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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규 원장의 ‘강남 사랑 ’···320억원 신사옥 매입 논란

김학규 원장의 ‘강남 사랑 ’···320억원 신사옥 매입 논란

등록 2018.08.23 11:29

수정 2018.08.24 08:49

손희연

  기자

한국감정원 서초에 새 사옥 매입, 방이동서 이사내부 출신 들어서자마자 강남 컴백, 예산낭비 논란25명 직원이 8층 건물 사용, 이번에도 교통 때문?작년 영업이익 35% 급감···임대사업으로 메꿀까

한국감정원 김학규 신임 원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감정원 제공.한국감정원 김학규 신임 원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감정원 제공.

한국감정원이 최근에 새로 매입한 사옥이 구설에 올랐다. 최근 감정원이 320억원을 들여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 서울강남지사를 서초구 서초동 신사옥으로 이전한다고 밝히자마자 혈세 낭비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산하기관인 감정원에 처음으로 내부 출신인 김학규 원장이 취임한 이후 결정된 사안이라 이목이 집중된다.

23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한국감정원 서울강남지사와 수도권본부가 방이동에서 서초동에 위치한 한화손해보험 지점 건물을 매입해 이르면 9월 중으로 사옥을 옮긴다. 매입액은 320억원으로 한국감정원이 자체 자금 조달로 건물을 사들인다. 서초동 신사옥은 남부순환로 국립외교원과 외교센터빌딩 맞은편에 있는 건물로 지하 3층~지상 8층에 대지면적 989.20㎡, 연면적 5457㎡ 규모다. 올해 2월 김 원장 취임 후 지난 6월 이사회 의결로 결정됐다. 한국감정원은 2013년 대구 본사로 이전한 후 처음으로 추가로 사옥을 매입한 것이다.

서울강남지사와 수도권본부가 입주하는 새 사옥은 지하 3층에서 지상 8층 규모로 이 중 2개층을 한국감정원 강남본부와 수도권본부가 함께 사용한다. 한 층은 사무실로 사용되며, 나머지 층은 직원들을 위한 스마트워크센터, 회의실, 대회의실, 교육 공간 등으로 활용된다.

나머지 6개층은 '임대'를 줄 방침이다. 우선 기존에 계약된 임대차인들을 위해 세를 주고, 임대료도 한국감정원 챙기게 된다. 2개층을 빼고는 임대로 건물을 운영할 계획이라는 게 한국감정원 측의 설명이다.

한국감정원 강남지사 25명의 직원이 2개층을 사용하고 나머지는 6개층은 임대를 줄 게 뻔한데도 320억원의 혈세를 들여 방이동에서 강남 서초로 이전한 이유는 뭘까?

감정원은 임대료 등 비용 문제와 직원과 고객의 교통 접근성 및 편리성,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서울강남지사가 그동안 임차로 지사를 운영해 왔는데 임차료에 따른 비용문제가 있어 이번에 건물을 매입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데 목적이 있다”며 “직원들의 교육 공간 등으로도 활용할 것이며, 무엇보다 교통편이 좋아 접근성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감정원의 사옥 이전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이미 지난 2013년 한국감정원은 대구로 이전하기에 앞서 강남 노른자위 삼성동 본사 사옥를 팔았다. 그 후 서울강남본부와 수도권본부 직원들은 강남구 역삼동을 거쳐 송파구 방이동로 이전했고 모두 월세를 주고 살았다.

이번 사옥 이전의 가장 큰 논란거리는 투입되는 비용 대비 효율성 부분이다. 감정원 부서별 직원 현황을 보면 서울강남지사와 수도권본부 직원은 총 25명으로 서울강남지사 23명, 수도권본부 2명이다. 25명의 직원들을 위해 강남에 신사옥을 매입하는 것이 혈세낭비가 아니냐는 비판이 많다. 최근 실적이 호조세를 보여 그런 것이라면 이해가 가지만 감정원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2016년에 비해 35%나 급감했다. 174억5000만원에서 113억1000만원으로 대폭 떨어진 것이다. 숫자로 따지면 지난해 영업이익의 세배 가량의 돈을 들여 새 건물에 입주한 셈이다.

두번째는 공간의 문제다. 감정원은 서초 사옥의 이사 이유로 교통의 편리성을 들었다. 하지만 2015년 역삼동에서 방이동으로 이전할 때도 감정원은 비슷한 이유를 댔다. 당시 최승문 서울강남지사장은 “접근이 어렵고, 협소한 사무실 공간으로 불편을 호소하시는 고객들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앞으로도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여 고객으로부터 사랑받는 공공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역삼동에서 방이동으로, 다시 서초동으로 이전하는 이유에 접근성 문제가 단골 손님 처럼 빠지지 않았는데 이유가 매우 궁색하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15년 10월에 역삼동에서 방이동에 이전한 이유가 접근이 어렵고, 협소한 사무실 공간 등의 이유였는데 이번에 또 다시 방이동에서 서초동으로 사옥을 이전하는 이유가 3년 전과 똑같다”며 “ 320억원의 혈세를 쓰면서까지 사옥을 이전하는 이유치고는 매우 옹색하다”고 꼬집었다.

임대료 문제도 그렇다. 현재까지 한국감정원 서울강남지사와 수도권본부가 사용하고 있는 방이동 세기빌딩 5층과 수도권본부 7층은 매물로 나와있다. 세기빌딩 7층은 전용면적 39.7㎡ 규모의 중소형 사무실로 보증금 1000만원, 월세 80만원이다. 5층은 전용면적 384.1㎡ 규모의 대형사무실로 보증금 2억원에 월세 690만원이다. 25명의 직원이 사용하기엔 작지 않은 곳이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자는 “해당 건물은 10년 이상된 건물로 월세가격은 2015년 때와는 별반 다르지 않는 가격대”라고 전했다. 3년 전 보다 월세가 크게 올라가지도 않았는데, 임차료 부담으로 건물을 매입해 새사옥을 이전한다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말이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공기업이 건물을 매입해 임차료 부담을 줄이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공간을 활용한다는 점은 이해가 가지만, 결국 320억원이라는 돈은 국민이 낸 혈세가 아니냐”며 “내부 출신의 원장이 들어서면서 나타난 예산낭비의 전형적인 예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국감정원 측은 "지난 2017년 10월 한국감정원이 수립한 '자산운용 및 투자기본계획'에 따라 이사회 의결로 최종결정 된 것이다"며 "김학규 원장의 취임 이전에 결정된 사안이기 때문에 무관하며, 이번 사옥 매입에 앞서 외부 전문기관에 재무타당성을 심도있게 검토했으며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임대비용을 고려할 때 건물 매입이 재무적으로 충분히 타당하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손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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