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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백현 기자
등록 :
2018-07-23 18:08

윤석헌-김상조 연쇄 회동에 벌벌 떠는 은행장들

尹-金, 한 달 간격 두고 은행장 간담회 참석
윤석헌, 은행권 종합감사 부활 언급 가능성
반발 증가보다 불안 심리 저감 효과에 기대

은행장들과의 만남을 앞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왼쪽)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최신혜 기자/이수길 기자

국내 시중은행장들이 ‘금융권 검찰총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경제계 검찰총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한 달 사이의 간격을 두고 만난다. 금융권을 쥐락펴락 할 수 있는 호랑이 인사들과의 연이은 만남에 은행장들은 불안감을 피력하고 있다.

윤석헌 원장은 23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비공개로 시중은행장들과 만나 만찬 간담회를 진행한다. 이날 만찬에는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은행연합회에 사원은행으로 가입한 22개 은행의 은행장, 은행연합회 유관기관의 기관장 등이 모두 참석한다.

이날 만찬은 은행연합회가 주최하며 윤 원장은 초대 손님의 형식으로 참여한다. 은행연합회는 보통 한 달에 한 번 이사회를 연 뒤 금융당국이나 경제 정책 관련 부처 관계자를 초대해 간담회를 여는데 은행장 1~2명 정도가 개인 사정 등을 들어 빠지곤 한다.

그러나 이번 간담회에는 1명의 열외도 없이 모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장보다 직제상 상급자인 최종구 금융위원장과의 은행장 간담회 때도 일부 국책금융기관 대표가 불참한 것을 감안하면 윤 원장의 방문에서 보여준 은행장들의 행보는 상당히 이례적인 셈이다.

올 5월 취임한 윤 원장은 지난 12일 증권사 CEO들과 만난 적이 있다. 이번 은행장 간담회는 업권별 CEO들과의 스킨십 여정 중 두 번째 일정이 된다. 은행장들은 금융회사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윤 원장과의 대면을 앞두고 불안한 심정으로 만찬장에 나선다.

윤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은행권에 대한 신뢰 회복과 보수적 영업 행태에 대한 혁신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올 하반기부터 부활시키기로 약속한 시중은행 종합감사가 언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은행 종합감사는 은행 경영의 모든 부분을 속속들이 털 수 있는 계기이기에 은행 입장에서 매우 불쾌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은행권 안팎에서는 자정 활동을 통해 신뢰 회복의 기회를 주지 않고 인위적 군기 잡기식 종합감사를 펴는 것이 아니냐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은행권 안팎에서는 윤 원장과의 이번 만남을 계기로 이같은 반발 심리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윤 원장이 은행장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겠다고 나선 만큼 예상 외로 의견 차이가 좁아질 가능성도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그동안은 서로 대면한 적이 없기에 말로만 대립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직접 마주한 자리에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기로 한 만큼 은행들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대안의 도출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기대했다.

윤 원장과의 만남이 지난 후에는 윤 원장만큼 무서운 호랑이를 만나야 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의 만남은 오는 8월 27일 저녁에 진행된다.

윤석헌 원장이 은행의 내부 통제 강화 문제를 언급했다면 김 위원장은 은행권 안팎의 공정경제 문제를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 입찰 과정에서 납품가를 고의로 낮췄다는 의혹을 김 위원장이 강조할 경우 은행장들의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가 ‘재벌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있고 김 위원장이 자타가 공인하는 ‘재벌 저격수’로 알려져 있는 만큼 거대 은행들의 이익 창출 구조 혁신을 강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김 위원장은 한성대 교수 시절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투명화를 촉구하고 은산분리 완화 원칙에 대해서는 철저히 반대하는 의견을 강조한 전례가 있다. 쉽게 말해 은행들이 듣기에 상당히 쓴소리를 골라서 했던 인물 중 한 명이 김 위원장이다.

다만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과 정치권 일각에서 은산분리 원칙의 제한적 완화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핀테크 산업의 진흥 등을 위해 김 위원장이 전향적 입장을 은행장들에게 언급할 수도 있어 향후 만남의 결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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