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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린 기자
등록 :
2018-06-22 15:14

국토부, 진에어 면허 처분 ‘골머리’ …두 달째 “검토 중”

국토부, 항공면허취소 법리검토 의뢰만 두달째
대량 실직 사태 vs ‘칼피아’ 논란…눈치보기 의혹
김정렬 2차관 “면허취소 여부 이달 내 결정”

그래픽=박현정 기자

국토교통부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외국인 신분이면서 등기이사로 재직해 불거진 ‘진에어 항공면허’ 문제에 대한 처리 방안을 놓고 두 달을 넘기도록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는 여전히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아 여러 추측만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어떤 결과가 나오든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22일 “진에어 면허취소 적용 1~2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21일 한 매체는 “진에어가 직원 고용, 소액주주 주식가치 손실 문제 등을 감안해 면허취소 결정을 1~2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보도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6일 “면허 취소 대신 수백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별도의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진에어 면허 문제가 불거진 것은 지난 4월 중순이다. 지난 4월 16일 조씨의 물컵 갑질이 언론보도를 통해 세간에 알려지자마자 조씨 일가에 대한 제보가 쏟아졌고, 그중 하나가 미국 국적자인 조씨가 2010∼2016년 6년간 불법으로 진에어 등기이사를 지냈다는 내용이었다. 항공사업법 제9조와 항공안전법 제10조 등은 국내·국제항공운송사업자의 등기임원에서 외국인을 배제하고 있다. 당시 이 법 조항을 두고 조 전 전무의 등기이사 건이 항공 면허 결격 사유가 되는지에 대한 해석이 다양해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국토부 담당자들은 당시 업무를 하면서 진에어 법인등기를 확인하며 항공사업법상 면허 결격사유를 확인해야 하는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국토부 공무원들이 이런 법 조항 자체를 잘 몰랐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한 것이다. 항공사업법 시행규칙에 따라 담당 공무원이 서류 검토를 할 때 진에어 법인등기를 조회하며 이사의 결격 사유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다.

이같은 논란이 일자 국토부는 진에어의 항공면허 취소 여부와 관련한 법리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국토부는 “법무법인 3곳에 진에어의 항공면허 취소와 관련한 법리검토를 의뢰했다”며 “이를 근거로 진에어의 항공면허 취소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리검토 결과가 면허 취소 쪽으로 나오면 국토부는 진에어에 대한 청문 등의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국토부는 이들 로펌으로부터 결과물을 전달받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렬 국토부 2차관은 21일 KBS 1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대한항공 계열사 진에어에 대한 처리 수위를 이번 달(6월) 안에 정리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차관은 진에어의 위법 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내부적인 법리 검토와 외부 전문 법률회사의 법리 자문을 받았으며, 검토 결과가 획일적이지 않아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진에어에 대한 운항 정지 조처가 내려질지, 과징금 처분이 내려질지 다양한 전망들이 나오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처분 수위는 결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항공 업계와 정부 안팎에서는 국토부가 면허취소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진에어의 면허가 취소되면 1900명에 달하는 진에어 직원들이 직장을 잃게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등 다른 부처에서도 진에어의 면허취소는 신중해야 하며, 면허를 취소한다고 해도 충격파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진가의 황당한 갑질 사례가 끊이지 않고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국민의 공분은 더욱 높아만 지고 있다. 이들은 폭언과 폭행에 이어 밀수와 탈세, 횡령 등 다른 범죄도 드러나면서 전방위적인 수사와 조사를 받고 있다. 미국 국적인 조씨를 6년이나 진에어 등기이사로 앉힌 것이 현행 법률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면 대충 넘길 문제는 아니다. 진에어에 대해 과징금 처분을 한다고 해도 항공사에 대한 최대 과징금은 50억원으로, 현 상황에 비해서는 최대 과징금이 부과된다고 해도 결코 충분치 못하다는 여론이 제기될 수 있다.

관리감독이 허술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만큼 원칙대로 처리할 거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면허 취소가 미칠 파장이 클 수 있고,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 국토부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이 한진그룹 총수일가에 대해 감시의 눈을 거두지 않고 있어 국토부로서도 면허취소에 상응하는 처벌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도 클 것이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국토부가 ‘눈치보기’로 일관하며 결정을 보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각에서는 제기된다.

다만 이미 2개월 가까이 끌어온 터라 국토부가 다음주 정도에는 결론을 내리고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무엇보다 우선은 국토부가 진에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방침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관이 내부 방침을 정하면 그 방향대로 추진하는 것에 대해 어떤 법률적 문제가 있을지 찾아보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원래 법률 자문의 주요 목적”이라고 충고했다.

한편 국토부가 진에어에 대한 처분과 함께 면허 발급에 개입된 국토부 직원들에 대한 어떤 처벌을 내릴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국토부는 현재 진에어 경영 상황에 대한 관리감독에 소홀했던 국토부 관계자들에 대해 별도의 감사를 진행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구체적인 제재 방안을 빠른 시일내로 결정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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