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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전쟁]‘들어온 자와 떠난자’…강신욱·황수경의 ‘말말말’

경질 논란 황수경 전 청장 “내가 윗선 말 잘 듣진 않았다”
강신욱 새 통계청장 “특정 해석 염두에 둔 통계생산 없다”
정상적 인사권 행사지만…시기 놓고 잡음, 통계청 어수선

“저는 (이유를) 모른다. 그건 인사권자의 생각이겠죠”라며 “제가 그렇게 (청와대 등 윗선의) 말을 잘 들었던 편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황수경 전 통계청장은 지난 27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이임식 직후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처럼 통계청장 경질을 계기로 통계청에 대한 외압 논란이 동시에 가열되고 있다. 정치권과 관가에서는 황 전 청장의 경질을 놓고 소득분배 지표가 나빠진 것으로 조사된 가계소득 통계와 관련된 문책성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황 전 청장은 노동 통계 전문가로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보조할 적임자로 꼽혔다. 특히 황 전 청장이 지난해 7월 취임할 당시 청와대는 “개혁 성향의 노동경제학자로 고품질의 국가통계 생산 및 서비스를 통해 소득주도 성장을 지원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참여정부 시기인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의 위원직을 맡기도 했다. 정통 관료 출신은 아니지만 국책연구기관에서 꾸준히 활동하면서 노동시장에 대한 연구에 집중했다. 소득불평등 문제에 특화된 노동경제학자로 분류된다.

출생지역 또한 이번 정부에서 선호하는 호남지역이다 보니 완벽한 친정부 인사다. 여기에 황 전 청장은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 데이터센터소장 등을 두루 거친 노동 및 고용통계 관련 전문가다. 노동연구원은 노동 통계에 있어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연구기관 중 한 곳이다.

이처럼 지역 안배를 포함해 문재인 정부와의 ‘코드’ 문제를 고려한다면 황 전 청장만큼 적절한 인사를 찾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 전 청장이 갑자기 물러나게 되면서 최근 정부를 곤혹스럽게 한 통계들이 연이어 발표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는 이유다.

결국 정부 정책을 뒷받침할 ‘맞춤형’ 통계 생산이 아닌 소득주도성장의 정책 효과와는 어긋나는 통계 수치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그분 생각이시겠죠”라며 “특정 이슈 때문에 특정인을 콕 집어서 인사하는 것 아니다”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같은 상황에 통계청 내부에서도 정치문제를 떠나 객관적인 통계 산출을 강조해온 황 청장의 경질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계와 정책은 분리해 접근하는 게 맞고, 황 청장은 내부에서도 이 원칙을 고수한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민간 출신 여성으로 첫 통계청장을 지낸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도 “만약 정권에 불리한 통계가 나왔다는 이유로 통계청장을 바꿨다면 심각한 문제”라며 “정상적 인사권 행사였다고 하더라도 논란을 뻔히 짐작했을 텐데 왜 지금 했는지 의문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후임인 강신욱 신임 통계청장은 소득분배 전문가로, 향후 소득 통계 생산이 강화되는데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는 지난 16일 “가계동향조사는 표본이 완전히 바뀌어 이전 조사 결과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한데도 통계청이 이를 충분히 주지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강 신임 청장은 가계동향조사와 인연이 있다. 지난 5월 가계동향조사 발표 직후 청와대가 노동연구원과 보건사회연구원에 추가 분석을 요청했는데 당시 보건사회연구원쪽 담당자가 강 신임 청장이였다.

강 신임 청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과거 황덕순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과 소득분배를 주제로 보고서와 저서를 다수 발표했으며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실사구시 한국경제’라는 책을 공저하기도 했다.

강 신임 청장은 이날 취임식을 갖고 문재인 정부 통계당국의 새 수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강 신임 청장은 최근 논란을 의식한 듯 “특정해석을 염두에 둔 통계 생산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부가 통계 수치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당대표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계소득 통계가 마음에 안 들면 통계청장을 경질하면 된다는 발상은 누가 한 것인지 모르겠고, 이 판단을 한 순간 앞으로 통계청에서 좋게 나오는 통계들이 있다면 누가 믿을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주현철 기자 jh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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