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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해임’ 서종대 전 감정원장, 다시 날개달 수 있었던 이유는

‘성희롱 해임’ 서종대 전 감정원장, 다시 날개달 수 있었던 이유는

등록 2018.08.12 12:10

이보미

  기자

서종대 전 한국감정원장, 주택산업연구원장에 내정엘리트관료 코스 밟던 그의 추락과 부활의 공직생활‘호남 출신·참여 정부 대표 관료’ 등 후광으로 재부상?

서종대 전 한국감정원장. 사진=뉴스웨이 DB.서종대 전 한국감정원장. 사진=뉴스웨이 DB.

‘성희롱 발언’으로 추락했던 서종대 전 한국감정원장이 주택산업연구원장에 내정되면서 다시 날개를 달고 부활의 신호탄을 쏴 올렸다.

일각에선 성희롱 발언으로 공공기관장 해임까지 됐던 서 전 감정원장의 내정설을 두고 의구심을 제기한다.

주산연이 민간연구원이긴 하지만 직원 성희롱으로 해임까지 됐던 전직 공공기관장이 공기업인 HUG가 출자하는 등 공기관과 밀접한 기관의 수장 자리에 앉는 것이 적절하냐는 자격 논란부터, 거듭 추락해도 날개를 달고 다시 날아오르는 그의 생존력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25회 행정고시 출신인 서 전 한국감정원장은 국토부 재직 당시 이른바 ‘장관감’으로 호명될 정도로 출중한 엘리트 관료의 길을 걸었다.

그는 풍부한 아이이더와 추진력을 인정 받아 이례없는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지만 그의 관가 생활은 ‘비운의 사나이’를 방불케 할만큼 우여곡절이 많았다.

실제로 서 전 원장은 국토부에서 중책 라인으로 꼽히는 주택국장(주택정책관) 출신이다. 그는 출중한 실력을 인정받아 주택국장에 오른지 불과 4개월도 채되지 않아 건설선진화본부장으로 승진하고, 참여정부 시절 신설된 주거복지본부장으로 돌아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주택 정책을 관할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승승장구하던 그의 관료 인생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한다. 2008년 정권 교체 이후 같은해 3월 서 전 원장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에 임명됐는데 주요 주택 정책을 주무르던 그가 외청으로 인사 발령이 난 것이다 보니 기회라는 얘기와 동시에 그의 국토부 본부 승승장구 행보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함께 나왔었다.

심지어 서 전 원장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을 역임한지 약 2년 6개월만인 2010년 9월 세종시 수정안을 성공시키지 못한 데 따른 책임을 지고 사임을 표한 뒤 겸임으로 근무하던 국무총리실 세종시기획단 부단장직에서 물러나기에 이른다. 당시 이를 두고 업계에선 수정안 무산과 정부의 신임 청장 인사에 따라 사실상 퇴출됐다고 평가했다.

이를 끝으로 공직에서 은퇴한 그는 카이스트 건설환경공학과 초빙교수 직을 지내면서 ‘야인생활’을 시작하는데, 그의 강한 추진력과 폭넓은 대인관계로 다시 한번 부활에 성공한다. 관가를 떠난지 약 1년 3개월만인 2011년 11월말 주택금융공사 사장 자리에 내정된 것이다.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대대로 모피아(재무부 출신 마피아를 일컫는 말)가 앉는 자리로 유명하다. 헌데 전직 사장의 와병으로 급작스럽게 유고가 발생한 이 자리에 당시 이례적으로 국토부 출신인 서 전 감정원장이 꿰차면서 당시 관가 안팎에서는 “모피아 위에 국토부”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이후 주금공 시절 능력을 다시 인정받은 그는 곧바로 한국감정원 신임 원장에 내정됐다. 당초 감정원장 지원 과정에서 거짓해명 등 부적절한 처신으로 공직자로서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끝내 서 전 원장에 힘이 실렸고, 그는 3년 동안 임기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그러다 다시 그가 추락의 길을 걷게 된 건, 지난해 있었던 ‘여직원 성희롱’ 파문 때문이다. 그는 11·3 세계평화기구 총회를 마친 자리에서 한 여직원에게 “양놈들은 너같은 타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넌 피부가 뽀얗고 날씬해서 중국 부자가 좋아할 스타일이다”고 발언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서 전 원장은 지난해 2월 여직원에 대한 이 발언 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처음에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지만, 이후 대구지방고용노동청과 국토부 조사 결과 혐의가 어느 정도 인정되면서 임기 종료를 불과 이틀 앞두고 그의 사임 의사에도 불구하고 해임 처리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가 다시 주산연 원장에 내정된 점을 두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의 해임이 다른 일도 아닌 도덕성이 의심되는 ‘성희롱’ 문제인데다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연구용역비를 출연하는 등 공기업과도 연관성도 무시할 수 없는 주산연 원장 자리에 까지 다시 어떻게 도약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다.

때문에 관가 안팎에서는 제2의 참여정권으로 불리는 문재인 정부 국토부 라인들에서 서 전 감정원장을 다시 챙겨주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가 노무현 정부 시절 국토부에서 주요 중책인 주거복지본부장을 지내고, 국토부에 여전히 그의 인맥들이 즐비하게 현직에서 공직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정치권에서 ‘호남 라인’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서 전 감정원장이 호남 출신 인사라는 점도 무시 못할 요소 중 하나라는 시선도 있다. 서 전 감정원장은 고향이 전라남도 순천이다.

또한 정치인 출신 현 김현미 국토부 장관 역시 전라북도 정읍 태생으로 호남 출신이다. 이와 한편 최근 정치권에선 ‘민주당 권리 당원 현황’에 따르면 현재 민주당 권리당원의 27%가 호남 출신으로, 호남 출신 당원들의 표심이 사실상 승부를 가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서 전원장은 1960년 생으로 순천고등학교, 한양대학교 경제학 학사,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정책학, 버밍엄대학교 대학원 경제개발정책 석사 등을 졸업하고, 1981년 제25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발을 들였다.

옛 건설교통부(현 국교통부) 도시건축심의관, 신도시기획단장, 주택국장, 주거복지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초빙교수, 주택금융공사 사장, 한국감정원 원장 등을 지냈다.

뉴스웨이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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