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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럭셔리 마케터’ 성기영 대표가 추천하는 클리프하우스

[인터뷰]‘1세대 럭셔리 마케터’ 성기영 대표가 추천하는 클리프하우스

등록 2018.10.05 10:16

임정혁

  기자

‘럭셔리 마케팅’ 외길···가장 많은 VIP를 만난 사람“현재 최고는 남해 사우스케이프 내 클리프하우스”‘펀(fun) 기부’ 행사 열어 노블레스 오블리주 하고파

성기영 럭셔리홈갤러리 대표.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성기영 럭셔리홈갤러리 대표.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부동산은 희소성입니다. 일정 시점이 지나면 첫째도 둘째도 입지죠. 그때는 돈이 문제가 아닙니다. 아무리 돈이 많더라도 여기 눈앞에 보이는 전망을 다른 곳에서 볼 수 있을까요?”

성기영 럭셔리홈갤러리 대표가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 최고이자 아시아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든다고 불리는 남해 사우스케이프 한쪽 비밀스러운 장소 ‘클리프하우스’에서였다.

커튼을 열자 수평선이 펼쳐졌다. 남해 특유의 에메랄드빛 물길에 작은 배들이 삼삼오오 수를 놓았다. 군데군데 떠 있는 작은 섬들은 동해나 서해와 다른 풍경을 연출했다.

“지루하지 않죠. 수평선만 있는 게 아니라서 그래요. 아침 다르고 점심 다르고 저녁 다르죠. 처음 공개하는 것인데 아마 사진으로 다 담기진 않을 겁니다. 제가 여기서 얼마나 많이 사진을 찍었겠어요? 몇 번이고 찍어봤지만 사진에 다 담기진 않더라고요.”

클리프하우스는 남해 사우스케이프 직원들도 대부분 존재 여부를 모른다. 어쩌다 관찰력 뛰어난 고객이 “저쪽은 뭔가요?”라고 물어 와야 성 대표를 거쳐 “별장”이라는 답변 정도가 나간다. 그만큼 사우스케이프 자체에서 구태여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투어 자체도 쉽지 않다. 그래도 알음알음 발품을 팔아 정보를 얻은 사람들 사이에서 매매하고 싶다고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구 하나부터 벽에 걸린 소품 하나까지 가격을 들으시면 깜짝 놀랄 겁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디자인 단계부터 경제성을 따지지 않았어요. 오로지 작품성과 희소성만을 목적으로 설계해 입지 희소성에 구매 희소성까지 더해진 경우입니다. 구태여 알리지 않아도 아는 분들은 다 알고 찾으시는 대표적인 럭셔리 사례죠.”

사우스케이프는 정재봉 전 한섬 회장이 현대백화점에 회사를 매각하고 약 4500억원을 들여 계획한 리조트 겸 골프클럽이다. 배용준과 박수진의 신혼여행지로도 유명하다. 당시 경제적으로 자유로운 이들 부부가 해외가 아닌 사우스케이프를 택한 이유로 ‘절경’이 꼽혔다. 클리프하우스는 그들이 머문 곳과 나란히 있다. 성 대표 설명으로는 지금도 정 전 회장은 클리프하우스를 외부에 공개하길 꺼린다.

“디자인 단계부터 회장님 부부의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됐어요. 처음부터 철저하게 작품성과 희소성에 가치를 뒀죠. 실제로 작품이라고 부르세요. 다른 것들 다 뒤로하고 당장 눈앞에 보이는 풍경들만 봐도 그래요. 적어도 지금 국내에선 이런 입지에서 오는 장관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성 대표는 ‘1세대 럭셔리 마케터’로 불린다. 지금은 ‘럭셔리’라는 말이 양면성을 갖고 쓰이지만 성 대표가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른 2002년만 하더라도 이 단어는 흔히 말하는 부자들 사이에서만 사용한 개념어였다.

