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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희 기자
등록 :
2018-07-12 18:03

수정 :
2018-07-13 08:17

최태원 회장의 20년 뚝심…‘바이오 영토’ 글로벌로 넓힌다

美 의약품 생산기업 앰팩 지분 100% 인수
작년 유럽 원료의약품 생산시설 인수하기도
SK, “글로벌 시장에서 질적·양적 도약 계기”

최태원 SK 회장은 바이오 사업을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점찍고 지난 20년간 꾸준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 사진=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일찌감치 점찍고 육성해온 바이오 사업이 빠르게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바이오 영토’를 전세계로 확장하며 20여년간 공들인 사업의 성과가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20년간 이어진 최 회장의 뚝심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SK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바이오‧제약 CDMO인 엠팩(이하 엠팩)의 지분 100% 인수를 결정했다. 지난해 유럽의 고부가가치 원료의약품 생산시설을 통째로 인수했던 SK가 고성장 중인 미국 업체 인수를 통해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함으로써 글로벌 1등 CDMO(위탁개발 및 생산업체)로 도약한다는 전략에 따른 결정이다.

SK는 SK바이오텍의 아시아-유럽 생산 시설과 미국 엠팩 간 R&D, 생산, 마케팅‧판매의 삼각편대를 활용해 2022년 기업가치 10조원 규모의 글로벌 선두 CDMO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반도체와 제약사업을 눈여겨보면서 집중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제약·바이오 사업이 아직까지 시작 단계인 만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와 M&A를 진행하는 모습이다.

SK그룹의 제약·바이오 사업은 SK바이오팜, SK바이오텍, SK케미칼 등을 통해 진행된다. SK바이오팜은 신약 개발 등 연구개발(R&D)을 담당하고 SK바이오텍은 원료의약품 생산에 집중한다. SK그룹 내 소그룹 체제인 SK케미칼도 별도로 의약개발 등을 맡고 있다.

이 가운데 최 회장이 집중적인 육성의지를 보이고 있는 곳은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텍이다. 특히 SK는 지난해 2월 손자회사인 SK바이오텍을 자회사로 편입한 뒤 집중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6월 SK바이오텍은 아일랜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대형 원료의약품 생산 공장을 인수하면서 유럽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BMS 공장은 합성의약품 제조 과정 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공정을 수십년간 진행해왔던 만큼 SK바이오텍의 역량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SK바이오텍의 기술력과 BMS가 보유한 글로벌 판매망, 생산노하우가 결합되면 시너지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엠팩 인수를 통해서는 SK의 아시아 및 유럽 의약품 생산역량과 엠팩 간 시너지를 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한국과 아일랜드에서 총 40만 리터급의 원료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엠팩 생산규모를 고려할 때 2020년 이후 생산규모가 글로벌 최대인 160만 리터 급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SK로서는 이번 인수가 글로벌 시장에서 질적, 양적 도약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 고령화 추세에 따라 제약시장은 연평균 4%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선두 CDMO 그룹은 연평균 16%의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대형제약사들이 의약품 생산을 전문 CDMO에 맡기는 추세인데다 대규모 생산시설을 보유하지 못한 신생 제약업체들의 약진도 한 몫하고 있다.

이같은 환경에서 SK가 글로벌 M&A를 통해 임상단계부터 상업화 단계까지 원료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글로벌 선두 CDMO 그룹에 조기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팜이 독자개발한 혁신 신약인 뇌전증 치료제(Cenobamate)가 3상 막바지에 접어든 것은 물론 연내 미국 FDA 신약승인신청(NDA)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로써 SK는 ‘글로벌 FIPCO로의 도약’에 바짝 다가서게 됐다. FIPCO는 연구‧개발 뿐 아니라 생산과 판매‧마케팅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종합제약사를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SK의 바이오‧제약 사업은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거듭해 고수익을 실현하는 대표적 사례”라면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FIPCO’의 등장이 국내 제약사업의 글로벌 확장에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an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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