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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홍 기자
등록 :
2018-07-09 22:17

수정 :
2018-07-10 07:49

문대통령 만난 이재용…경영재개 힘 받는다

정부로부터 사실상 ‘삼성 총수’ 승인
관계회복 신호탄…이재용 경영 복귀
삼성그룹 대규모 투자·고용계획 기대
인수합병·사업재편 행보도 빨라질듯

그래픽=박현정 기자

‘삼성 총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첫 만남을 가졌다. 그동안 경영복귀에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여왔던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총수로서의 경영활동을 재개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9일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을 진행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문 대통령과 함께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 함께 참석했다. 두 사람을 안내한 것은 이 부회장이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삼성 사업장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이 부회장 역시 지난 2월 집행유예로 석방된 이후 첫 공식행보다. 이를 통해 두 사람은 처음으로 대면하게 됐다.

재계에서는 이번 만남이 정부와 삼성의 관계회복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부회장도 잠행을 멈추고 경영보폭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석방됐지만 그동안 공식행보를 자제하고 해외출장에 주력해왔다. 아직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는 만큼 형이 확정되지 않은 이유가 크다.

청와대도 그동안 ‘삼성 패싱’ 기조를 보여왔다. 김동연 부총리가 주요 기업과의 만남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재계 1위 삼성과의 만남을 미루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삼성과의 관계 회복에 나선 것은 경제문제 해결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특히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한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삼성과의 만남은 재계에 대규모 투자와 고용을 당부하는 신호로 읽힌다.

또한 정부로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을 문제 삼는 해외 사모펀드의 투자자-국가 소송(ISD) 제기가 잇따르면서 계속해서 삼성이 눈에 안 보이는 듯한 자세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소송 과정에서 삼성과의 협력이 중요해진 만큼 관계회복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이 부회장도 보다 적극적인 경영행보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정부도 이 부회장을 삼성그룹 총수로 인정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도 삼성그룹 동일인으로 이 부회장을 인정한 바 있다. 공정위가 지정하는 동일인은 그룹의 총수를 의미한다.

다만 청와대와 삼성 측 모두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청와대는 경제 관련 노선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매각을 압박하는 등 삼성을 정조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회장으로서는 그동안 공식적인 경영복귀의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던 상황에서 이번 문 대통령과의 만남이 최적의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삼성 총수로서의 역할도 확대할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계열사에 치중해왔지만 앞으로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를 비롯해 전계열사로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지분 처분 등 해결해야 과제도 쌓여있다.

삼성이 그동안 미뤄왔던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부가 삼성에 손을 내민 것도 이와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앞서 김동연 부총리와의 만남 이후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놓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당면한 경영현안 처리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지난 6일 발표한 2분기 잠정실적은 7분기만에 상승곡선이 꺾였다. 실적 숨고르기에 들어간 삼성전자로서는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이 절실하다. 이에 따라 그동안 미뤄왔던 대규모 인수합병(M&A)과 사업재편 등 과감한 경영행위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의 노이다 공장 준공식 방문은 이 부회장과 모디 총리의 각별한 인연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문제가 있는 기업과의 만남은 꺼려왔지만 모디 총리가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 함께 참석할 것을 제안하면서 승낙했다는 후문이다. 이를 통해 이 부회장과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노이다 공장 증설을 결정할 당시 모디 총리를 예방하고 삼성과 인도의 협력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후 모디 총리와 이 부회장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인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 점도 두 사람의 관계에 영향을 미쳤다.

강길홍 기자 sl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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