“어디서는 저를 부자 전문가라고 하고 어느 기업체 강의에 나갔더니 거기선 저를 국내에서 가장 많은 VIP를 만나본 사람이라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불리든 상관없어요. 부자들도 똑같은 사람이고 고객이에요. 제가 먼저 마음을 열고 그들이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열쇠입니다.”

성 대표는 VIP 고객관리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첫 고객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연이 닿으면서 외길을 내달렸다. 25년간 국내 내로라하는 부자들을 만났다. 부자들의 생각과 생활 습관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노력 끝에 성 대표를 찾아 질문하지만 그는 전면에 나서는 걸 꺼린다. 자기가 걸은 럭셔리 마케팅 경력을 걸고 “최고”라고 치켜세우는 클리프하우스에 대해선 담담히 설명을 이어갔지만 정작 자신과 자신의 고객에 대한 질문에는 손사래를 쳤다.

“제가 만나는 고객 특성상 많은 부분을 말씀드리긴 힘듭니다. 계속 여쭤보셔서 딱 한 가지 사례만 말씀드리면 삼성동 아이파크 분양 얘기가 떠오르네요. 그때 현대건설이 부도날 거란 얘기가 시장에 돌면서 불안감이 상당했습니다. 근데 저는 제 고객들에게 사시라고 적극 추천했어요.”

그가 쓰는 ‘럭셔리’의 첫째는 희소성이며 부동산에서 희소성의 근간에는 입지가 있다는 철학에서였다. 현대건설이 부도나더라도 이 정도 입지에 이 정도 고급화 전략을 시장이 가만둘 리가 없다는 신념이었다. ‘럭셔리 마케팅’을 선택해 걸은 경험이자 그 경험에서 나오는 예리한 촉수가 점점 확신으로 커졌다.

“그때 코엑스에서 제 고객들을 모시고 설사 현대건설이 부도나더라도 삼성동 아이파크만은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결국 절반은 구매하시고 절반은 그렇지 않으셨죠. 모든 결정을 존중하지만 당시 아이파크 4채를 사서 100억원 이상을 번 분이 계세요.”

경험이 더해지면서 성 대표는 자신만의 영역을 선명히 구축했다. ‘라이프센터’ 차움의 총괄 마케팅 고문을 맡기도 하고 일본 NHK에서 ‘한국의 부자들’을 취재하는 데 도움을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기도 했다. 차곡차곡 인연을 맺은 고객은 어느덧 4000명에 달했다. 이제는 흔한 단어가 된 ‘럭셔리’라는 말을 두고도 더 깊은 개념 정의를 하게 됐다.

“럭셔리라는 걸 돌아보니 결국 양면성이 있더라고요. 누구는 상류층들만의 세계라고 양극화를 얘기하기도 하죠. 이제 저한테 보이는 건 ‘펀(FUN) 기부’입니다. 우리도 즐겁게 기부하고 엄숙하지 않은 기부를 하자는 거죠. 저를 찾는 분이 더 많아져서 고객 1만 명이 되면 자선 파티를 열고 싶습니다. 그분들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며 외국 못지않은 즐거운 기부 파티를 여는 거죠.”

성 대표는 클리프하우스에서 수평선을 내려다보며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자기가 만난 최고의 빌라라는 곳에서 또 다른 단계의 그림을 그렸다.

“클리프하우스가 전부 분양되면요? 글쎄요. 여길 지은 회장님도 그러시겠지만 저도 자식을 떠나보내는 것처럼 아쉬울 것 같아요. 항상 또 다른 계획을 늘 세우고 있긴 하죠. 그래도 역시 핵심은 먼저 마음을 다가가고 웃음으로 소통하는 거겠죠? 펀 기부 행사를 정말 하루빨리 하고 싶거든요.”

남해 사우스케이프에 있는 클리프 하우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남해 사우스케이프에 있는 클리프 하우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남해 사우스케이프에 있는 클리프 하우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남해 사우스케이프에 있는 클리프 하우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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