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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영 기자
등록 :
2018-10-05 12:11

KDB생명 즉시연금 지급 불똥…부담 떠안은 삼성·한화생명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전쟁을 선포하면서 즉시연금 미지급액 지급을 미루고 있는 생명보험사에 비상이 걸렸다. 윤 원장 뒤로 보이는 건물은 (왼쪽부터) 한화생명, 삼성생명, 교보생명 본사. 그래픽=박현정 기자

연금을 과소 지급한 즉시연금 계약 1건에 대해 지급 권고를 수용하면서 다른 유형의 즉시연금 미지급금을 일괄 지급키로 한 KDB생명의 결정으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금융당국의 일괄 지급 권고를 거부해 정면충돌한 삼성생명과 분쟁조정 결정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은 한화생명 모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KDB생명은 만기환급형 즉시연금 가입자 A씨에게 과소 지급한 연금을 지급토록 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달 18일 분조위를 개최해 연금액 산출 기준에 관해 명시 및 설명했다는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A씨에게 만기보험금 지급 재원을 공제하지 않은 연금액을 지급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KDB생명은 A씨와 동일한 유형의 다른 즉시연금 가입자들에게 전체 미지급금을 250억원을 일괄 지급하지는 않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금감원이 일괄구제를 권고한 삼성생명 즉시연금과 약관 유형이 동일한 다이렉트채널 즉시연금 계약 110건에 대해서는 미지급금 2억5000만원을 일괄 지급하기로 했다.

KDB생명의 이 같은 결정은 결과적으로 금감원의 지급 권고를 무시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에 부담을 안기게 됐다.

삼성생명의 경우 금감원의 즉시연금 미지급금 일괄 지급 권고를 거부하고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KDB생명이 동일한 내용의 약관을 이유로 덜 지급한 연금을 일괄 지급하기로 하면서 곤란해졌다.

KDB생명이 분조위의 결정을 수용해 계약자 1명에게 미지급금을 지급키로 한 즉시연금 약관에는 ‘연금 지급 개시 시의 연금계약 책임준비금을 기준으로 보험료 및 책임준비금 산출방법서에 정한 바에 따라 계산한 연금액을 연금 지급기간 동안 지급한다’고 기재돼 있다.

반면 일괄 지급을 결정한 즉시연금 약관에는 삼성생명 즉시연금 약관과 마찬가지로 연금 지급 시 만기보험금 지급 재원을 공제한다는 내용이 없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삼성생명 만기환급형 즉시연금 가입자 B씨에게 과소 지급한 연금을 지급토록 한 분조위의 결정에 따라 모든 가입자에게 미지급금을 일괄 지급할 것을 권고했다.

삼성생명은 올해 2월 분조위의 결정을 수용해 B씨에게 과소 지급한 연금과 이자를 전액 지급했으나, 동일한 유형의 다른 가입자에게는 미지급금을 일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생명은 7월 26일 이사회에서 금감원의 일괄 지급 권고를 거부하고 상품 가입설계서상의 최저보증이율 적용 시 예시 금액보다 적게 지급한 금액만 지급키로 했다. 삼성생명이 지난 8월 24일과 27일 지급한 미지급금은 71억원 (2만2700건)으로, 금감원이 일괄 지급을 요구한 4300억원(5만5000건)의 60분의 1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은 민원을 제기한 가입자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해 보험금 청구 소송비용 지원에 나선 금감원과 충돌했다. 삼성생명은 처음 소송을 제기했던 민원인이 분쟁조정 신청을 취하하자 다른 민원인을 상대로 동일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한화생명은 KDB생명과 달리 분조위의 분쟁조정 결정 자체를 수용하지 않아 큰 대조를 이루게 됐다.

약관 내용이 서로 다른 삼성생명과 KDB생명 모두 분조위의 결정 자체는 수용했지만, 또 다른 유형의 약관으로 분쟁조정 신청이 제기된 한화생명은 유일하게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지난 8월 9일 만기환급형 즉시연금 가입자 C씨에게 과소 지급한 즉시연금을 지급하라는 분조위의 분쟁조정 결정에 대한 불수용 의견서를 금감원에 제출했다.

한화생명은 즉시연금 약관의 연금 지급액 관련 항목에 ‘만기보험금을 고려해 공시이율에 의해 계산한 이자 상당액에서 소정의 사업비를 차감해 지급한다’는 문구가 있다.

한화생명의 즉시연금 미지급금은 850억원(2만5000건)으로 삼성생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장기영 기자 j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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