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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홍 기자
등록 :
2018-05-23 15:20

SWOT로 본 LG그룹 구광모…경영권 승계 과정 험난

S = 가문에서 일찌감치 후계자 낙점
W = 뚜렷한 경영성과 보여주지 못해
O = 사내이사 선임 경영참여 본격화
T= 1조원 달하는 상속세 재원 고민

그래픽=박현정 기자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LG그룹 차기 총수로 등극할 전망이지만 그 과정에는 험난한 과제들이 남아 있다. SWOT 분석을 통해 구 상무의 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 구 상무 앞에 놓여진 기회(Opportunity)와 위협(Threat) 등을 살펴봤다.

◇강점(Strength) = 구 상무의 가장 큰 장점은 LG그룹 후계자로 이미 낙점됐다는 점이다. 고 구본무 회장은 친아들이 교통사고로 일찍 세상을 떠나자 대를 잇게 하기 위해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구 상무를 양자로 들였다. 장자승계 원칙을 철저하게 따지는 LG가의 가풍 탓이다.

LG그룹 후계 구도에서 구 상무의 경쟁 상대는 사실상 없다. 구 회장의 양자가 됐을 때 이미 가족 구성원으로부터 후계자로 인정받은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구 상무가 총수로 올라설 수 있는 LG그룹 지주회사인 ㈜LG의 지분을 착실히 끌어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이같은 배경이 있어서다.

구 상무의 ㈜LG 지분율은 후계자로 낙점받은 2004년 이후부터 급격히 상승했다. 2003년 말 0.27%였던 구 상무의 지분율은 2004년 말 2.8%로 늘어났고 현재 6.24%의 지분율을 갖게 됐다. 구 회장(11.28%)과 구본준 부회장(7.72%)에 이은 3대주주다. 향후 구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으며 무난하게 최대주주 자리에 오를 전망이다.

◇약점(Weakness) = 구 상무는 일찌감치 후계자로 낙점 받은 반면 특별하게 내세울 수 있는 경영 성과가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1978년생으로 아직 나이가 비교적 어리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구 상무는 2006년 LG전자 대리로 입사해 2015년 ㈜LG 상무로 승진하며 임원이 됐다. 아직까지 계열사를 맡거나 특정 사업을 이끌어본 경험이 없다는 의미다.

지난해 말 LG전자가 B2B사업본부를 신설하고 ID사업부장에 구 상무를 임명했지만 아직 반년도 지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성과를 낼 만한 시간이 부족했다.

LG그룹은 구 상무가 ID사업부장을 이끌면서 사업가로서의 자질을 입증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갑작스럽게 더욱 중요한 중책을 맡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당분간 구 상무에게는 ‘경영성과 입증부족’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닐 전망이다.

◇기회(Opportunity) = 구 상무의 경영성과 부족은 아직까지 비교적 어린 나이로 그동안 승진을 늦추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당연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히려 이제부터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LG는 이사회를 열고 구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 상황이다. 구 상무는 내달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이 최종 결정되면 부사장급 이상으로 승진해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설 전망이다.

또한 구 상무는 구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게 되면 ㈜LG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만큼 실질적인 경영권을 쥐게 된다.

구 상무는 ㈜LG 최대주주로서 하현회(LG), 조성진(LG전자), 박진수(LG화학), 한상범(LG디스플레이), 권영수(LG유플러스), 차석용(LG생활건강) 등 6인의 부회장단의 보좌를 받으며 그룹을 이끌게 될 전망이다.

LG그룹 부회장단은 철저한 성과를 통해 이미 경영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 상무 주변에 유능한 최고경영자(CEO)들이 포진하고 있는 만큼 흔들림 없이 LG그룹을 이끌어 가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위협(Threat) = 구 상무가 구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게 되면서 내야할 막대한 상속세는 고민거리다. 주식에 대한 상속세는 고인이 사망한 시점을 기준으로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 치 주가의 평균 금액을 기준으로 삼는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일 때는 할증이 붙는다.

이에 따라 구 상무가 주식을 상속 받는 시점에서 ㈜LG의 4개월 치 평균주가가 1주당 8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상속규모는 약 1조8700억이 된다. 과세율 50%를 적용하면 구 상무가 납부해야 할 상속세는 9000억원이 넘는다.

구 상무로서는 막대한 상속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지가 최대 위협이 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마련하거나 연부연납 등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연부연납은 한꺼번에 큰 상속세를 납부하는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몇 년에 걸쳐 나눠서 납부하는 제도다.

구 상무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활용해 상속세를 마련하는 방법도 있다. 구 상무가 보유하고 있는 ㈜LG 지분가치는 약 8600억원이다. 또한 구 상무는 LG그룹 비상장 계열사 판토스의 지분(7.5%)도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 가치는 약 1500억원 정도로 평가된다.

하지만 ㈜LG 지분은 경영권과 직결되기 때문에 쉽게 매각하기 어렵다. 또한 매각하게 되면 양도소득세를 또 납부해야 한다. 판토스 지분은 일감몰아주기 논란으로 쉽게 매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구 상무는 연부연납을 활용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관측이다.

강길홍 기자 sl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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