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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홍 기자
등록 :
2018-06-29 10:57

[LG, 구광모 총수 시대]부진사업 정리·미래먹거리 발굴…산적한 과제

㈜LG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맡을 듯
구본무 회장 이어 LG 4대 총수 등극
스마트폰·디스플레이 사업부진 해결 시급
전장·로봇 등 신성장동력 발굴 서둘러야

그래픽=박현정 기자

LG그룹의 ‘구광모 총수’ 시대가 열렸다.

29일 열린 ㈜LG 임시주주총회에서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구 상무는 주주총회에 이어 열리는 ㈜LG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선임과 함께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될 전망이다. 이 자리에서 구 상무의 직급도 결정된다.

구 상무는 LG그룹 컨트롤타워인 ㈜LG 대표이사를 맡게 됨에 따라 명실상부한 LG그룹 총수의 역할을 하게 된다. 직급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LG그룹의 총수 역할을 하게 된 것이라는 평가에 이견이 없다.

이로써 1978년생인 구 상무는 10대그룹 최연소 총수로 등극하는 동시에 LG그룹의 4세 경영 시대를 알리게 됐다.

구 상무는 고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갑작스럽게 총수의 자리에 오르게 됐지만 ‘구광모호(號)’ 출항은 안정적일 것으로 평가된다. LG그룹이 각 계열사별 전문 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큰 틀에서의 경영의사결정만 내리면 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LG그룹 주요 계열사의 부회장단이 구 상무를 보좌하게 될 전망이다. 구 상무는 구 회장과 오랫동안 함께 손발을 맞췄던 이들 부회장단과 함께 LG그룹을 이끌어 나간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결정과 과감한 사업정리, 미래 먹거리 발굴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은 오롯이 총수인 구 상무의 몫이다. 특히 구 상무는 경영능력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뚜렷한 성과를 내놔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몇년간 지속된 스마트폰 적자에 대해서도 구 상무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LG전자에서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12분기째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에 LG전자는 올해 초 스마트폰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면서 혁신 추구보다는 기본으로 돌아가 스마트폰의 본질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내놨다. 이를 통해 예년보다 두달가량 늦게 플래그십 모델인 ‘G7 씽큐’를 선보였다.

그러나 LG전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G7 씽큐의 성과는 아직까지 미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시장의 판이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LG전자가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다만 LG전자 측은 스마트폰 사업과 가전·TV와의 연결고리가 적지 않은 만큼 철수는 없다고 못 박고 있다. 이에 구 상무가 스마트폰 사업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룹 총수로 취임하는 구 상무에게 당장 LG디스플레이의 위기 돌파도 쉽지 않은 과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6년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하며 위기에 빠졌다. 올 2분기에는 적자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LG디스플레이의 위기는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값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비롯됐다. LCD는 LG디스플레이의 캐쉬카우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LG디스플레이의 미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달려 있지만 아직까지는 매출 비중이 크지 않고 초기 투자에 대한 감가상각으로 인해 본격적으로 수익으로 인식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기존 주력 사업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룹의 미래먹거리를 발굴하는 것은 구 상무의 최대 과제로 꼽힌다. 특히 LG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 전장 부품 사업과 로봇, 인공지능(AI)와 관련한 M&A 추진 등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LG그룹은 지난 4월 자동차 헤드램프 업체인 ZKW를 약 1조4400억원에 인수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M&A를 성사시킨 바 있다. 또한 지난 1년간 로봇 사업 관련 업체들을 꾸준히 인수했다.

그러나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LG의 M&A 규모는 여전히 낮다는 평가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전장 업체 하만 인수에 9조원가량을 투입한 바 있다. 따라서 구 상무가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보다 과감한 M&A에 나설지 주목된다.

한편 구 상무가 고 구본무 회장의 지분 상속에 따른 상속세 재원 마련도 숙제가 될 전망이다. 구 회장 별세 이후 ㈜LG의 주가는 꾸준히 약세를 보이면서 구 상무가 내야 할 상속세도 다소 줄어들게 됐다. 당초 구 회장의 지분을 모두 상속한다고 가정했을 때 약 1조원 정도의 상속세가 예상됐지만 주가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1000억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강길홍 기자 sl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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