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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회장, 삼성맨 박근희 영입···“이재용 부회장 양해 구했다”

이재현 회장, 삼성맨 박근희 영입···“이재용 부회장 양해 구했다”

등록 2018.08.10 15:31

수정 2018.08.10 15:48

이지영

  기자

이재현 회장, 박근희 전 부회장 CJ대한통운 부회장 영입삼성맨의 신화로 불리는 인물···경영자문·대외활동 총괄이건희-이맹희 부친시절 앙금풀고 대화···화해무드 물씬

그래픽=박현정 기자그래픽=박현정 기자

“이재현 회장이 박 부회장 영입을 위해 이재용 부회장에게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 CJ그룹 고위 관계자는 지방대 출신으로 삼성에 입사해 부회장 자리까지 오른 ‘삼성맨의 신화’ 박근희 전 삼성생명 부회장이 CJ로 자리를 옮기는 것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삼성그룹 최고위직 출신 인사가 CJ그룹으로 자리를 옮기는 건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상속세 다툼 등으로 그동안 불편한 관계를 지속했던 삼성과 CJ간 ‘화해무드’가 조성될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과 CJ 간 사이가 틀어진 이후 삼성과 CJ는 최고위직 임원이 상대 회사로 옮기는 사례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CJ그룹은 10일 삼성생명 대표이사 부회장을 역임한 박근희(65) 삼성생명 고문을 CJ대한통운 부회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다음주부터 자리를 옮겨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앞으로 CJ대한통운 경영 자문과 함께 CJ그룹의 대외활동 전반을 담당할 예정이다.

CJ그룹은 그룹의 대외활동을 총괄해온 이채욱 CJ그룹 부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올해 3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데 이어 손경식 회장이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대외업무를 담당할 인물을 물색한 끝에 박 부회장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부회장이 CJ로 옮기는 것과 두 회사의 최고 수뇌부 간에 이야기가 된 사안으로 알려졌다. CJ그룹 고위 관계자는 “박 부회장을 영입하기 위해 몇 차례 만남을 주선했고 이재용 부회장과도 인사 관련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안다”며 “박 부회장은 삼성에서 쌓아온 오랜 관록을 토대로 CJ대한통운 경영에 대한 자문과 CJ그룹 대외활동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부회장은 충북 청주시 청원 출신으로 청주상고와 청주대학을 졸업한 뒤 1978년 삼성전관(현 삼성SDI)에 입사했다. 이후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장(부사장)을 거처 2004년 삼성캐피탈과 삼성카드 대표이사(사장)를 맡았다. 이후 2005년부터 삼성그룹 중국 본사사장 겸 삼성전자 중국총괄 사장을 맡으면서 삼성의 중국 사업을 이끌었다. 2011년부터 삼성생명 대표를 맡았고 2013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지방대 출신으로 부회장 자리까지 오른 ‘삼성맨의 신화’로 꼽힌다.

CJ가 1993년 삼성으로부터 계열 분리한 후 삼성그룹 고위직 임원이 CJ그룹으로 옮기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특히 지난 2012년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 회장이 동생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상대로 상속 재산 분할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삼성과 CJ 간 앙금으로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면서 고위 임원이 옮기는 일은 금기시돼 왔다. 당시 이맹희 명예회장은 여동생 이숙희씨 등과 함께 이건희 회장 등을 상대로 4조원대 주식인도 청구 소송을 냈다가 1심에서 패소했다. 이후 이맹희 명예회장이 항소했지만 2심에서도 패소했다.

이 시기 이재현 회장의 미행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두 그룹 간 관계는 극도로 악화됐다. CJ그룹은 조직적으로 이 회장을 미행한 삼성 계열사 직원들을 고소했다. 두 그룹은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인근의 선영 참배를 놓고도 갈등을 빚기도 했다.

최악의 상황으로 흐르던 관계는 지난 2014년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이재현 회장의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범삼성가에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진정됐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양측의 오랜 갈등의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수 조원대 상속 소송으로 감정의 골이 악화할 대로 악화한 삼성과 CJ그룹의 화해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며 “CJ그룹이 삼성 출신의 박근희 전 부회장 영입과 관련해 이재현 회장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양해를 구하면서 자연스럽게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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