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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윤 기자
등록 :
2018-05-15 06:00

수정 :
2018-05-15 07:31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논란]전문가들 사이서도 엇갈리는 분식 논쟁

회계사 인터넷 카페 등 장외서도 ‘삼바’ 논쟁으로 난리
자회사→관계사 타당성·기업가치 평가 적정 등이 논란
“당초 부실한 조사로 벌어진 일”…금감원에 책임묻기도

삼성바이오로직스-금감원의 조사·감리결과 조치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적 분식회계 혐의’를 놓고 금융감독원과의 치열한 공방이 전개되는 와중에 국내 공인회계사 전용 인터넷카페 등 장외에서도 뜨거운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일단 쟁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당시 앞으로 지배력이 떨어질 것으로 파악해 미국 바이오젠사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을 이유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한 것이다.

15일 금투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가 있다고 발표한 뒤 이에 대해 회계 전문가로서 의견을 밝히는 글들이 익명으로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전문가들 사이서도 엇갈린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일단 회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큰 논쟁으로 오가는 점은 가장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에서 관계사로, 회계처리 방식을 바꾼 게 과연 타당했느냐다.

삼성바이오 측은 2015년 10월 당시 에피스가 복제약 판매 허가권을 따내면서 미래 수익이 커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고 강조했는데 이 때문에 바이오젠이 바이오에피스 지분을 49%까지 늘릴 수 있는 콜옵션을 행사할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또 2015년에 이미 삼성바이오에피스 주가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가격보다 훨씬 높았던 만큼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 합리적이었다는 주장을 펼친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제1110호에 따르면 회사는 '콜옵션을 행사하는 것이 유리한 상태에 있는 등 의결권이 행사될 가능성을 고려'해 지배력을 따져야 한다. 지분이 과반수보다 적어도 지배력을 들고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또 K-IFRS 제1027호에 따르면 '콜옵션을 행사하는 것이 불리한 상태여도 잠재적 지배력이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

즉 당시 삼성바이오는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에 중대한 변수가 생긴다고 판단돼 자회사 가치를 다시 평가해 회계 장부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한 국제회계기준을 따랐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국제회계기준의 '모호함'(‘고려’를 바탕으로 회계처리)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주장을 펼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또다른 전문가들 사이에선 국제회계기준(1110호 B124)에서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판단할 때 시장 상황 변화 만으로는 회계 기준(연결→지분법)에 변화를 줘선 안 된다고 명시된 점을 들어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 방식이 잘못됐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의문이 나온다. 한 회계사는 자신의 블로거에 "이미 바이오젠이 갖지 않아도 전부다 바이오젠이 하고 있다. 또 지분을 반반씩하는게 공격적인 경영을 하기 위한 것은 아니고, 이익의 절반을 가져가겠다는 의미지 그 이상은 아니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또 삼성바이오가 상장했던 2016년 당시 기업가치 평가가 적정했는지도 또다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당시 에피스는 비상장사여서 기업 가치를 매기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러나 안진ㆍ한영 회계법인은 현금흐름할인법(DCF)을 적용해 3000억원도 안 됐던 에피스 가치를 5조원 가까이로 조정했다. 이는 미래의 예상되는 이익을 적절한 할인율을 반영해 현재의 가치로 전환시키는 방식이다.

이를 두고 참여연대 소속의 한 회계가는“회사 가치가 갑자기 16배로 뛴다는 건 회계업계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를 회계위반으로 몰아가려는 의도가 아니냐며 "삼성바이오가 오히려 이번 사태의 피해자"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금감원이 삼성바이오의 회계를 문제 삼은 대목은 '일관되지 않은 회계처리'에 방점을 뒀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주사인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았는데 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사로 변경한 것 자체가 일관성이 없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금감원의 '조치사전통지서'에 따르면 에피스의 시장가치를 9100억원가량 부풀린 것을 지적하고 있다. 시장가치를 문제삼는다는 것은 에피스를 관계사로 변경한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문제는 금감원의 입장이 1년 사이에 바뀌었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1월 같은 사안을 놓고 전문가회의를 열고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감원은 약 1년4개월 뒤 같은 사안을 놓고 정반대 결론을 내렸다. 이를 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금융개혁 성과를 놓고 금융 당국 간 알력싸움이 작용한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문 정부가 금융개혁을 명분으로 ‘삼성 옥죄기’에 나선 가운데 금감원이 금융위와 사전 협의 없이 절차까지 무시한 채 삼성바이오 건을 서둘러 공개한 것은 재벌 개혁에 발 벗고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컸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한편,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된 최종 판단은 일러도 늦어도 6월 하순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투자자의 피해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과 삼성바이오 간의 날카로운 신경전으로 최종 결정이 지연될 것이란 말까지 나온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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