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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영 기자
등록 :
2018-05-08 14:13

수정 :
2018-05-08 18:12

윤석헌, 취임 첫날 삼성증권 정조준…바이오‧생명도 ‘가시밭길’

尹 원장 취임 당일 검사 결과 발표
‘삼바’ 분식회계 논란은 23일께 결론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진보·개혁 성향의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첫날인 8일 일명 ‘유령주식’ 배당사고를 낸 삼성증권을 정조준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해 과징금 부과를 건의했던 윤 원장이 금감원 수장 자리에 오르면서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전자 주식 처분 압박을 받고 있는 삼성생명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금감원은 이날 오후 2시 삼성증권 배당사고 관련 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금융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전자금융거래법’ 등에 따라 관련 임직원을 엄정 제재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 심의 후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금융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이번 사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제재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착오 입고 주식임을 알면서도 매도 주문한 직원 21명은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이번 주 중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삼성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온 윤 원장이 취임한 날이다.

결과 발표가 지연된 것은 검사 기간 연장에 따른 것이지만, 윤 원장의 향후 감독 방향을 짐작케 하는 예고편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금감원은 지난달 11일부터 19일까지 7영업일이었던 검사 기간을 두 차례에 걸쳐 이달 3일까지 16영업일로 연장한 바 있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달 6일 우리사주 조합원 2018명에게 주당 1000원을 현금 배당해야 할 것을 주식 1000주로 잘 못 배당했다. 이로 인해 존재하지 않는 주식 28억1000만주가 입고됐고 주식을 배당받은 직원 16명이 501만주를 매도해 일반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삼성증권이 윤 원장 취임 첫 날 타깃이 되면서 각종 논란에 휩싸인 다른 삼성 계열사들에 대한 압박 수위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원장은 지난해 8월부터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을 맡으면서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를 권고한 바 있다.

윤 원장은 금감원장으로 임명된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금융당국이 최근 삼성 관련 현안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과 관련해 “금융과 관련된 부분이라면 당연히 보는 것이 맞다”며 “그 부분에 대해 공부하고 잘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타깃은 분식회계 여부를 놓고 금감원과 정면으로 충돌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삼성바이오로직스다.

금융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금감원의 특별감리 결과와 관련해 오는 17일 감리위원회를 열고 이르면 23일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5년 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면서 관련 회계기준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를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으로 변경해 흑자로 전환했는데 이 같은 과정이 고의적인 분식회계라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2월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참여연대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 관련 회계처리에 대해 분식 의혹을 제기하고 특별감리를 요청함에 따라 같은 해 4월 감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감리 결과 회계처리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이달 1일 조치 사전 통지서를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에 통지했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분식회계가 아니라며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 지배구조의 중심축으로 금융계열사의 맏형 격인 삼성생명에 대한 삼성전자 주식 처분 압박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을 시장가치 기준 보유자산의 3%까지만 보유토록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8.23%로 시가 약 26조원 규모다. 지분을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할 경우 20조원 이상의 주식을 매각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함께 오는 7월부터 시범 적용되는 금융그룹 통합감독제도도 삼성생명을 겨냥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 복합금융그룹의 대표회사다.

삼성은 지난달 25일 금감원이 통합감독 관련 업계 간담회를 통해 소개한 금융그룹 리스크 주요 사례 9개 중 금융계열사를 동원한 계열사 지원, 내부거래 의존도 과다 등 3개 항목에 해당했다.

삼성생명은 계열사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부실 전이와 건전성 악화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삼성생명은 자금 조달에서 나선 삼성중공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달 13일 391억원을 출자했다.

양대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주식을 보유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게 된 점도 부담이다.

금융위는 금융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을 현행 최다출자자 1인에서 최대주주 전체와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요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지난달 15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와 증권사 등 계열 금융사의 최대주주는 아니지만 특수관계인 신분으로 주식을 보유한 대기업 오너들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 12만주(0.06%), 삼성화재 4만4000주(0.09%)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고, 삼성화재의 최대주주는 삼성생명이다.

윤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금융시장과 금융산업에서 견제와 균형을 통해 국가가 필요로 하는 위험 관리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서 그리고 소신을 갖고 시의 적절하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영 기자 j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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