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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윤 기자
등록 :
2018-05-18 15:32

‘바이오젠, 콜옵션’ 금감원 스모킹 건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스모킹 건으로

“내달 29일까지 행사” …사실상 '공동경영' 선언
바이오에피스 지분 최대 ‘50%-1주’까지 확보 가능
“공동경영 의사 없었다” 금감원 주장 뒤집는 결과
대심제로 열리는 2차 감리위서 치열한 공방 예고

증권선물위원회 산하 자문기구인 감리위원회는 17일 오후 2시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16층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회의를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관련 징계안 대한 심의를 시작했다. 감리위원들이 회의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의 핵심 쟁점으로 지목된 바이오젠의 주식 매수청구권(콜옵션) 행사 의사가 확인됐다.

이로써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의지를 근거로 그간 “분식회계가 아니다”라는 삼성바이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됐다. 반면 2015년 당시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의 바이오에피스에 대한 공동경영 제안을 거절했다는 주장을 펼치며 회계위반 주장을 강하게 밀어붙였던 금감원은 입장이 난감해졌다.

금감원이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강력한 ‘스모킹 건(결정적 단서)’이 될 것으로 여겼던 ‘바이오젠 콜옵션’이 오히려 삼성바이오에 반격의 기회를 제공하는 ‘스모킹 건’으로 바뀐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젠은 지난 17일 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는 서신을 보냈다.

바이오젠은 서신에서 “콜옵션 행사 기한인 다음 달 29일까지 콜옵션을 행사할 예정이므로 대상 주식 매매거래를 위한 준비에 착수하자”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한 바이오젠은 다국적제약사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50%-1주’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 권리를 갖고 있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96.4%, 바이오젠이 5.4% 보유하고 있다.

이번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기준 위반 공방에 국면 전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가 실제 일어나지 않은 상태인데도 고의적으로 분식 회계를 했다며 지난 1일 감리결과 조치서를 통보하고 중징계를 예고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위반’ 논란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어떤 방식으로 회계처리를 했느냐에서 비롯됐다. 금감원은 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사로 변경한 것 자체가 일관성없는 회계처리라고 규정하고 기준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 콜옵션에 대비해 관계사로 바꾼 것이고, 이는 당시 회계법인들로부터 적정하다는 의견을 받았다면 되받아지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17일 열린 1차 감리위원회 심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부정을 주장하는 ‘스모킹 건’을 공개했다. 우선 금감원은 바이오젠이 2015년 말 에피스에 대한 공동 경영권 조기 행사 요청이 무산된 사실을 지적했다.

삼성 측은 당시 바이오젠에 공동 경영권을 행사해 제품 개발 자금을 보태 달라고 요구했지만 바이오젠은 요구에 응하지 않고 무리하게 개발 약품에 대한 판매권한(판권)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삼성이 이 요구를 거부하면서 바이오젠의 공동 경영권 조기 행사가 무산됐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금감원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의 공동 경영권 행사 가능성을 높게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날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와 관련된 공시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적 분식회계가 아니라는 주장의 근거가 될 것으로 봐, 현재는 삼성바이오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금감원과 참여연대는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의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장에 불과하다는 입장이었다는 점에서다.

앞서 바이오젠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른 시일 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발표했으나 구체적인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보낸 서신을 통해 콜옵션을 내달 29일까지 행사하겠다고 못 박으면서 남아있던 마지막 우려마저 사라지게 됐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기준 위반 관련 제2차 감리위원회는 오는 25일 진행된다. 검사 부서인 금융감독원과 제재 대상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가 동시에 출석해 재판처럼 진행되는 대심제 형태로 열린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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