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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린 기자
등록 :
2018-07-30 11:09

진에어 청문회 앞두고 항공법 오류 논란 확산

항공사업법·항공안전법에 모순 조항…법리해석 달라져
전문가 “外人 2분의 1이하 합법적 법인…결격 사항 아냐”
수차례 개정과정서 오류 가능성…법리 싸움 치열할 듯

진에어 면허취소 청문회를 앞두고 면허취소 사유가 된 항공법 적용에 대한 문제제기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항공법상 해석을 다르게 할 수 있는 여지가 커 치열한 법리싸움으로 번질 조짐이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30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진에어 항공운송면허 취소 관련 청문회를 비공개로 진행한다. 이날부터 8월까지 총 세차례의 청문회를 열고 진에어에 대한 소명을 듣고 면허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는 지난 4월부터 진에어의 면허취소를 검토해왔다. 미국 국적자인 조현민 전 전무가 2010~2016년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한 것이 항공사업법과 항공안전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근 전문가들과 항공업계에서는 현행 항공사업법과 항공안전법의 각 조항 사이에 상충되는 부분이 있어 두 법령이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항공사업법 제9조(구 항공법 제114조)에 따르면 ①항공안전법 제10조(구 항공법 제6조) 1항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 ②피성년후견인, 피한정후견인 또는 파산선고를 받고 복권되지 아니한 사람 ③항공관련법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난 날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④항공관련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유예 기간에 있는 사람 ⑤국내항공운송사업 등의 면허 또는 등록 취소처분을 받은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자 ⑥임원 중에 제1호부터 제5호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이 있는 법인에 대해서는 항공사업 면허를 줄 수 없다.

같은 법 제28조(구 항공법 제129조)는 항공사업자가 제9조의 면허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면허를 취소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임원 중 항공안전법 제10조 1항의 첫번째 조항인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이 있는 경우 면허를 취소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항공사업법의 이런 규정은 항공안전법 제10조 1항의 내용과 모순된다.

항공안전법 제10조 1항을 보면 외국인이 법인등기부상의 대표자이거나 외국인이 등기 임원 수의 2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법인이 소유하거나 임차한 항공기는 등록할 수 없게 되어 있는데, 이를 거꾸로 해석하면 외국인이 등기 임원 수의 2분의 1 미만인 법인의 항공기는 등록 가능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면허결격 사유 조항의 1호의 경우 개인사업자(사람)로 4호는 법인의 자격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며 “특히 4호를 보면 등기 임원의 2분의 1 미만까지는 외국인 임원을 둘 수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개정 과정에 오류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961년 제정된 항공법은 1991년 전면 개정과 수차례 부분 개정을 거쳐 2017년 항공사업법과 항공안전법, 공항시설법 등 3개 법률로 쪼개졌다.

외국인 임원이 있는 법인이 면허취소 대상에 처음 추가된 것은 1991년 전면 개정 때였다. 1991년 개정 전후 항공법 규정을 비교해 보면 개정 전 면허 결격사유를 규정한 구 항공법 제81조 5항 마목의 ‘법인으로서 그 임원이 나목 내지 라목에 해당하는 자’가 개정 이후 114조 1항의 5호로 바뀌면서 ‘법인으로서 그 임원 중에 제1호 내지 제4호에 해당하는 자가 있는 경우’로 바뀌었다.

개정 전에는 임원 중 ‘면허취소로부터 2년이 지나지 않은 자’(나목)와 ‘파산선고, 금치산 또는 한정치산선고를 받고 복권되지 아니한 자’(라목)가 있으면 면허를 취소할 수 있었는데, 개정 후 임원 중 ‘면허취소로부터 2년이 지나지 않은 자’(4호)와 항공기 등록 제한 사유를 규정한 ‘제6조 1항에 해당하는 자’(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 등·1호)가 있으면 면허를 취소하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홍석진 미국 북텍사스주립대 항공물류학과 교수는 “현행 항공사업법 제 8조는 국내/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의 기준을 정하고 있고 제 54조는 외국인 국제항공운송사업의 허가를, 제92조는 결격사유를 정하고 있다”면서 “결격사유로는 외국인, 외국 법인 또는 정부, 단체가 주식이나 지분의 2분의 1이상 그리고 외국인 임원이 2분의 1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진에어의 경우 한국인에 의해 51% 이상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고 외국인이 2분의 1이하이기 때문에 합법적인 국내법인으로 볼 수 있다. 이는 항공사업법 및 항공안전법 상 결격 사항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교수는 “물론 외국의 사례에서 볼 수있듯 주식, 지분, 임원수가 2분의 1이하를 유지하였음에도 대주주의 자녀인 외국인이 사실적 지배를 했다면 현행 법률상으로도 충분히 다툼의 여지는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진에어 직원모임은 항공법령이 외국인 임원 선임 가능 여부를 두고 모순적인 조항들이 있다며 면허 취소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진에어 직원모임 임시대표인 박상모 기장은 “1991년 이 법이 개정될 때의 취지는 외국인 투자 활성화를 위해 등기임원의 4분의1을 외국인으로 둘 수 있다는 조항을 2분의1로 완화한 것”이라며 “잘못된 항공법령을 방치한 국토부가 이를 숨기기 위해 진에어의 면허를 취소하려고 하기 때문에 청문 절차는 중단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반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당시 이 조항의 개정 이유를 설명한 문서가 남아있지는 않지만, 실수로 잘못 개정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법령이 과도하다는 주장은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일단 법령이 있으면 법대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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