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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울렁증’ 최종구, 자발적으로 기자실 찾은 사연은

[현장에서]‘언론 울렁증’ 최종구, 자발적으로 기자실 찾은 사연은

등록 2018.10.16 17:45

수정 2018.10.16 17:58

정백현

  기자

평소 ‘카메라 울렁증’ 호소···언론 대응에 부담자본시장 혁신안 발표 연기에도 브리핑 자청‘無色 관료 이미지 벗기 위한 움직임’ 해석 나와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이례적 언론 나들이에 시장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안팎으로 ‘언론 울렁증’을 호소했던 최 위원장이 자발적으로 기자실을 찾아 금융 현안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 것을 두고 앞으로 선명한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 위원장은 지난 15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당면한 금융 현안과 관련된 브리핑에 직접 나섰다. 이날 브리핑은 이번주 중에 예정된 DSR 관리지표 도입 방안과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 개선 방안 관련 등 당면한 금융 현안 문제를 언급하기 위해서였다.

당초 최 위원장은 이날 자본시장 혁신 과제 추진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의 당정 협의 과정에서 추가 논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과제 추진 방안 발표 시점을 오는 26일 이후로 미루게 됐고 브리핑의 주제도 달라지게 됐다.

사실 최 위원장은 평소 언론 인터뷰에 부담을 느껴왔다. 특히 영상과 사진촬영을 위해 카메라가 등장하는 행사라면 더더욱 그랬다. 실제로 최 위원장은 본인 스스로 “카메라가 나오면 유독 부담스럽다”며 ‘카메라 울렁증’을 실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날 진행된 브리핑은 영상과 사진촬영이 금지된 백브리핑이었기에 최 위원장이 큰 부담 없이 브리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 위원장은 “카메라가 있으면 내가 잘 모르는 현안에도 어떻게든 얘기를 해야 하니까 부담이 컸는데 오늘은 아니다”라며 웃어보였다.

보통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열리는 브리핑은 영상과 사진기자들이 발표자의 브리핑 장면을 촬영하지만 브리핑실 맞은편의 금융위 기자실에서 열리는 브리핑은 영상과 사진을 촬영하지 않는 것이 통상적 관례다.

이날 최 위원장은 “사실 오늘 브리핑을 하지 않았어도 됐는데 그렇다고 예고한 브리핑을 아예 취소하면 기자들에 대한 미안함이 더 커질 것 같아서 브리핑을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당초 브리핑 주제인 DSR 관리지표 도입 문제나 RTI 개선 문제는 물론 정부의 가상통화 정책 기조 변화, 차등의결권 도입 문제, 우리금융지주 회장-우리은행장 분리 선임 문제, 미국 재무부와 국내은행의 연락 문제 등 다양한 현안이 오르내렸다.

최 위원장은 정부의 가상통화 정책 기조에 대해 “금융위 금융혁신국에서 해외의 가상화폐 공개(ICO)를 눈여겨 보고 있으며 관련 부처간의 협의를 거쳐 대안을 내겠다”면서도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의 발언 등을 언급하며 ICO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강조했다.

또 차등의결권 도입과 관련해서는 “금융위 소관사항이 아니기에 딱히 잘라 말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벤처·창업기업들의 상장으로 요건을 제한한다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아울러 연말 금융권 최대 이슈 중 하나인 우리금융지주 재출범 시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우리은행 경영에 대한 정부의 불개입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우리은행장의 분리 선임을 사실상 강조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최 위원장의 발언을 보면 일부분에서는 사안을 교묘히 피해가는 듯 둥글둥글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지만 대부분 당면 현안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확고한 의견을 표명했다. 이는 과거와 조금 달라진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는 그동안 최 위원장에게 줄곧 따라붙었던 ‘무색무취 관료’ 이미지를 스스로 벗기 위해 최 위원장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면서 목소리를 낸 것이 아니냐고 분석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그동안 금융 혁신 과정에서 드러낸 성과가 적었던데다 정책 기조에서도 똑부러지게 선명한 부분이 드러나지 않아 ‘색깔이 없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다. 거기에 언론과의 대면에 부담을 느낀다는 이미지까지 겹치면서 소통에 부족한 관료라는 비판도 받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당분간 개각 계획도 없는 만큼 최 위원장 입장에서는 안정적 상황에서 정책을 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그렇기에 최 위원장 스스로도 운신의 폭을 넓혀야 하는 상황이라 판단했기에 이날 언론 브리핑을 자청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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