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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계열사 지분 팔아야 되는데···” 신동빈 없는 롯데의 고민

[금융그룹 지배구조 해부/롯데]“금융 계열사 지분 팔아야 되는데···” 신동빈 없는 롯데의 고민

등록 2018.04.19 11:25

수정 2018.05.17 11:19

정백현

  기자

롯데지주, 내년까지 금융사 지분 관계 끊어야외부 매각 의지 없지만 내부 해결 대안은 복잡롯데물산과 케미칼-금융사 지분 교환案 유력시간 촉박에 ‘결정권자’ 신동빈 부재로 발 동동

편집자주
오는 7월부터 그룹의 금융자산 총 보유량이 5조원이 넘는 복합금융그룹에 대해 금융당국이 통합감독을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감독 대상이 된 7대 복합금융그룹 중 일부 기업들의 고민이 크다. 특히 상호·순환출자 구조를 지닌 기업일수록 더욱 그렇다. 금융당국은 올 7월부터 삼성, 한화, 롯데, 교보생명, DB, 미래에셋, 현대차그룹 등 7대 복합금융그룹을 대상으로 통합감독 체계를 도입·시행한다. 이 방안은 지난 1월 말 확정돼 지난 3일 모범 규준 초안이 공개됐다. 사실상 체계 도입의 시작인 셈이다.

<뉴스웨이>는 금융당국으로부터 특별한 감독을 받게 될 7대 복합금융그룹의 지배구조를 집중 해부해 각 기업이 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으려면 어떤 대안을 선택해야 할 것인지 분석·전망해본다.
재계 순위 5위 롯데그룹은 롯데카드를 비롯해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롯데오토리스 등의 금융회사를 영위하고 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통합감독을 받게 되는 7대 그룹 중에서는 금융 계열사 보유 숫자와 자산 규모가 가장 적다.

롯데 금융 계열사 중에서는 롯데손해보험의 자산이 12조8021억원으로 가장 많으며 11조6015억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롯데카드가 그룹 내 금융자산 규모 2위에 올라 있다. 다만 지배구조상으로 롯데카드가 상위에 있기에 롯데카드가 대표회사가 됐다.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금융회사 보유의 의미가 상당하다. 그룹의 주력 업종인 유통업 성장을 위해서는 카드 사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하는데다 보험 사업은 최근 3년 사이 순이익 규모가 7배 이상 성장하는 등 꽤 쏠쏠한 실적을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 계열사 지분 팔아야 되는데···” 신동빈 없는 롯데의 고민 기사의 사진

그러나 현재 롯데의 금융 계열사 지배구조는 사실상 시한부 체제에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정거래법에는 비금융 지주회사가 금융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할 수 없도록 하는 금산분리 규정이 명시돼 있다. 롯데의 현재 지배구조는 이 금산분리 규정에 저촉된다.

롯데의 지주회사인 롯데지주는 93.8%의 롯데카드 지분과 25.6%의 롯데캐피탈 지분을 직접 갖고 있다. 공정거래법에는 지주회사 출범 이후 2년 내에 지분 관계를 해소하도록 명시돼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롯데지주는 내년 10월까지 금융 계열사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중간금융지주회사를 세운다면 이 문제는 의외로 간단히 해소될 수 있다. 그러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이후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 문제는 보류됐다. 결국 롯데지주가 어떻게든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지분을 그룹 내 다른 계열사나 외부에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롯데가 활용할 수 있는 단기적 대안으로는 롯데지주가 보유한 금융 계열사 지분을 호텔롯데에 넘기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호텔롯데도 롯데지주 산하의 자회사로 편입시켜 롯데지주를 완전한 형태의 지주회사로 운영해야 한다. 이 경우 금융 계열사 지분의 행방은 또 다시 격랑에 빠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비은행 사업의 영향력을 키워보고자 하는 KB금융그룹이나 신한금융그룹 등 은행계 금융지주그룹에서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에 대한 인수를 저울질한다는 추측이 불거져 나왔다. 물론 롯데 측이 금융사를 외부에 팔 뜻이 없음을 밝히면서 추측은 수그러들었다.

이 상황에서 대두되고 있는 대안이 롯데물산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롯데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케미칼 지분을 롯데지주에 넘기고 롯데지주의 금융 계열사 지분을 롯데물산에 넘기는 지분 스왑이 현재 가장 유력한 대안이다.

롯데물산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상 일본롯데홀딩스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롯데지주와는 거리가 있다. 롯데물산이 최대주주로 있는 롯데케미칼은 지난해에만 2조929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명실상부 롯데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롯데지주 입장에서는 롯데케미칼 지분을 롯데물산으로부터 받아오는 방법에 매우 큰 매력을 느낄 만하다. 롯데케미칼을 품게 될 경우 화학 부문을 롯데지주 산하에 편입시킴으로써 안정적인 현금 창출원을 보유하게 된다.

현재 금융권 안팎에서 분석하고 있는 롯데지주 소유의 금융 계열사 지분 가치는 약 2조원대다. 16일 종가 기준으로 롯데물산이 보유한 롯데케미칼의 지분 가치는 4조3733억원(주당 40만8000원)이다.

롯데지주 입장에서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보유해야 할 상장 자회사 지분율 기준(최소 20%)만 맞추면 되는데 금융 계열사 지분가치 규모에 맞춘다면 롯데물산 보유 지분(1071만8818주) 중에 약 40%인 429만주 정도를 맞교환할 수 있다.

물론 이 시나리오가 생각대로 흘러갈 수 있는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롯데물산의 최대주주인 일본롯데홀딩스가 롯데케미칼 매각 문제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롯데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 있다. 또 그룹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한 최종 결재권을 쥐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부재도 롯데의 고민을 깊게 하는 원인 중 하나다.

다만 일본롯데홀딩스의 협조 문제는 의외로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 일본롯데홀딩스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꾸준히 신 회장의 우군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 상황에서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내려야 할 신동빈 회장의 복귀 시점에 따라 롯데 금융 계열사 지분 이동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 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중 K스포츠재단에 건넨 70억원의 후원금이 뇌물로 인정돼 뇌물공여 혐의로 지난 2월 1심 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따라서 법정 공방 끝에 신 회장의 복귀 시점이 빨라질 경우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변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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