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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등록 :
2018-07-11 15:45

수정 :
2018-07-11 15:46

[중견그룹 보스상륙작전-경동원②]경동나비엔 “관계사 기술지원, 수출 밑바탕”

경동원, 보일러 제어장치 등 생산
안전과 직결된 사업 특성상 기술력 중요
협력사 확보 어려워…관계사서 기술 개발
경동나비엔, 지난해 해외매출 비중 50% 넘어

사진=경동나비엔 제공

국내 보일러 업계 1위 경동나비엔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주사인 경동원도 경동나비엔과의 거래에 힘입어 매년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경동나비엔이 관계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력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경동나비엔은 “내수 중심이던 보일러 산업을 수출산업화 하는 과정에서 경쟁력 있는 품질을 확보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며 “국내 보일러 부품 업계에 경쟁력 있는 협력사를 찾기가 어려워 전문 기술력을 가진 경동원과의 거래가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경동원은 홈IoT 시스템을 생산하는 네트웍사업부와 내화단열재를 만드는 세라텍사업부로 구성돼있다. 이들 독자 사업 외에 보일러의 제어장치인 컨트롤러와 룸콘, 보일러 수배관 등 플라스틱 사출품 생산을 통해 경동나비엔의 보일러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경동원이 경동나비엔의 보일러 사업을 뒷받침하게 된 배경에는 ‘독자적인 자체 기술력 확보’라는 과제가 자리하고 있다. 보일러가 안전과 직결된 제품이라는 특성상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브랜드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만큼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데, 이를 뒷받침 할만한 협력사를 아직 국내에서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동나비엔에 따르면 가스보일러가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았던 2000년대 초반, 안전한 사용을 위한 보일러 제어 기술이 특히 중요해졌다. 가스보일러의 경우, 정교한 제어가 동반되지 않으면 안전 사고의 위험이 크다.

당시 경동나비엔은 콘덴싱보일러 생산을 위해 값 비싼 유럽 부품을 수입해 들여오고 있었고, 보일러의 제어를 담당하는 마이콤 역시 외주를 통해 생산하고 있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경동나비엔은 자체적인 전자 제어 기술력 구축을 위해 2002년 자회사로 경동전자를 설립했지만,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기름보일러를 생산할 당시 주력이었던 기계 전공 인력이 주를 이루고 있어, 전자 분야 개발을 위한 원활한 의사결정이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보일러 콘트롤러와 룸콘트롤러만으로는 우수한 연구 인력 확보도 쉽지 않았다. 때문에 경동나비엔은 당시 홈네트워크 사업을 준비하던 모기업 경동네트웍(현 경동원 네트웍사업부)과 경동전자를 합병, 새롭게 전자 전문기업을 만들고 해법 모색에 나섰다.

경동원 네트웍사업부는 이 때부터 경동나비엔이 글로벌 시장에 걸맞는 제품 성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기술을 지원했다. 외부 온도 변화를 반영, 자동으로 온도를 제어하고 강풍이 부는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연소를 가능케 하는 제어기술, 탁월한 온수 품질 등이 경동원 네트웍사업부에서 지원한 기술이다.

경동나비엔은 이렇게 글로벌 시장에서 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후에도 수출과정에서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가장 큰 위기는 북미 시장 진출 초기인 2008년 발생한 품질 관련 문제였다. 외주를 통해 생산하던 플라스틱 사출품이 국내에 비해 높은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깨져 누수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국내 부품 업체가 정품 수지를 제대로 사용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다고 경동나비엔은 설명했다.

시장 진출 초기였기 때문에 당시의 판매 물량으로는 역량 있는 파트너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경동나비엔은 케미컬 관련 전문 기술을 가진 관계사 경동세라텍(현 경동원 세라텍사업부)과의 협업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경동세라텍은 경동나비엔을 위해 사출품 제조 기술개발에 매진, 보일러 수배관 기능부품의 품질을 향상시켜 북미 시장에 연착륙하는 데 기여했다.

이 같은 기술 개발을 통해 경동나비엔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경동나비엔의 매출액은 지난해 전년 대비 17.4% 증가한 6846억원을 기록했으며 해외 매출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국내 보일러, 온수기 수출 규모도 경동나비엔의 해외 사업에 힘입어 2005년 2289만 달러에서 지난해 2억8456만 달러로 급성장했다. 수출 중 80% 이상은 경동나비엔이 차지하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무역의 날 행사에서 보일러 업계 최초로 ‘2억불 수출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미국, 러시아 등 국가별로 상이한 난방 문화와 인프라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안전하면서도 뛰어난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제어기술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에 관계사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수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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