부실을 초래한 산업은행(이하 산은)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KDB생명은 산은 출신 사장이 취임한 후 수익성과 건전성이 모두 악화됐고, 경영 실패를 인정한 산은도 결국 사장을 외부 출신 전문가로 교체했다. 그럼에도 산은은 지점을 절반으로 줄이는 통폐합과 200명이 넘는 인력을 내보내는 구조조정을 통해 고통을 부담한 KDB생명과 직원들을 애물단지 취급하고 있다.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동걸 산은 회장은 KDB생명의 부실과 관련해 산은 산하 기업의 방만경영을 지적한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의 질의에 “KDB생명은 이유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인수했고 인수 직전 3년 동안 누적 적자가 7500억원에 달했다”며 “애초에 인수하지 않았어야 할 회사”라고 밝혔다.

이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KDB생명의 실질적 대주주인 산은의 수장으로서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회피한 것이란 비판이 거세다.

산은은 지난 2010년 3월 옛 금호생명을 인수했으며, 같은 해 6월 사명을 KDB생명으로 변경했다.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를 통해 KDB생명 지분 92.73%를 보유 중이다.

KDB생명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16년 102억원에 이어 지난해 76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4조4810억원에서 4조3489억원으로 1321억원(2.9%)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215억원 흑자에서 744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12월 말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은 108.5%로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크게 밑돌았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자본적정성 지표다. 모든 보험사의 RBC비율은 반드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수익성과 건전성이 동반 악화된 최악의 성적표는 모두 산은 부행장 출신의 안양수 전 사장 재임기간 경영성적표다.

안 전 사장은 2013년 3월 KDB생명 수석부사장으로 부임한 뒤 2015년 3월부터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해왔다. 그는 산은에서 주로 구조조정과 투자금융 관련 업무를 맡아 보험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안 사장이 대표이사직에 오르기 전인 2012년 3월부터 2015년 2월까지는 삼성생명 전무, 동부생명(현 DB생명) 사장을 역임한 조재홍 전 사장이 회사를 이끌었다.

조 전 사장 재임기간인 2014년 655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안 전 사장 취임 첫 해인 2015년 274억원으로 381억원(58.2%) 급감했다.

산은은 내부 출신 인사의 경영 실패를 인정하고 올해 2월 대표이사를 외부 전문가인 정재욱 현 사장으로 교체했다.

정 사장은 보험개발원 부연구위원,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을 거쳐 2004년 3월부터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2006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2008년 하나HSBC생명(현 하나생명) 사외이사를 역임했다.

그럼에도 산은은 KDB생명은 애초부터 부실한 회사였다며 인수 이후 경영 악화에 대한 책임까지 회피하고 있다.

이 회장의 말대로라면 올 초 KDB생명에 3000억원의 유상증자 대금을 투입한 것도 ‘인수하지 말았어야 할 회사’, ‘어차피 안 될 회사‘에 혈세를 낭비한 셈이 된다.

산은이 내려 보낸 낙하산 사장을 모신 대가로 고강도 구조조정과 임금 동결이라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KDB생명 직원들 입장에서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KDB생명은 지난해 8월 완료한 희망퇴직을 통해 입사 20년차 이상, 45세 이상 직원 235명을 내보냈다. 지난해 초 15명이었던 임원은 1분기 6명, 2분기 4명이 잇따라 퇴임하면서 5명만 남았다.

또 같은 해 7월에는 전국 190여개 지점을 99개로 통폐합했다. 지점 2개를 1개로 합친 셈이다.

KDB생명 직원들의 임금은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동결됐다. 산은은 유상증자 참여를 조건으로 경영정상화 시점까지 임금을 동결키로 했다.

KDB생명이 생명보험사 인수·합병(M&A)시장에서 후순위 매물로 밀려난 것도 KDB생명 지분을 매각해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할 산은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 회장은 여러 차례 KDB생명 매각 방침을 밝혀왔으나, 현재 KDB생명의 상태로는 인수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신한금융지주가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나 KB금융지주, 우리은행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동양·ABL생명과 대비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KDB생명 인수는 자신이 결정한 문제가 아니니 책임이 없다는 식의 이 회장 발언은 문제가 있다”며 “산은은 KDB생명의 부실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경영정상화를 통해 조속히 지분을 매각하고 자금을 회수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영 기자 j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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