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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재건 포부 어디로 가고···부실 계열사 지원 창구 전락한 SM상선

해운 재건 포부 어디로 가고···부실 계열사 지원 창구 전락한 SM상선

등록 2018.08.10 10:38

수정 2018.08.10 10:45

이지숙

  기자

우오현 회장 장녀 대표로 있는 ‘삼라농원’ 꾸준히 자금대여삼라농원, 우연아 대표 지분 19%·SM상선 24% 보유작년 SM그룹으로 인수된 경남기업에도 422억 자금대여SM상선 지원 위해 우방과 합병했다더니 부실회 지원 답습

우오현 SM그룹 회장, 사진=SM그룹 제공우오현 SM그룹 회장, 사진=SM그룹 제공

작년말 우방건설과 합병하며 몸집을 키운 SM상선이 자본잠식 관계사에 자금을 꾸준히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올해 여러차례 자금대여에 나서며 그룹의 금전거래 창구 역할에 앞장섰다.

SM그룹은 지난해 SM상선의 자금력을 키우기 위해 우방건설산업과 SM상선의 합병을 추진했다. 이는 지난 2016년 12월 SM그룹에 편입된 SM상선이 안착할 때까지 우방건설산업에서 지원하고 대한해운의 부담을 덜어주자는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결정이었다.

SM그룹은 2016년말 한진해운 미주·아시아 노선을 인수한 뒤 SM상선을 세우고 6000억원 가까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에서 관련 인력 200여명도 고용 승계했다.

합병 전 SM상선의 2017년 영업손실은 505억원에 달했지만 합병 후 2017년 매출 3636억1600만원, 영업이익 376억3800만원, 당기순이익 166억5100만원을 기록했다. 자산규모도 5800억원으로 확대됐고 부채비율은 169%로 낮아졌다.

주요주주는 삼라마이다스 41.36%, 티케이케미칼 29.55%, 대한해운 7.44%, 6.58%, 우방산업 5.91%, 우방 5.44%, 산본역사 3.72% 등이다.

우 회장은 우방건설산업과의 합병으로 SM상선 지원 의지를 보였으나 실제로 재무구조가 탄탄해진 SM상선은 최근 자본잠식 상태인 관계사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M상선은 올해만 7차례 삼라농원에 자금을 대여해줬다. 현재 차입금 총액은 31억4000만원에 달한다.

2O13년 설립된 삼라농원은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장녀인 우연아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곳으로 우 씨는 지분 19%를 보유하고 있다. SM상선도 지분 24%를 보유 중이다.

현재 자산총액 65억6400만원, 부채총액 70억4400만원으로 삼라농원은 자본잠식 상태다. 작년 매출액은 1억6100만원, 영업이익 100만원을 거뒀으며 당기순손실은 1억9300만원으로 집계됐다.

SM그룹 측은 삼라농원에 대한 지금대여에 대해 “삼라농원이 설립된지 얼마되지 않아 자금이 풍부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삼라농원의 농지취득을 목적으로 사업의 연속성을 위해 자금대여를 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라농원 외에도 SM상선은 올해만 SM그룹 계열사인 경남기업(4건), 우방산업(2건), 성우종합건설에 자금을 대여한 바 있다.

경남기업 공시에 따르면 8월6일 기준 경남기업이 SM상선으로부터 대여한 차입금액 총계는 422억원에 달한다.

경남기업은 지난 2월27일 330억원, 7월16일 70억원, 8월6일 30억원 등 지속적으로 SM상선으로부터 자금을 대여했다. 지난 7월16일에는 SM상선이 동아건설에서 70억원을 빌려와 경남기업에 대여해주기도 했다.

아파트 브랜드 ‘아너스빌’로 유명한 경남기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1조원 규모의 랜드마크72빌딩 사업에 발목이 잡히며 상장폐지와 회생절차를 밟았다. 이후 지난해 SM그룹에 인수됐다.

2016년 매출액 4004억, 영업이익 36억원을 거두며 4년만에 흑자전환했으나 지난해에는 매출액 2535억, 영업손실 590억원으로 다시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2236억2057만원, 부채비율도 782.48%에 달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14억67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57억9600만원을 거둬 204.44% 늘어났다.

SM그룹 관계자는 “경남기업이 법정관리를 졸업한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이라 신용도가 낮고 채무상환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어 동아건설로부터 직접 자금대여를 할 수 없었다”며 “SM상선은 경남기업에게 이미 토지를 기담보로 제공받고 있었기 때문에 채권확보 차원에서 돈을 대여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SM상선이 그룹내 계열사를 통한 자금대여·차입이 활발하며 그룹내 금전거래 창구로 전락한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작년 한해 동안 자금대여만 18건, 자금차입은 20건에 달해 SM그룹 내 타 관계사와 비교해도 월등히 자금거래가 많은 편이었다.

2017년말 감사보고서 기준 SM상선은 삼라마이다스, 티케이케미칼, 동아건설산업 등 18개 기업에 2127억3078만원의 자금을 대여해줬다. 기말 기준 대여자금은 559억2929만원이다.

자금차입건수는 더 많았다. SM상선은 대한해운, 삼라, 우방 등 20개 SM그룹 계열사에서 2379억4300만원을 빌려왔고 기말 기준 자금차입금은 523억1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SM그룹 관계자는 “작년 SM상선이 사업측면에서 자금에 여유가 있었고 이에 관계사 중 일시적인 자금이 필요한 곳에 대여해 준 것”이라며 “공시, 이자, 수수료 등 법적절차를 준수해 진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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