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복남 고문, 그룹 탄생 주된 역할이미경 부회장, 문화 예술 사업 주도이경후 상무, 콘텐츠 사업 강화 이끌 듯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 이경후 상무는 그룹 핵심계열사인 CJ ENM의 브랜드 전략담당을 맡게 되면서 임원으로서 경영전선에 뛰어들었다. CJ ENM은 이재현 회장의 콘텐츠 사업강화라는 비전아래 CJ오쇼핑과 CJ E&M이 합병한 회사로 지난 1일 출범했다.
이경후 상무는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석사를 마치고 2011년 CJ주식회사 사업팀 대리로 입사한 뒤 지난 2016년부터 CJ 미국지역본부에서 근무중이었다. 이 상무는 발령되기 1주일 전에 한국으로 귀국해 현재 CJ ENM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무는 지난해 케이콘 등 미국에서 달성한 해외사업의 성과를 인정받아 상무로 승진한 만큼 업무능력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상무가 CJ그룹 핵심 계열사로 평가받는 CJ ENM에 자리잡으면서 조모인 손복남 고문과 고모 이미경 부회장의 뒤를 이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손 고문은 1933년생으로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이자 이재현 회장의 모친이다. 제일제당이 삼성으로부터 분리되고나서부터 최근까지 CJ그룹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 거물급 인사다. 재계에서 실질적으로 CJ그룹을 이끌어온 게 고 이맹희 명예회장이 아닌 손 고문이라는 평가를 할 정도다.
손 고문은 자신이 소유한 지분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맞바꿔 CJ제일제당을 설립하는데 기반을 닦았다. 이후 이재현 회장에게 주식을 넘겨주면서 후계구도를 정립시켰다. 이 회장이 구속됐을 당시 자신의 동생인 손경식 회장에게 경영권을 맡겼으며 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에게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담당하게 할 정도로 경영에 깊숙히 관여했다. 손 고문은 현재 뇌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치료중이다.
이미경 부회장은 사실상 이경후 상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짚어준 케이스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3년 이재현 회장이 구속되고 손경식 회장과 함께 CJ그룹의 경영 공백을 메웠다. 지난 5월에는 세계은행 산하 여성기업가기금의 지지 확보 활동을 펼 ‘여성기업가기금 리더십 그룹’ 16명 가운데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 부회장은 CJ E&M과 CJ CGV를 관리하면서 CJ를 문화기업으로 재탄생시켰다. 1995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창립한 영화사 드림웍스와 협상을 주도했고 이재현 회장과 3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및 아시아 배급권을 따냈다. CJ그룹은 이를 기반으로 영화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고 국내 최초의 멀티플렉스극장인 CJ CGV도 만들게 된다.
CJ E&M에서도 직접 영화사업을 챙기며 투자 결정을 주도하기도 했다. 현재 경영에서 물러나 미국에 거주중이지만 최근 CJ그룹이 할리우드 진출을 선포하면서 복귀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향후 ENM 브랜드 전략담당인 이경후 상무와의 시너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CJ그룹에서 대를 잇는 새로운 여풍이 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최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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