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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오른 이재용-신동빈…불법행위시 최종 책임

공시대상기업 넷마블.메리츠금융.유진 등 3곳 추가
삼성·롯데, 실질적인 지배력 인정…법적지위 변경
동일인, 사후적 제제 가능…검찰 고발될 수도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총수(동일인) 반열에 올랐다.앞으로 이 부회장과 신 회장은 동일인 변경으로 책임 부담이 커지게 된다. 이 부회장과 신 회장은 기업집단 공시 등 기업규제 이행과 사회적 감시에 대한 최종 책임자의 역할을 지게 된다.

공정위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 10조이상) 및 공시대상기업집단(5조 이상) 지정결과를 1일 발표했다.공시대상 기업집단에 메리츠금융과 넷마블, 유진 등 3곳이 추가돼 지난해 57곳에서 60곳으로 늘었다. 60곳 중 총수가 있는 집단은 52곳, 없는 집단은 8곳이었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지난해 31곳에서 교보생명과 코오롱이 추가되고 대우건설이 빠져 32곳이 됐다.

공시대상 기업집단이 되면 대규모 내부거래 등을 공시해야 하는 의무가 생긴다.5조이상 기업은 모두 총수일가 사익편취(일감몰아주기)를 하면 공정위 제재를 받게 된다.대기업집단에 포함된 계열사는 계열사 간 상호 출자와 신규 순환 출자 및 채무 보증 금지와 소속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행사 제한 규제를 적용 받는다.

이번 지정에서 삼성은 이건희 회장 대신 이재용 부회장이 동일인이 됐고, 롯데는 신격호 총괄회장 대신 신동빈 회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됐다.이건희 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이 독립적으로 사리를 분별하거나 경영활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동일인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판단을 내려서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은 네이버로 동일인 변경을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올해 자산5조원을 넘어 준(準)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는 넷마블의 경우 방준혁 이사회 의장이 총수가 됐다.

동일인은 특정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 또는 법인을 의미한다.사실상 지배여부는 동일인의 지분율 또는 경영활동 및 임원선임 등에 있어 영향력 등을 고려해 공정위가 판단한다. 그러나 기준이 불분명하고 요건이 추상적이라 공정위의 판단이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삼성과 롯데그룹의) 기존 동일인이 지분 요건과 지배력 요건을 충분히 행사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지난 1년간 그룹 전체적으로 중대한 상황 변경이 발생해 동일인 변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중대하고 명백하게 사정변경이 있을 경우 동일인을 변경할 수 있도록 기준을 새로 세웠다. 기존 동일인이 회사의 의사결정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여부, 기존 동일인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을 경우 임원변동 등 회사 지배구조 변화여부, 기존 동일인 외에 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인물 존재여부 등을 감안해 동일인을 변경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이건희 회장은 동일인 지위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이건희 회장은 2014년 5월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및 심근경색 증상으로 쓰러진 뒤 지금껏 병상에 누워있어 현재까지 삼성그룹 일체의 경영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기업집단 내 대표이사와 주치의를 통해 (이 회장이) 사실상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황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이 회장의 와병 이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소유지배구조상 중대한 변화에 이 부회장이 관여한 것도 동일인 변경 이유가 됐다. 김 위원장은 "미래전략실 해체는 삼성그룹 조직 운영에서는 매우 중요한 전략적 판단"이라며 "(이건희 회장) 와병 이후에 이 부회장에 의해 결정되고 실행됐다는 점이 (동일인 지정에)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에 대해 공정위는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사라지지 않았지만 지분과 지배력 요건 측면에서 신동빈 회장이 지정되는 편이 명확하다고 판단했다. 신 국장은 "신 회장은 롯데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롯데지주의 개인 최다출자자이면서 대표이사"라며 "또한 주력계열사인 호텔롯데의 대표이사로 회사를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일인 변경으로 이 부회장과 신 회장에 대한 책임 부담이 커지게 됐다.동일인은 기업집단의 다수 지분을 보유하면서 사업내용을 사실상 지배하는 사람으로 총수와 같은 의미다. 그룹의 조직변경이나 사업추진 등 전략적 의사결정을 주도적으로 하는 만큼 향후 불법행위가 발생할 경우 공정위가 총수의 의사결정 여부를 입증해 사후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다.

또 위장계열사를 보유하거나 계열사 현황 허위 자료를 제출할 경우 동일인이 검찰에 고발될 수 있다. 실제 부영의 경우 공시규정 위반과 주식소유현황 허위제출 등으로 동일인 이중근 회장이 검찰에 고발됐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가 동일인을 지정하는 의미는 대기업집단 시책을 적용하는 그룹 범위를 정하는 것도 있지만 동일인으로 하여금 조직이나 사업 추진과 관련해 전략적 의사결정을 하고 이에 따른 책임지도록 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다만 동일인이 바뀌어도 삼성·롯데그룹의 계열사 범위는 기존 동일인이 지위를 유지할 때와 같아서 실질적 변화는 없다. 동일인이 정해지면 공정위는 이를 기준으로 배우자와 6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 인척 등의 계열사 지분을 따져 대기업집단의 범위를 확정한다. 동일인이 자녀로 변경되면 기존 6촌 혈족과 4촌 인척은 각각 7촌과 5촌 인척으로 바뀌게 돼 이들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공정위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삼성과 롯데 모두 6촌 혈족과 4촌 인척이 지배주주인 계열사는 없었기 때문에 계열사 변동은 없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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