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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 회장 “GM, 64억달러 쏟아붓고 ‘먹튀’하겠나”

이동걸 산은 회장 “GM, 64억달러 쏟아붓고 ‘먹튀’하겠나”

등록 2018.05.11 16:04

차재서

  기자

“10년간 3조 설비투자 계획이 최대 성과” “계약 어기면 소송 걸 수 있는 근거될 것”“분기별로 임시주총 열어 경영 견제 강화” “이후에도 한국에 남을 만한 기반 다져야”

성장지원펀드 출범식.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성장지원펀드 출범식.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국민과 국가를 위해 모두 만족할 조건을 가져왔다면 좋았겠지만 종합적으로 볼 때 우리도 GM(제너럴 모터스)도 만족할 ‘윈윈 협상’이었다고 생각한다. 자화자찬으로 들릴지는 모르겠으나 10년간 3조원에 달하는 설비투자 계획을 받아낸 게 최대 성과가 아니었나 싶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말이다. 그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GM 경영정상화 협상 과정의 뒷얘기를 공개했다. 원하는 조건을 끌어내고자 고민이 많았다는 그는 후반부에 접어들어 GM 측이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협상에 탄력을 받았다고 귀띔했다. GM의 철수 우려에 대해서는 64억달러를 투자키로 한 만큼 쉽게 철수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10년 뒤에도 한국시장에 남을 만한 기반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정부와 GM이 합의한 내용은 총 71억5000만달러(7조7000억원)를 투입해 한국GM의 경영정상화를 돕는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GM이 총 64억달러를, 2대 주주 산은이 7억5000만달러를 책임지는 방식이다. 그 일환으로 GM은 향후 10년간 한국GM에 시설투자 20억달러, 구조조정비용 8억달러, 운영자금 8억달러 등 36억달러를 지원하며 기존 대출자금(올드머니) 28억달러는 연내 출자전환키로 했다.

이와 관련 이동걸 회장은 “산업은행의 비토권과 GM의 지분 유지, 3조원의 신규 설비투자 등 3개가 GM의 장기경영을 담보하는 조건”이라고 설명하며 “이 중 신규 설비투자가 가장 강력한 조항”이라고 말했다. 공장 설비투자가 2027년까지 계속되는데 이는 그 이후에도 한국에 남아있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어 “GM 측이 계약을 어길 수 있겠지만 그렇다면 산은이 소송을 걸 수 있는 근거가 된다”면서 “일단 GM이 초반에는 철수를 각오한 것 같았는데 후반에 들어서면서 10년 이후에도 한국에 남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먹튀’ 또는 ‘혈세 퍼주기’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10년 뒤 자동차 산업 등의 리스크가 굉장히 크다는 것뿐 ‘퍼주기’에 전전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산은이 7억5000만달러를 모두 잃는다고 하면 GM도 36억달러의 손실을 입게되는 데 이를 ‘먹튀’라고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대출금 28억달러에는 임금채권과 소송채권, 상거래채권 등이 모두 포함되기 때문에 철수한다고 해도 모두 회수하지 못할 것”이라며 “GM도 리스크를 감내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10년 뒤를 우려하는 분들이 있는데 누구도 보장할 수 없다”면서 “이 기간에 노사 협력문화, R&D 베이스 등 기반을 닦아 GM이 한국시장에 계속 남고 싶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GM의 20대1 차등감자를 철회한 배경에 대해서는 “사실 대출금의 95%를 탕감하라는 얘기인데 3조원에 가까운 돈을 탕감하라는 것은 GM 입장에서도 배임”이라며 “회계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굉장히 힘든 조건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향후 산은은 이번 협상을 통해 확보한 견제장치를 바탕으로 한국GM의 경영정상화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분기별로 임시주총을 열기로 했고 이는 1대 주주와 2대 주주의 미팅으로 정식 보고를 받는 것”이라며 “여기에 필요할 경우엔 주주감사권을 허용하기로 했으며 영업비밀을 제외한 모든 자료를 내놓겠다는 약속도 받았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국GM의 부실화 원인이 “판매량과 가동률 감소에 따라 고정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며 “원가율은 가동률과 관계가 깊어 2020년에는 경쟁사 수준으로 내려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끝으로 “이번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조가 고통을 분담한 만큼 2022년에는 흑자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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